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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구인난 완화 노력 눈물겹다

영등포구회, 반자율석션시스템 개발·치과 소독관리사 도입
직원 업무 과중 해소·치과 인력풀 구축 효과 장점 많아

 

치과계 구인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선 개원가에서는 새로운 직종인 ‘치과 소독관리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치과위생사의 업무 비중이 높은 석션에는 보조장비를 도입하고, 소독이나 치과 내부 관리에는 일반인을 고용해 충당하는 이른바 ‘분업화’를 통해 업무 과중은 줄이면서도 직업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영등포구회의 김석중 회장과 박경태 치무이사는 지난 10월 31일 최근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반자율석션시스템’을 개발한데 이어 ‘치과소독관리사 양성과정’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한 경과를 설명했다.

 

박경태 이사가 개발한 반자율석션시스템은 노동 강도가 높은 석션 업무에는 대체 장비를 도입하고, 세척·소독 업무에는 일반인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는 등 업무를 분업화하는 시스템이다.

 

 

# 석션 업무 부담에 재취업 꺼려

현재 석션은 치과계 전문영역인 만큼, 보조업무 비율이 높으면서도 일반인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다. 아울러 이 같은 업무 구조는 인력시장에서 높은 업종 장벽으로 작용돼 구인난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경태 이사는 “석션 업무에 부담을 느껴 치과에 재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 정도로 석션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직원이 많았다. 이로 인한 퇴사도 구인난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최근 시중에는 석션 보조장비가 여럿 나오고 있다.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적극 활용한다면 치과위생사들의 노동 강도도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일반인 치과 취업 기회 발판

이 같은 업무 분업화를 바탕으로 치과 인력풀을 늘리기 위해 추진된 ‘치과소독관리사 양성과정’은 현재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위탁 운영 중에 있다.

 

교육 과정은 치과병원의 이해부터 감염관리 개요 및 개인 방호, Dental unit 장비 사용과 관리법, 소독 및 멸균 과정을 배우고, 관내 치과병원과 연계를 통한 현장실습을 한다. 현재 교육을 받은 10명 중 6명은 치과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취업자와 원장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석중 회장도 석션과 소독에 대한 업무 분업화가 이뤄져야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션 보조장비와 치과소독관리사 도입으로 인한 구인난 해소는 물론, 노동 강도 감소와 더불어 직종별 업무 집중에 따른 만족도는 상승해 직원들의 근속년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석중 회장은 “석션에 관한 업무 문제를 해결하고, 소독과 관련해서는 소독관리사를 따로 두는 등 업무 역할을 나눠, 치과위생사나 간호조무사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직원 스스로도 ‘현타’가 오지 않는다”며 “일반인도 철저한 교육을 통해 치과에 들어오게 함으로써 치과 인력풀을 늘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이 모든 것들이 구인난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노동 감소 효과’ 긍정 목소리

치과위생사도 반자율석션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노동력 감소에 따른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 치과위생사는 반자율석션시스템 적용 후 노동 강도가 70~80% 감소했으며, 소독 관리자가 도입된 이후 절반 수준 일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환자 입장에선 어떨까. 실제로 본지 기자가 석션 보조장비를 활용한 스케일링을 받아봤지만 딱히 불편함은 없었다. 이에 박경태 이사는 석션 보조장비를 소화하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개원가가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경태 이사는 “시장의 원리로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치과 업무가 편해지면, 치과를 그만두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고, 취준생들도 자연스레 치과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치과의사가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장비나 시스템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석중 회장은 “노동에 대한 의식 수준이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노동 가능 생산인구는 줄고 있지만, 편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치과는 노동 강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리 인류도 그렇게 발전해 왔다. 그 해답으로 분업화를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