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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서 행복합니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타업계 사람의 치과업계 적응기, 그리고 창업에 이르기까지

릴레이 수필  제2613번째

지난 몇 수년간 일명 ‘타 업계’ 사람으로 치과 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치과 산업군의 폐쇄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군의 호환성이 가장 높은 곳은 소비재 영역이다. 치약 팔던 사람이 즉석 밥도 팔다가, 영화 산업에서 콘텐츠 홍보를 하기도 한다. 


보건의료 영역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항암제 팔다가, 심장 스텐트를 팔기도 하다가 KRPIA에서 일하기도 한다. 치과 산업은 한 번 치과 밥을 먹던 사람은 계속 이 산업군에 있을 확률이 높은 듯했다. 어떤 임원에 대해서 물으면, ‘아 그 사람? 알지. ○○에서 만나서 ×××으로’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일반적이다. 


치과의료기 영역에서 일하던 사람이 미용성형으로 가거나, 혹은 제약, 소비재로 영역 이동을 하는 경우를 보지 못 하였고, 타 산업군에서 치과의료기 산업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건, 비단 업계 인력 이동에만 멈추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인에 가보면, ‘건강 일반’ 영역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치과’다. 임플란트 및 미백 영역에 질문 수가 제일 많고, 기타 구강 관리까지 다양한 영역에 많은 질문들이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일반인’이라는 사실이다. 질문의 질적인 부분을 차치하고, 환자들은 엉뚱한 곳에서 질문하고 검증되지 않은 답을 얻어 간다. 


소위 IQ라는 말을 붙여서 Medical IQ라고 표현도 하고 치과산업은 영역을 좁혀 ‘Dental IQ’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국민의 Medical IQ를 높이는데 국가는 국책과제와 광고를 통해서 많은 돈을 쓰고, 제약회사들도 ‘Patient Communication’ 부서를 별도로 홍보팀 안에 둔다. 환자들이 본인의 병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의료진이 하는 지침에 잘 따를 수 있도록 주기적인 일반인 대상 교육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별도의 ‘환자용’ 홈페이지를 개발해서 다양한 정보와 행사를 제공한다. Dental IQ를 높이기 위한 산업군 내의 노력이나 국책과제 수임을 통한 환자들과의 소통 노력은 사실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결국,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그 중에 옳지 않은 선택을 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옳지 않은 판단을 하게 되기도 한다. 


매주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웨비나까지 진행하던 학술마케팅 담당자로서 처음에는 좀 이상했다. 이렇게 학구열이 높고, ‘몸 갈아 넣어가며’ 정말 진심으로 임상에 임하는 술자들이 있고, 집 앞 상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과가 있을 텐데, 사람들은 왜 네이버 지식인에서 비전문가의 말을 듣고 움직일까? 의아했다. 


지난 10여 년간 여타의 산업군에서의 화두는 ‘소통과 통합’이었다. 2년 단위로 부서를 변경 배치하기도 하고, 타 산업군 경력자들을 절반 이상 공채로 영입하기도 한다. 인력 영입은 물론이고 환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활동과 인력 배치 또한 강화했다. 못 알아들으면 알아들을 때까지, 설명해서 타 산업군에서 온 사람들이 일하게 하고, 환자들이 본인을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하면 홍보전문가들은 ‘우리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전문가적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환자들은 ‘전문가의 의견대로 내 병을 잘 관리’하게 된다. 타 영역과의 소통은 신뢰의 시작인 셈이다. 알아야 이해하고, 이해하면 친해지고 친해지면, 믿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나는 타 업계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그리고 차이가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치과 산업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한국 술자들의 뛰어남과 한국 치과산업의 놀라운 위상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일을 몹시 잘한다. 


외국계 제약회사를 포함 헬스케어 전문 회사 내에서도 그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성과가 말해준다. 그러나 한국의 시장 규모는 작다. 한국 시장에서 열심히 잘 판다고 해도, 전세계 판매량의 ‘1% 미만’을 차지한다. 결국, 한국에서 최고의 성과를 인정받은 지사장도, 세계무대로 진출이 어렵다. 


반면, 치과 영역은 어떠한가? 쾰른메쎄에서 만나게 되는 한국 브랜드들을 보고 깜짝 놀랐고, 꽤 높은 비중으로 전시장을 메우고 있는 한국 회사들로 인해 더욱 놀랐다. ‘이거 한국에서 만든 거예요’라는 말이 Premium 제품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소위 ‘국뽕’이란 걸 느끼게 해 주었다. 


또 있다. 일반적으로 급여 진료는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치료와 처방 프로토콜이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치과 영역은 어떤 술자가 환자를 보느냐에 따라서, 치료 과정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IMS 데이터만 있으면 통일된 판단이 가능한 영역이다. 


치과 영역은 술자의 축적된 경험이 없다면, 검증된 데이터가 혹은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아무리 발전을 해도 소용없다. 그래서 술자들이 주말마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쉬는 시간 쪼개서 온라인 학습을 한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술자들을 끌고 가려는 업계의 노력도 또한 대단하다. 연자들을 방문하면 진료 끝나고 매일 사진 정리에 강의자료 정리에 주말 없이 일하고 있는 모습에 경외심이 든다. 


이런 술자들의 노력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술자들의 노력에 의해서 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치과 산업을 세계무대에 더욱 멋지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신뢰하게 만들고 싶었다. 적어도, 환자들이 ‘호구’잡힐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치과에 가지 않고,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치약 하나 사면 잇몸병이 깨끗이 나을 꺼야’ 라고 생각하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 숱한 네이버지식인 질문에 대해서 올바른 답을, 검증된 의료인이 주면 될 일이다. 


한국 제품은 좋은데 ‘근거’가 약하다고 말하는 전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여기 증례집 보시죠’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영어로 자료 만들고, 시각화해서 내 놓으면 될 일이다. 


결국, 질문 도출 자료 수집과 편찬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와 내용 수정 그리고 시각화 이 영역에 업무, 그냥 한 마디로 ‘학술 마케팅’ 영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업을 하다가, 좀 더 전략적으로 영업이 필요해지는 시점에서 하는 계획이 마케팅이니까 말이다. 


지난 10년간 타 산업군이 ‘소통’을 필두로 달려올 때, 치과 산업군은 제품을 만들고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이제는 소통을 시작할 때다. 소통은 신뢰의 시작이고, 여기에 기여하는 것이 ‘학술 마케팅’이다. 학술자료가 결국은 타 산업군, 타인, 타국과 소통하는 언어인 셈이니까. ‘폐쇄성’은 ‘파이가 작다’는 것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이런 취지로 이어혜다(https://www.hye-da.com/)를 창업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 소통을 위해서 유튜브 채널인 덴탈피디아(https://www.dentalpedia.kr/)를 만들었다. 좀 더 쉽게, 좀 더 세련되게 그래서 결국 술자와 업계의 밤낮 없는 노력을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결국, 이 노력이 신뢰로 그리고 인정으로 이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