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5월 14일부터 17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11회 유럽치주학회(EuroPerio11)에 직접 다녀왔다. 이번 학회는 EFP(European Federation of Periodontology)에서 주최했으며, 전 세계 치주과 전문의와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글로벌 행사였다. ‘Periodontal health for a better life’라는 슬로건 아래, 임상 치주학뿐 아니라 연구, 교육, 공중보건 등 다양한 주제가 포괄적으로 다뤄졌다.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7,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였고, 130여 명의 연자가 수준 높은 강연을 진행했다.
학회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학제적 접근과 환자 중심 치료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연관성, 디지털 기술의 임상 적용, 재생 치료와 생체재료에 대한 최신 연구들이 다채롭게 논의되었다. 특히 고령화 사회 속 치주 치료의 역할과 예방 중심의 진료 패러다임 전환이 화두로 떠올랐다.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 세션 또한 인상 깊게 남았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실제 수술 장면을 시연하고, 고해상도 화면을 통해 수술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현장의 수술실과 강연장이 연결되어, 절개선 디자인, 봉합 기법, 이식재 선택까지 임상 술식의 디테일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시연 중간에는 해설과 실시간 질의응답도 더해져, 이론과 실습이 함께 어우러진 풍부한 학습의 장이 되었다.
학술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기업 부스 전시와 신기술 체험, 공공 캠페인 소개 등 실질적인 정보가 가득한 부대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세션에 참여하며 치주학의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었고, 여러 나라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빈이라는 도시 특유의 예술성과 역사성도 학회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빈 미술사 박물관, 슈테판 대성당, 쇤브룬 궁전 등 문화 유산을 직접 마주하며, 학문과 예술을 함께 경험하는 이상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EuroPerio11 참가는 단순한 학문적 자극을 넘어, 치주학이라는 분야가 세계적으로 어떻게 논의되고 실천되고 있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치주 건강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EFP의 철학에 깊이 공감했고, 우리나라 치주학계가 이 흐름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임상과 연구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다짐도 갖게 되었고 3년 후 EuroPerio12에서는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그 자리에 서고 싶다는 기대를 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