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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기를 통해 나를 만난다

릴레이 수필 제2666번째

달리기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그것은 명상이고, 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어지럽고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오직 나의 호흡과 발걸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 안에서 나는 내게 말한다.


“힘들었지? 여기까지 잘 왔어!”


달릴 때면 내 몸과 마음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발의 움직임, 심장의 고동, 호흡의 리듬이 하나가 되는 그 순간, 나는 나를 위로하고 보듬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내 안의 감정과 신호들을 달리기를 통해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골프나 사이클처럼 다양한 야외 스포츠가 유행이다. 물론 각자 고유한 매력이 있지만, 그에 따른 제약도 있다. 골프는 새벽같이 나서야 하고, 하루를 통째로 투자해야 하며,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사이클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안전 장비가 필수이고 낙차나 사고의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반면,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나 장소가 필요 없다.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다는 단순함이야말로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자세만 올바르게 익히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비교적 부상의 위험이 적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달리기의 또 다른 매력은 주말마다 열리는 다양한 대회에 있다. 마라톤 대회는 단지 경쟁이 아닌, 일상 속의 작은 축제다.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는 거리, 난이도, 분위기에 따라 골라 참여할 수 있어 누구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대회는 오전 중에 끝나기 때문에, 완주 후의 뿌듯함을 안고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까지 주니, 운동과 휴식, 성취와 일상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달리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나 자신을 관리하지 않으면 운동화 한 켤레로도 달릴 수 없는 날들이 생긴다. 피곤한 몸, 흐트러진 생활 습관, 무거운 마음은 달리기를 가로막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식단과 수면, 음주나 흡연 습관도 조정하게 된다. 절제된 생활은 어느새 내 몸과 마음을 위한 선택이 되었고, 이는 곧 삶의 리듬을 건강하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이런 생활 속에서는 조금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생길 수도 있다. 나의 페이스, 나만의 시간, 나의 리듬이 중요해지면서 타인과의 관계는 조금 거리를 두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내면의 안정감은 커진다.


결국 달리기는 나에게 운동을 넘어선 하나의 철학이다. 스스로를 단련하고, 보듬고, 더 단순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누군가는 이를 고행이라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것이 곧 자유이며, 평온이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고,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이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달리는 동안만큼은 내가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왕 태어난 김에 마라톤 완주에 한 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2025년 9월 14일 스마일 런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많은 분들을 그곳에서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