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외국인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치과 분야는 상대적으로 미약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진료를 위해 내한하는 환자들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긴 하지만 한국 치의학 및 치과 산업의 높아진 위상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발표한 ‘2024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환자는 실환자 기준 117만 명(연환자 170만 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실적(61만 명) 대비 약 1.9배 증가한 것으로 2009년 유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치이다.
진료과목별로 유치 실적을 살펴보면 피부과가 전체의 56.6%(70만5044명)로 1위를 차지하며, 성형외과(11.4%, 14만1845명)와 내과통합(10.0%, 12만4085명)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피부과는 2023년 대비 194.9% 증가했고, 한방통합도 84.6% 성장하며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이 단기 외래 진료와 중장기 치료 중심 진료가 공존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치과는 1만8313명으로 전체 진료과 중 6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유치기관별로 들여다보면 치과병의원의 경우 1만6664명, 1.4%로 비중이 더 줄어든다.
치과 외국인 환자는 2023년 대비 15.8%가 늘었고, 2009년 이래 연평균 15.8%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견고한 흐름을 보여 왔지만,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타과에 비하면 성장세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체 외국인 환자 중 치과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8%, 2015년 3.1%, 2020년 3.0% 등 기본 3%대 이상을 유지해 왔지만 2023년 2.3%로 급락한 뒤 2024년에는 1.5%로 바닥을 찍었다.
치과 진료를 위해 내한한 나라 중 1위는 중국으로 지난 한 해 2846명의 환자가 방문했다. 이어 미국(2666명)과 베트남(2060명)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고, 러시아(1688명), 몽골(1486명)이 뒤를 이었다. 1년 전에 비해 중국과 미국, 러시아, 일본 환자가 유의미하게 늘어난 반면 베트남과 몽골 환자는 확연히 줄어든 추세다.
진흥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은 단순한 의료서비스를 넘어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단순한 양적 확대보다 산업의 균형적 생태계 조성과 서비스 품질의 고도화가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