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일자로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학교실 및 치과병원 예방치과에 새로이 발령을 받았습니다. 선진적인 예방진료를 수행하였던 예방치과 진료실이 7년 만에 재개소함에 따라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이때, 중압감이 자칫 스트레스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는 출사표를 적어봅니다.
전임의사로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불확실한 장래로 인한 불안이 그림자처럼 뒤따르곤 했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하며 거주지를 결정하기 위해 강릉과 광주를 왕복하는 여러 번의 과정은 몹시도 피로하였지만, 만삭의 아내가 네 살배기 첫째를 돌보아야 하는 어려움에 비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장거리 이사 당일에는 말 그대로 이를 악물고 버텼는데,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잘하려고 하지 않고 버티고자 했던 것이 많은 결과를 무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 저희 가정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아내와 아기가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거쳐 집으로 오기까지, 제가 열흘 정도 첫째 아이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고작 열흘 동안 백 번도 넘게 첫째와 옥신각신하다 보니, ‘우리네 부모님은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하는 진심 어린 궁금증과 존경심이 우러나곤 했습니다. 육아 정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육아 지식이 전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적잖이 고생하셨을 텐데, 이 같은 돌봄의 과정을 저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예방치과라는 진료 분야가 이러한 돌봄의 당연함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질병이 생기지 않으면 중간이자 당연이요, 질병이 생겼다면 잘못이자 특별한 사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함을 지켜내는 돌봄의 역할이 예방치과의 임상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입니다.
돌봄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보살피는 행위를 넘어, 대상자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그 발전 과정까지 지켜주는 지속적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일상의 질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도록 계속 돕는 것입니다. 가정에서의 양육, 지역사회에서의 돌봄 서비스, 의료 현장에서의 예방적 관리까지 모두 이러한 넓은 의미의 돌봄 안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돌봄, 즉 자녀 돌봄, 노인 돌봄, 장애인 돌봄과 같이 돌봄의 화두는 우리 사회에서 점차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치과주치의사업, 장애인치과주치의사업, 방문구강건강관리 프로그램과 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치과 정책은 예방치과의 돌봄 가치를 더욱 부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께서 아시다시피 조선대학교는 이전에 이미 임상 예방치과 프로그램을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 시점에서 필요한 좋은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지역의 아동, 장애인, 노인 등 대상자에게 치과적 돌봄을 제공하는 교두보로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치학교실 및 치과병원 예방치과를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 여러 면에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래서 예방치과 재개소가 대학과 병원의 대승적인 결정이 아니라 만만찮은 실익을 가져다주는 결정으로 훗날 기억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