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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본 방문치과진료 모델의 개관을 통한 한국형 통합 모델의 방향성 제안

시론

방문치과진료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장애인을 주 대상으로 하며, 단순히 진료 장소를 외래에서 가정이나 시설로 이동시키는 개념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대상자 선별 기준, 진료의 개념과 범위, 운영 방식, 그리고 법·보험 구조 전반에 있어 기존의 내원 중심 치과진료와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별도의 의료체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방문치과진료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요양·복지의 통합적 연계, 표준화된 진료 범위의 설정, 명확한 보험 수가 체계,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진료기록 및 질 관리·감사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본 시론에서는 독일과 일본의 방문치과진료 모델의 개관을 통해 향후 한국형 방문치과진료 제도 구축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독일 방문치과진료: 건강보험 확대·강화와 연계한 자율형·독립형 확산 모델
독일의 방문치과진료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제도적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2012년 이후 법·보험 체계를 갖춘 치과의료 모델로 정착되었다. 독일은 전체 인구의 약 90%가 법정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요양시설 입소 노인 역시 동일한 보장 체계에 포함되어 있다. 이로 인해 방문치과진료는 예외적 제도가 아니라, 건강보험의 확대 강화와 연계하여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수행되는 정규 의료 진료 행위로 자리매김하였다.

 

독일 모델의 핵심은 요양시설과 지역 치과의사 간의 공식적인 협약 계약이다. 협약을 체결한 치과의사는 해당 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구강검진, 의치 적합성 평가, 치주 및 점막 상태 확인, 응급 처치, 외래 진료 연계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고령·중증 환자의 인지 저하, 연하 장애, 다약제 복용 등 임상적 특성을 고려하여 위험도 평가와 보존적 처치, 치주 및 점막 질환 관리, 흡인성 폐렴 예방을 위한 구강위생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신 외과적 수술이나 복잡한 보철 치료는 외래 또는 병원 치과로 의뢰한다. 이는 방문치과진료를 ‘임시적 대체 진료’가 아닌, 선별(triage)–유지–예방 중심의 노인치의학 행위로 정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 칫솔질이나 의치 세정과 같은 일상적 구강위생 관리는 시설 내 간호 인력이 담당함으로써, 비교적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협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보험 수가는 방문 자체에 대한 코드, 진료 내용별 코드, 이동 및 추가 소요에 대한 보상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으며, 예방·유지 관리 행위에 대한 가산 수가를 통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진료기록은 외래 진료와 동일한 법적 기준을 적용 받으며, 방문 사유, 진단명, 처치 내용, 사용 재료, 환자 반응, 방문 장소 등을 필수적으로 기록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은 보험 청구의 근거이자 사후 감사의 핵심 자료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독일은 건강보험 확대·강화와 함께 연방치과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전문직 자율성 기반의 정기 감사 체계로 질 관리를 하면서 방문치과진료의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 방문치과진료: 다학제적 연계 케어를 지향하는 공공형·통합형 확산 모델
일본은 방문치과진료를 초고령사회 대응 전략의 핵심 요소로 설정하고, 의료보험과 개호보험을 연계한 신체 기능 중심으로 국가 통합방식의 공공형·통합형 모델을 구축하였다. 대상자는 질병, 장애, 노쇠로 인해 의료기관 내원이 곤란한 재가 및 시설 고령자, 중증 장애인, 말기 암 환자 등으로 폭넓게 설정되어 있다.

 

일본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진료 범위의 확장성과 제도적 정교함이다. 보존 및 보철 치료(의치 조정·제작 포함), 치주 치료, 제한적 발치, 구강위생 관리, 감염 예방, 구강건조증 관리, 점막 병변 모니터링 등이 방문 진료 범위에 포함되며, 특히 저작·연하 기능 평가와 재활이 보험 진료로 제도화되어 있다.

 

다학제적 케어를 지향하는 관점에서 ‘구강기능저하증(口腔機能低下症)’이라는 병명을 도입하였고, 이를 통해 구강기능 관리가 공식적인 의료행위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되면서 흡인성 폐렴 예방, 영양 상태 개선, 일상생활활동(ADL) 유지, 입원율 감소, 말기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일본은 케어 매니저를 중심으로 한 다직종 케어 플랜 내에서 방문치과진료를 운영하며, 방문진료료, 인원 가산, 구강기능 관리 가산, 다직종 연계 가산 등 세분화된 수가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방문진료 전용 기록 항목과 필수 기록 요건은 의료법, 건강보험법, 치과진료보수점수표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으며, 거주 형태, 통원 불가 사유, 구강 및 연하 기능 평가, 다직종 연계 내용, 향후 관리 계획 등을 전자차트에 반드시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기록이 불충분할 경우 보험 청구는 반려되며, 질 관리는 지자체·건강보험조합·후생노동성의 지도·감사를 통해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형 방문치과진료: 독일과 일본의 모델을 혼합한 미래지향적 통합 모델 구축
한국은 2014년 이후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의치 및 임플란트 급여화가 시행되어 왔으며, 향후 보장 범위는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노인 인구 중 약 10%가 돌봄 노인으로 이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치 및 임플란트의 유지·관리 수요는 향후 10년 이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방문치과진료는 지자체 및 보건소 중심의 시범사업, 즉 노인 방문 구강관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의료–돌봄 연계 구조나 보험·수가·시설 연계의 제도화는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과 함께 구강정책과를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구강정책관으로 확대·개편하여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일관된 흐름 속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도 구축 초기에는 일본형 모델을 참고하여 방문치과진료를 구강기능·연하·영양 관리를 통합하는 다학제 연계 구조 속에서 지역사회 노쇠 관리의 핵심 축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각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지방의료원 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와의 연계 및 일차의료 방문진료에서 확립된 의료와 보험의 정합성 원칙을 방문치과진료에도 적용하여 치과–의과 통합 진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음으로 정책적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의료법상 진료기록부 요건을 충족하는 표준화된 방문치과진료 기록 양식의 마련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구강상태 평가, 시술 및 처치 내용, 예방적 중재, 추후 방문 계획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야 한다[참고: 노인 방문치과진료 체계 모델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고홍섭 등, 2025; pp. 174–179)]. 이후 제도가 안정화되면, 급여화된 의치 및 임플란트의 유지·관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단순한 외래치과의 왕진 모델이 아닌 전문직 자율성을 갖춘 의료·요양·복지 연계 체계, 즉 독일형 모델의 발전적 접목을 통해 방문치과진료의 확산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한국형 방문치과진료는 양국(兩國) 모델을 단계적으로 혼합한 미래지향적 통합 모델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방문치과진료도 더 이상 치과의사의 선의에 기반한 예외적 서비스가 아니라, 의료·요양·복지의 통합적 연계, 표준화된 진료 범위, 명확한 보험 수가 체계,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진료기록 및 질 관리 체계를 갖춘 정규적 필수의료 체계로 구축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