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병원 경영을 위해 원장이 직원들의 업무에 있어 사소한 부분까지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있는 가운데 지나친 통제는 업무 의욕 저하를 불러오고 최악의 경우 직원들의 퇴사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에 개원 중인 A 원장은 직원들의 업무를 직접 꼼꼼하게 관리해왔다. 결재를 맡아야 하는 사안은 직접 확인했고, 각종 문서와 자료도 그 형식과 작성법을 점검했으며 직원들이 환자를 응대할 때도 정해진 프로토콜을 지키도록 했다.
그러나 A 원장이 꼼꼼하게 직원들을 관리할수록 직원들과의 마찰은 빈번해졌으며 심지어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직원들의 잦은 퇴사로 고민을 이어가던 A 원장은 한 인터넷 포털에서 최악의 직장 상사로 분류되는 ‘마이크로매니징’이라는 단어를 접하고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마이크로매니징은 관리자가 부하 직원의 업무에 대해 아주 사소한 세부 사항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는 관리 방식을 뜻한다. 쉽게 말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껍질의 결까지 하나하나 따지는 불필요한 관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세세한 업무 진행 상황도 실시간으로 보고하기를 원하거나 문서를 작성케 할 때 내용을 넘어 폰트, 크기 등 형식같은 것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 볼펜의 색상까지 정해서 쓰게 하는 것 등이 해당한다. 또 이메일 첫 문구를 정해주거나 환자를 응대할 때의 사소한 방법론까지 지정하는 것도 마이크로매니징에 속한다.
이 밖에도 모든 단계에서 원장의 승인을 거쳐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하거나 성과가 잘 나와도 본인이 생각한 방식과 다르면 지적하는 부분도 마이크로매니징으로 볼 수 있다.
A 원장은 “내가 하고 있던 것이 마이크로매니징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니 업무에 크게 상관없는 부분까지 내가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완벽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데 힘을 쏟고 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 치과 경영에 치명적 "퇴사로도 이어져"
원장들의 경우 흔히들 기성세대와 MZ 세대의 가치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마이크로매니징'이 치과 운영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병원 경영 전문가는 “원장이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며 실무자의 자율성을 박탈한다면, 직원들은 업무 의욕을 잃고 수동적인 태도로 변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모든 업무가 다시 원장에게 쏠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숙련된 치과위생사나 스탭은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길 원하는데 과도한 통제는 이들이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결국 잦은 이직과 퇴사로 이어지며,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은 고스란히 병원의 손실로 돌아오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신입 직원 교육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마이크로매니징을 멈춰야 한다. 모든 과정을 보고받고 논의하고 승인하는 것보다 실무자에게 적정 업무 권한을 위임하는 등 자율성과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직원들의 업무 능력도 향상된다”며 “또 일방적 지시보다 명확한 근거를 들어 제안하는 방식이나 상호 합의된 규칙을 만들어 숙지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