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부러워 하는 또는 남들이 부러워 하는 나
유 종 환/한길치과의원 원장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다’라는 말이 있지요.
이전에 생각했던 나의 과거들은 어두움의 연속이었지요.
고등학교 3년은 30년보다 길었다. 대학생들이 제일 부러웠고, 밤마다 마음 놓고 텔레비전 볼 수 있는 어머니가 제일 부러웠다.
정말 고통스럽고 숨막히는 나날들이 아닐 수 없었다.
단번에 대학에 들어왔지만, 치대 6년은 너무 길고 힘들었다. 보조금 받으러 가면 항상 쇠고기 사주시던 개원한 선배님들이 제일 존경스럽고 부러웠다.
나도 개원하면 후배들 배터질때 까지 쇠고기 사주고 말꺼야라고 결심했다.(주먹 쥐고 결심)
개원 초반에 돈벌이는 시원찮고, 보증선 것은 여지없이 사고가 터졌다.
개원한지 10년쯤되어서 집도 있고, 땅도 있고, 차도 있고, 여윳돈도 있는 선배들이 너무 너무 부러웠다.
지금은 개원한지 15년이 넘었는데….
내 이름으로된 집도, 땅도 없고, 차는 아직도 1997년식 최신형 뉴프린스 뿐이고 펀드는 반토막나고 엔화 대출한 것은 원금이 1억이나 올라서 쪽박차게 생겼고 이제는 신용대출 5백만원도 안되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렸다.
지나가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부러웠다.
저 시절로만 돌아갈수 있다면….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하는 나의 찬란했던 과거들….
1986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UCDC(United College Dancing Club, 전국 대학연합 춤동아리)에 들어가서 공부보다 춤연습을 더 많이 했다.
집 거실에 걸려있던 벽거울을 내방에 들고 들어와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동틀때 까지 춤동작을 연습하곤 했다.
내 동기들은 춤 잘 추는 나를 제일 부러워했다. 대학시절 내가 모르는 교수님은 있어도 나를 모르는 교수님이 없을정도로 나는 유명했다(믿거나 말거나).
개원을 하자 후배들이 줄줄이 찾아왔다.
일차에 쇠고기 이차에 횟집 삼차로는 피자를 먹여서 보냈다.
그들 눈에는 나를 부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후배들이 꿈꾸는 미래가 바로 지금 현재의 나 자신인 것을 절감했다.
몇년전부터는 여행에 재미를 붙여서 기회만 생기면 무조건 병원문을 닫고 나섰다.
그래서 지금은 사흘에 두 번씩 부럽다는 말을 듣는다.
고등학교 동기들 사이에는 내가 ‘부러운 놈’으로 통한다.
얼른나이가 들어서 환갑이 되면 세계일주 갈텐데…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글은 볼 수 있는 분들은 아마도 나랑 똑같이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을 살고 계신 치과의사분들”일 것입니다.
남들이 그토록 부러워 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십니까?
주어진 행복에 감사하지 않는다면 그 행복은 달아나 버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