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특별기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고객가치 경영”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고객가치 경영”

 

특별기고

 

치과계는 재료나 장비가 아닌
치과 시술에 대한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의료소비자를 설득하고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치과의원 경영자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투입되고 보다 많은 이익이
실현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년 1월 31일부터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 따라 비급여 수가고지제가 의무화된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대상의 항목 및 가격을 기재한 책자와 제증명수수료를 접수창구 등에 비치 및 게시하도록 하고,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병원 내 비치·게시하는 방법 외에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표시하도록 고지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증명수수료 비용을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여,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기관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고시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법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고 본다. 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므로, 각 치료행위에 대한 가격을 획일적으로 정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보건복지가족부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가격범위 허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제도는 의료시장이 투명하고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의료의 속성상 진료행위의 표준화가 어렵고, 불필요한 가격경쟁을 유도하여 개업의의 경영수지를 악화시키게 되며, 진료비 때문에 의료소비자와 마찰을 빗는 우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생존 위한 가격경쟁…의료의 질은 떨어져


이 제도가 시행되면 비급여 항목과 그 비중이 높은 치과 의료기관은 의원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정보사이트를 통하여 가격이 공개되면, 의료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므로 값싼 의료기관을 찾게 되고, 의료기관은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예측은 최근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임플란트 진료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비급여 수가고지제 이후 임플란트 수가가 낮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부 치과 의료기관에서는 박리다매 형식으로 임플란트 진료비를 낮게 받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결국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의료의 질 보다는, 제 살 깎기 식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환자들 결국 서비스질 선호할 것


비급여 수가고지제는 대형병원이나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는 유명의원들에게는 유리할 수 있고, 단독 개업의들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기술과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동네 치과의원은 경영수지 측면에서 타격이 클 것이다. 환자가 많이 오는 의료기관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지만, 규모가 영세한 개업의들은 동일한 의료의 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데 원가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업의들은 생존을 위하여 가격경쟁을 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의료의 질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가격 경쟁으로 인한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의료소비자들의 욕구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며, 의료소비자들의 가치 기준은 가격에서 서비스의 질적 가치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의료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하지 못할 때, 의료기관들은 결국 소비자로 하여금 선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과계는 재료나 장비가 아닌 치과시술에 대한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의료소비자를 설득하고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여야 한다.


 현 정부의 정책적 기조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의료계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의료환경의 변화로 의사와 환자간의 관계가 의사중심의 비대칭적 정보구조에서 대칭적 정보구조로 바뀌면서 치과 의료기관은 차별화된 진료서비스와 가격전략으로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치과는 치료중심으로 진료를 하여왔다. 앞으로는 진료중심 경영보다는 환자가 피부로 느끼는 가치중심의 경영체제로 전환하여야 한다.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후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고객만족경영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고객만족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치과의사는 진단결과를 토대로 한 치료계획이 환자의 실질적 치료계획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불만을 느끼거나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것은 환자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치과는 타 진료과에 비해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치과치료에서 시술료보다 재료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환자들이 인식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치료를 받는 데 왜 가격차이가 발생하는지, 재료비 대비 가격이 너무 높은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러한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환자가 내원하여 치료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체계적이며 혁신적인 경영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치과경영자, 경영마인드 가져야


먼저 치과 의료기관 경영자는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종래의 진료중심의 경영보다는 고객지향적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경영을 하여야 한다. 경영마인드란 치과의원 경영자가 의료기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효과성과 효율성을 가진 여러 가지 아이디어나 지혜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효과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생산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원가개념을 가지는 것, 받는 것에 비해 제공한 서비스 가치를 높이는 것 등을 경영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영마인드를 바탕으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스탭에 동기 부여 교육훈련 필수


둘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와 스탭에 대한 조직 및 인력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치과치료는 치과의사와 스탭의 개인적인 능력은 물론, 팀워크가 요구되는 조직구조와 관리시스템의 바탕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의원에 첫 방문하는 환자가 만나는 접수담당자의 태도에 따라 그 의원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다. 환자와 의사 및 스탭들 간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고압적인 태도와 자세 등은 치료하기 전, 또는 치료과정에서 환자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의사와 스탭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치과내부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직구조와 관리시스템이 구축되어서 비전의 공유, 의사와 스탭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적극적인 동기부여, 그리고 환자만족을 위한 교육훈련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치료 가치가 지불 비용보다 높다 설명

셋째, 질(quality)을 보장한 적정가격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가분석을 통한 적정가격이 체계화되어서 의료수가는 최소한 적정원가를 보상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음을 환자에게 주지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수가가 높다는 인식을 가질 때, 치과치료의 가치와 편익이 지불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설득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크라운 한 개의 값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불만을 제기하면, 크라운은 기존 정형화된 제품이 아니고 환자 개인별로 각각 차아별로 따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가공원가가 수가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충분하게 설명하고 설득시켜야 한다.

 

■접수부터 치료 후 서비스까지 세심 배려


넷째, 체계적인 고객지향적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과감하게 추진하여야 한다. 특히 치과는 치료과정이 장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강화하는 관계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 전략이 요구된다. 치과치료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일반적인 서비스관리도 중요하다. 일반 접수에서부터 환자예약, 치료 후 서비스까지 세심한 고려를 하여야 한다. 제공되는 전체 치과 의료서비스를 100으로 볼 때 치료서비스 70, 일반서비스 및 사후 서비스 30의 비중을 가진다. 기존의 진료중심 경영에서는 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만 높이면 된다고 생각하였지만 치료이외의 부가서비스 관리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치과치료를 하더라도 구강 내 질병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보철물이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계속적인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치과의원 경영자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투입되고 보다 많은 이익이 실현된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관계마케팅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기존 고객 중에서 수익성 높은 고객을 발굴하고 그 고객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 고객시장을 세분화하고 표적시장(target market)을 설정하여,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고객층을 분류함으로써,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보철환자 중 잠재적 임플란트 시술 환자 군에 대해서는 마케팅비용을 투입하여 그에 맞는 차별화 서비스 전략이 사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전략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시스템을 구축하여, 환자가 내원하여 치료과정까지의 대화내용, 대화기록, 진료기록부, 치과기공지시서, 만족도 조사결과 등 관련 문서를 데이터베이스화 한다.

 

■불만요인 제거 정보시스템 구축


다섯째, 내원 환자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만족요인과 불만요인을 도출하여 불만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환자만족도 조사는 환자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평가하고 환자가 느끼는 서비스 가치를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소규모 의원에서는 환자만족도 조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만한 여건이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고객정보를 제공하여 주므로 이에 대한 비용은 감수하여야 한다. 환자만족도 조사는 과학적, 체계적 방법으로 주기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며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치과치료에 대한 환자의 기대는 치과의사들의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60% 환자가 치과를 바꾸고 이 중 20%가 불만족 때문에 바꾼다고 한다. 환자는 대부분 구전광고에 의하여 치과를 선택하고 치료를 마친 후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만족한 환자 중에서 30%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반면에 불만족하면 그 중 60%가 치과의사에게 말하지 않고 재방문하지 않으며 이 중 90%가 불만족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겠다고 한다. 이는 환자만족이 신규 고객 확보 및 기존 고객 유지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는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제시한 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단독개원이 추진하는 데에는 인적, 재정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여 규모의 경제와 경쟁의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 개원형태를 단독개원보다는 집단개원으로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여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치과의원의 99%가 단독개원이며 집단개원은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 치과의원급 의료기관이 영세하며 의사 단독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외부의 급격한 부정적인 환경변화로 인하여 소규모의 영세한 의료기관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병원장 혼자 무한책임을 지게 된다. 집단개원은 경영의 책임을 분산시키고 치과의사와 스탭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며 치의학의 기술적 진보를 임상에 적용시키기에 용이하다. 또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집단개원의 도입이 경쟁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고객 최우선,

   핵심가치 인식 필요


무엇보다도 치과를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고객이 최우선이며 핵심가치라는 인식을 가지고 고객이 원하는 걸 한 발 앞서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보다 나은 방식으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하여야 한다. 고객은 자신이 지불한 비용 대비 고객이 인지하는 총체적 가치(value) 또는 편익(benefit)이 커야 만족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고객이 무례한 대접을 받고 지불한 돈 만큼의 가치를 못 느낀다면 당장 표현은 하지 않지만 고객은 이탈하게 된다.‘고객을 위한(for customers)’‘고객의(of customers)’ ‘고객에 의한(by customers)’ 고객가치경영을 지향할 때 치과 의료기관과 의료소비자는 양분된 관계를 넘어 공동 참여자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고객가치경영은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경쟁적인 치과 의료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어디서 읽은 기사내용을 소개하면서 끝을 맺고자 한다.
내가 아는 김 모씨가 일본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눈에 익은 간판이 있어 살펴보니 롯데리아였다. 뿌듯한 생각이 들어서 롯데리아가 한국의 신 회장 소유라는 것을 아느냐고 종업원에게 자랑삼아 말을 걸었다. 그러자 종업원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우리의 주인은 여기 앉아 있는 저 10대 손님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양동현 교수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