齒 & 通

Self-Ligation Bracket의  진실

<자가결찰교정장치>

어느 날 교정상담을 원하는 한 환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녀는 어느 특정회사의 self ligation bracket를 지칭하며 우리 치과도 그 장치를 사용하는지를 물었다. 우리는 그 bracket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그녀는 ‘그 bracket를 사용하면 아프지도 않고 치료가 훨씬 빨리 끝난다는데 왜 사용하지 않느냐?’고 푸념 섞인 항의를 했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느냐고 묻자 그녀는 ‘인터넷에 들어가면 다 나와 있는 사실인데요’하며 ‘이곳 원장님은 뭘 잘 모르는 모양이네’라며 전화를 끊었다. 교정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으로 십 수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건만 한 시간의 인터넷 검색보다 못한 지식의 소유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최근 10년간 임상교정학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교정용 mini implant의 실용화, 3차원 C-T의 임상적용, 3-D skan에 의한 새로운 치료장치의 개발, 그리고 self ligation bracket의 대중화 등… 일부는 임상교정학의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했으나 일부는 과학적 근거와는 무관하게 대중화되며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최근 self ligation bracket의 유행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수요 창출을 위한 새로운 이슈에 목말라 있는 교정재료산업에 self-ligation bracket의 유행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수요의 증가에 따라 제작회사마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elf ligation bracket의 역사는 1933년 최초의 개발자Charles Boyd의 이름을 딴 Boyd Bracket이 특허상품으로 등록되면서 시작됐다. 이 self ligation bracket을 개발한 동기는 종래의 ligature wire로 arch wire를 일일이 결찰하는 번거로움과 이로 인한 chair time을 절약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부피가 커서 이물감이 많고 견고하지 않으며 임상에서의 조작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많은 단점으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그 후 self ligation bracket는 진화를 계속해 부피가 감소하고 임상적으로 편리성이 높은 장치로 거듭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몇 년 전까지도 self ligation bracket은 몇몇 임상가들을 제외하고는 그 사용 횟수가 많지 않아 임상에 혁신적인 영향을 주는 발명품에 들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불현듯 self ligation bracket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와 같이 예상치 않은 수요증가 이면에는 개발자와 제작회사들의 대대적인 홍보와 이에 대한 정보가 치과의사는 물론 인터넷 등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Self ligation bracket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의 주된 내용은 self ligation bracket이 기존의 edgewise에 비해 마찰력이 적어 leveling과 치아이동에 효율적이므로 전체 치료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과 치료 중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감소시킨다는 것 등이다. 그 밖에 crowding을 해소하는데 있어 일반 edgewise bracket과는 다른 방식으로 arch를 확장시키므로 더 좋은 치료결과와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self ligation bracket의 우수성에 대한 이와 같은 주장은 개발자와 제작회사의 주장일 뿐 이제까지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어떠한 과학적인 근거나 임상적 통계자료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이러한 self ligation bracket의 장점들에 대한 정보가 치과의사를 거쳐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까지 과연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가에 대해 의심과 반론을 제기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산돼 나갔다. 다행히 최근에서야 검증되지 않은 이론들이 무분별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는 지각있는(?) 학자들에 의해 self ligation bracket에 대한 사실들이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에 대해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교정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국 교정저널, AJODO에서는 self ligation bracket에 대한 기고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곳에 기고된 내용은 주로 self ligation bracket과 conventional edgewise bracket의 효율성을 임상적으로 비교한 것으로 다음에 나열된 self ligation bracket의 장점들이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그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1. 마찰력의 감소
2. 치료기간의 단축
3. 빠른 치아배열
4. 빠른 발치공간의 해소
5. 안정된 악궁의 확장
6. 좋은 치료결과
7. 통증의 감소
8. 유리한 구강청결

이들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최근의 self ligation bracket에 대한 편견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1. Self ligation bracket이 적은 마찰력을 제공하는가?
부분적으로 O-ring이나 ligature wire가 arch wire를 잡아주는 힘이 없기 때문에 마찰력이 적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의 마찰력은 단순히 ligature wire와 arch wire의 접촉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conventional bracket과의 마찰력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2. Self ligation bracket는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는가?
통증이 감소됐다는 유의성 있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3. Self ligation bracket이 oral hygiene에 유리한가?
Conventional bracket에 비해 oral hygiene에 유리하다는 유의성 있는 결과가 나타나 있지 않다.

4. Self ligation bracket이 RPE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안정적인 arch expansion을 제공하는가?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5. Self ligation bracket이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가?
Edgewise bracket에 비해 치료기간에 유의성 있는 차이가 없었다.

그 밖에 치료효율성에 있어 치아의 배열, en-masse space closure, bracket 탈락, 치료결과의 우수성 등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elf ligation bracket이 conventional bracket에 비해 장점으로 나타난 것은 시술자의 chair time의 절약과 치료결과에 있어 mandibular incisor의 inclination이 적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임상교정학에 대해 매우 상식적이며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임상가들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로 보여진다.

Self ligation bracket이 마찰력이 적어 치료의 효율성과 치료결과의 우수성을 제공한다면 conventional bracket을 느슨하게 tie한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치료과정의 많은 source에서 발생하는 마찰력 중에서 arch wire와 ligature wire의 결찰면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이 과연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 할까? 무엇보다도 다양한 형태의 힘의 전달이 요구되는 교정치료과정에서 단순히 마찰력이 적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케이스에서 획기적인 치료의 효율성과 우수한 치료결과를 제공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과정 중에 보다 강력한 결찰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최근의 self-ligation bracket은 과거에 비해 부피가 작아지고 좀 더 편리한 디자인으로 개선됐으나 실질적인 기능면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없던 이러한 self-ligation bracket의 장점들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

교정치료를 위해서는 어차피 교정장치가 사용돼야 한다. Self ligation bracket이 시술자의 chair time을 절약하거나 치료과정에서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으며 그 효율성이 기존의 장치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그 가치를 평가절하시킬 이유는 없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에 의해 신중히 선택돼야 할 의학적 진실이 근거 없는 편견이나 상업주의에 의해 잘못 전달되는 것은 방지돼야 할 것이다.

참고
1. Gottsegen, M. Reader’s Forum. Self ligation brackets: looking back and going forward.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10; 138: 532
2. Montasser, M. Reader’s Forum. Self-ligation bracket claims.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10; 138: 532-3.
3. Dibiase, A. et al Duration of treatment and occlusal outcome using Damon3 self-ligated and conventional orthodontic bracket system in extraction patients : A prospective randomized clinical trial.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11; 139: e111-e116.
4. Reader’s Forum. Self-ligating bracket claims.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10; 138: 128-31.
5. Ong E., McCallum H. et al. Efficiency of self-ligating vs conventionally ligated brackets during initial alignment.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10; 138: 138-9.
6. Franchi L. Baccetti T. et al. Force released by nonconventional bracket or ligature systems during alignment of bucally displaced teeth. Am J Ortho Dentofacial Orthop 2009; 136: 3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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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을 DDS, MS. 
·Diplomate, American Board of Orthodontics
·대전 클래스원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