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영연자를 물색하던 한 업체 관계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A원장이 떠올랐다.
환자들에게 친절하기로 소문난 A원장에게 환자상담법 강의를 맡겨보자는 생각이 든 것. 소규모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청중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강의 참가자 중 한명이 A원장에게 임상강의도 가능하냐는 의뢰를 해왔다.
구강외과를 전공한 A원장은 현재 자신의 전공을 접목해 TMJ와 교정, 보철, 임플란트 등 자신만의 진료 노하우가 담긴 임상강의를 하며 점차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A원장은 “학창시절부터 외향적인 성격이라 대외활동 하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터득한 임상지식이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며 “강의준비를 하다 보니 내 지식을 늘리는데 더 도움이 된다. 기회가 되면 강의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학회 및 업체들의 세미나 연자 발굴 경쟁이 뜨겁다. 공부 잘하기로는 누구 한명 뒤로 물러설 이가 없는 치과의사 사회에서 남 앞에 나서는 연자가 되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 자료욕심, 연자의 기본
임플란트 연자로 유명한 B원장은 “성격자체가 자료 하나를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진료자료를 축적하고 술 전과 후를 비교하는 것에 젊은 시절부터 흥미를 느꼈다. 그러다 보니 불러주는 곳이 많아졌다”며 “기본적으로 연자들은 남들이 가르침을 요구하는데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최근 소규모 교정세미나를 진행하는 C원장은 “어느 정도 임상에 자신감이 붙자 평소 친한 후배들한테 조언 정도로 도와주던 것을 정규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연자 활동을 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진료실에서 자기 환자만 보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의 지적인 교류를 통해 만족을 얻는 성향일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연자들의 성향과 관련한 전문가는 “학업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은 호기심이 많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탐구하는 경향이 크다. 특히, 이렇게 얻은 지식을 교류하는데 큰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남들을 가르치는데 큰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자들 중 누가 롱런을 할까.
# 자신만의 색깔을 내야
이와 관련 임플란트 1세대 연자로 유명한 한 원장은 “요즈음의 청중들은 원론보다는 다음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임상 팁, 장기적인 관점보다는 세부 술기 하나를 요구하는 추세”라며 “이에 젊은 국내 연자들이 뛰어난 임상테크닉으로 잘 부합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선 보다 많은 임상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연자들의 경우 임상능력은 뛰어나지만 장기적인 데이터에서 세계연자들과 차이를 보이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예후와 대처법을 제시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각종 세미나마다 ‘Evidence-based Approach’라며 세계 유명 논문을 바탕으로 한 강의가 많은데, 젊은 연자일수록 때론 이를 의심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연자들의 세대가 젊어질수록 강의가 다이내믹하고 재미있어지는 것을 느낀다. 현재 진행한 강의내용에 대해 10년 후에도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좋은 연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일반 세미나 참가자들은 연자들에게 바라는 점으로 ‘실패한 임상케이스도 보여주기’, ‘이론보다는 임상 팁’, ‘자신의 케이스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