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상가건물에 위치한 A치과의원. 건물 바깥에서는 치과간판을 찾아볼 수 없다. 건물 로비로 들어서 층별 안내간판을 살펴야 ‘A치과의원’이란 이름이 눈에 띈다.
A치과의원 원장은 “우리병원은 주변 직장인들이 주요 환자다. 친절하게 진료하고 예약시간 정확하게 지킨다고 서로 소문을 내 찾아오는 환자가 많다”며 “개원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입소문이 좋게 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치과간판에는 크게 신경 안쓴다”고 말했다.
개원의라면 모두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입소문 마케팅(바이럴 마케팅). 구전효과라고도 불리는 이 입소문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병원경영에 중요 체크포인트가 될 수 있다.
마케팅적 차원에서 구전효과란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재화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교환하는 의사소통행위를 말한다. 치과를 예로 들면 환자가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을 소개시켜 주는 경우, 블로그나 SNS, 커뮤니티 사이트 등 온라인을 통해 병원 이용기를 공유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전효과가 자발적인 개인들 간 이뤄질 경우 특정한 상업적 이익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아 파급효과가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들의 면대면 접촉보다 블로그 운영과 SNS 활동 등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확산이 더욱 활발하다.
이와 관련 환자가 치과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신뢰할 수 있고 우수한 의료수준 ▲직원들의 친절 정도 ▲집 또는 직장과의 접근성 순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병원 컨설턴트는 “이 중 의료진이 환자의 이야기를 얼마나 성의 있게 들어주느냐, 치료과정에 대한 설명을 충실히 하는 정도가 긍정적인 구전효과를 가져오는데 큰 영향을 준다”며 “환자와의 대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환자들이 치과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전효과에도 양면은 있다. 좋은 소문보다는 안 좋은 소문이 더 잘 확산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특성은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를 더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확산한다는 것.
부정적인 정보는 대게 희소성을 띄며 듣는 사람에게 더욱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이렇게 부정적인 정보로 자극을 받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정보를 들었을 때보다 주위에 알리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환자들이 특정 치과 또는 치과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듣게 되면,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정보보다 더 빠르고 널리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동네치과의 경우 주변지역에 안 좋은 소문이 더 쉽게 퍼질 수 있으며, 네트워크 치과의 경우에는 한 지점의 잘못이 전 지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바쁘고 정신이 없어 환자에게 짧게 얘기했던 것이 오해를 불러 인터넷상에서 문제가 됐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환자들을 대할 때 더 주의를 기울이고, 직원들의 예절교육을 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다”며 “요즈음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 환자들의 입소문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의도적인 입소문 마케팅 보다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