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단계적 감축’ 고려…우수관리지침 발표
치과용 아말감은 10년 후, 그리고 100년 후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수은 배출량을 제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최근 가시화되면서 특히 저감화 조치대상으로 분류된 치과용 아말감의 운명 역시 새로운 도전의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아말감의 경우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술 후 안정성 등 대체 불가한 재료로서의 위상을 아직 내려놓지 않고 있다.
정세환 교수(강릉원주대 예방치학교실)가 대한치과의사협회지 2014년 5월호에 게재한 ‘한국의료패널의 치과외래 이용 및 의료비 지출에 대한 4년간(2008〜2011)의 변화추이’논문에 따르면 치과외래 충치치료에 사용한 재료로는 레진(42.7%)이 가장 많았지만 이어 금(22.2%)과 아말감(22.2%) 등이 비슷한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말감 폐기물 안전하게 재활용 가능”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 승·이하 식약처)가 최근 발표한 ‘치과 수복재료의 향후 사용 가이드라인’에는 아말감과 관련된 최근까지의 논란과 ‘딜레마’가 상세히 정리돼 있다.
특히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를 따르면 치과용 아말감 사용으로 인해 환경에 배출되는 수은의 양은 세계적으로 연간 총 260~340톤 수준에 이른다. 이중 치과용 아말감의 재순환을 통한 배출은 40〜50톤으로 전체 배출 경로의 1/6 정도다.
식약처는 “수은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우려는 지난 몇 년 간 증가해 왔으나, 치과용 아말감에 함유된 수은은 안정적이며 제대로 관리하면 아말감 폐기물을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해당 자료에서는 치과용 아말감이 레진 복합재료보다 수명이 더 길다고 언급돼 있다. 복합재료의 수명(중간 값)이 5〜8년인 것에 비해서 아말감의 수명(중간 값)은 10〜15년이라는 것이다.
수복 시 연간 실패율 역시 아말감은 2.2%로 레진계 복합재료(2.3%), 레진 강화형 글래스 아이오노머(3.1%), 폴리산 강화형 복합재료(3.5%), 글래스 아이오노머(7.6%)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폐지보다 단계적 감축이 합리적”
이 같은 상황과 동향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식약처는 현 단계에서는 치과용 아말감의 ‘단계적 폐지’ 대신 ‘단계적 감축’을 고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향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단기, 중기 및 장기 전략을 포함한 다면적인 접근법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식약처는 “치과용 아말감을 금지하려면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재료보다 더 우수하고 더 오래가는 대체 재료가 필요하다”며 “치과 수복재료의 사용에 관한 실무를 급속도로 변화시키는 것은 국민의 건강 상태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실제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치과 개원가에서는 임상에서 어떤 부분을 참고하면 좋을까.
식약처는 이번 자료에 ‘아말감을 사용하는 치과 진료소를 위한 우수관리지침’과 ‘우수관리지침을 치과 실무에 통합하기 위한 실용지침’을 각각 소개하고 있다. 단,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법적 효력이 있는 사항이 아니며, 새로운 논리에 대한 과학적 타당성이 확인될 경우 언제든지 개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