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와 격리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치과 개원가에도 ‘직격탄’이 우려되고 있다.
5일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41명, 사망자 5명, 방역 당국이 격리·관찰하고 있는 대상자도 1800여명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향후 메르스 확산 불길이 빠르게 잡히지 않을 경우 치과는 상당기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치과 진료 급감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우려했던 3차 감염자는 3명으로 모두 지역사회 감염(병원 밖 감염)이 아니라 의료기관 내 감염(병원 안 감염)인 것으로 방역 당국이 파악하면서 현 시점에서 지역사회로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상당수 학교에 휴교령까지 내려진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과 대전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감염을 우려한 환자들이 치과 진료 자체를 미루고 있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건강(구강)검진관련 병원진료를 잠정 연기하도록 하는 안내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해 치과방문을 미룰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인터넷포탈사이트에는 메르스 때문에 치과 방문을 해야 할지 문의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진료를 하는 치과 의료진들의 직접적인 감염에 대한 불안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감염 될까? 불안감 치과 방문 미뤄
때문에 일부 치과에서는 환자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치과 진료 대기실은 물론 블로그와 게시판 등에 “전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상태로 진료 중이며 손소독제를 사용해 위생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는 안내문을 홍보하며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나왔던 경기도 평택에 개원 중인 모 개원의는 “예약환자들의 진료취소가 늘고 있다. 응급환자를 제외하고는 신환도 체감할 정도로 줄었다”며 “가뜩이나 불경기에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 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천의 모 개원의도 “주변 원장들 얘기도 그렇고 동료 카톡방에서도 진료예약 취소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신환도 줄었다는 얘기들이 많이 오고 갔다”며 “메르스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당분간 치과 진료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 6월 스케일링 마감 특수(?) 찬물
6월 3일 대전의 모 대학병원에 격리됐던 메르스 환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대전 개원가는 그야말로 ‘급랭’ 상태다.
대전의 모 개원의는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자체가 아예 줄었으니 치과 환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급한 진료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환자들이 예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나 6월말 스케일링 보험진료 마감을 앞두고 그마나도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개원가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모 개원의는 “장기간 경기불황이 겹치고 있는 상황인데 메르스 영향으로 환자들이 더 줄게 될까 우려된다. 그나마 이달 스케일링 보험진료 마감을 앞두고 그동안 진료를 미뤄둔 환자들이 마지막에 몰릴 것으로 기대를 했었는데 이마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 학술대회·각종 행사 취소 상당수
한편 현재 치과계 단체들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6월 9일 치아의 날 행사를 비롯해 치과계 학술대회 및 각종 행사들을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또 진행추이를 지켜보고 행사 취소여부를 계획하고 있는 곳들도 상당수였다.
대구지부는 4일 오전 예정됐던 희망의 징검다리사업 발대식 취소는 물론 6월 9일 치아의날 기념 가두캠페인과 무료검진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인천지부 역시 9일 진행 예정이던 인치문화예술제 행사를 추이를 지켜본 후 취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13일 가두캠페인은 잠정 취소했다. 대전지부도 치아의 날을 맞아 11일로 예정됐던 대전지역 유치원 및 어린이집 유아 대상 검진을 비롯해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강은정 기자 life0923@dailydent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