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는 정부의 치과 보장성 강화 정책에 발맞춰 열심히 협조했고 많은 개원의들의 희생이 따랐다. 그런데 정작 수가협상에서는 급여 액수가 늘었기 때문에 수가를 인상해 줄 수 없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치과 등) 소외된 단체도 꼭 배려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2017년도 치과의 한해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수가협상(요양급여비용) 계약 시즌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장승미 급여상임이사, 치협, 의협, 병협, 한의협, 약사회, 간협 등 공급자단체 단체장들이 지난 10일 12시 서울가든호텔에서 간담회(상견례)를 열었다.
이날 치협을 대표해 참석한 최남섭 협회장은 많은 개원의들의 희생을 담보로 정부의 치과 보장성 강화 정책에 적극 협조해 온 만큼 올해 수가 계약에서는 “치과계가 더 이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최 협회장은 특히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에 호응해 적극 협조하고 발맞춘 단체는 불이익을 받고 회원들에게는 불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지난해 일본 동경에서 열린 노인치과진료 월드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협회장은 당시 “국내의 노인 틀니, 임플란트 보장성 현황에 대해 강연을 했는데 세계 각국 치과의사회 대표와 교수들이 굉장히 의아해 했다. 한국은 대체 어떤 재정으로 노인틀니뿐만 아니라 임플란트까지 급여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하다며 엄청난 질문들이 쏟아져 곤혹스러웠다”면서 “지난해에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계속 되고 있다. 올해는 (치과 등) 소외된 단체들을 반드시 배려해 달라”고 적극 당부했다.
최 협회장의 소외된 단체를 배려해 달라는 당부에 김필건 한의협회장과 김옥수 간협회장도 함께 거들었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한의협도 보장성 강화 부분 등 제도권에서 많이 소외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후 “밴드를 미리 정해놓고 수가협상을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좀 더 오픈마인드로 합리적인 수가협상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옥수 간협회장은 “우리 역시 소외된 단체다. 매년 비슷한 얘기들이 나온다”면서 “전체 수가 중 단 3%만 간호관리료인데 이는 간호행위가 다른 행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간호행위수가가 구분돼야만 중소병원들에서 적정한 간호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환자의 안전도 담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적극 강조하면서 적정수가 반영을 요구했다.
추 회장은 “적정수가 보장은 곧 환자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상기 시키면서 “최근 10년간 요양급여비용 평균 증가율은 8.2%인데 반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증가율은 5.4%로 평균대비 66% 수준이다. 또한 요양급여비용 중 의원급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요양급여 점유율이 2006년 26%에서 2015년 20%로 줄었다. 매년 의원 수와 의사 수는 자연 증가하는데 비해 2015년 총 진찰 빈도는 줄어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박상근 병원협회장은 “건강보험 재정을 알뜰하게 운영해 곳간을 채웠으니 이제 풀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고민은 공단뿐만 아니라 의료계 공급자도 같이 고민해야하고 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재정위원회에 공급자도 같이 들어가 고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찬휘 약사회장은 “약국 개업 수가 매년 줄고 있다. 마진 없는 전문의약품(보험약)을 신용카드로 결제, 수수료 2.7%를 내면서 감내하고 있다. 의사들의 잦은 처방변경에 따른 약국 불용재고약으로 연 56억의 손실을 보면서 약국 영업 이익률이 2007년 13.8%에서 2014년 9.9%로 하락했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수가 계약 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보장성 확대를 위해 건보재정의 안정화를 강조했다.
성 이사장은 “노인의료비는 증가하는 반면 젊은이들이 줄면서 2015년 건보재정 누적적립금의 고갈이 우려된다”면서 “가입자, 공급자, 공단, 정부가 함께 논의해 나간다면 재정안정화와 보장성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수가 협상도 어렵겠지만 국민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힘을 모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을 본다”고 밝혔다.
한편 치협은 오는 5월 18일 오후 올해 첫 수가협상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