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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처방없는 자가 치아미백기 ‘주의보’

과산화수소 35% + 광선조사기 형태 제품군
학회 “과민증·치아 통증·점막손상 등 주의”

치과 전문가의 처방 없는 자가 치아미백기가 시중에 다양하게 시판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런 미백기가 가볍게는 과민증에서부터 점막손상, 무겁게는 DNA손상 및 발암가능성까지 제기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으로 광선조사기를 연결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포터블 미백기’까지 출시,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간편해지고 있는 추세다.

미백치료를 오랫동안 해온 강남구의 A원장은 “치아미백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인데, 언뜻 봐서는 치과에 내원해 치아미백 치료를 받던 포션을 자가 치아미백기가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미백 내원환자는 지난해 비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일부 제품들은 홈쇼핑이나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치의학계에서 전문가 처방 없는 미백치료에 대해 일정부분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치과가면 60만원, 우리제품은 3만원”

지난 7월 무허가 치아미백제가 시중에 다량 풀리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해외에 인터넷 사이트를 두고, 치아미백제 H를 판매한 J씨는 중국산 저질 과산화수소 15% 함유 미백제를 “미국 치과의사들 인정” 등의 허위 광고 마케팅을 진행, 시가 약 15억원의 판매고를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제품은 아직도 인터넷 등을 통해 계속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치과 연구기관 연계 임상실험이나 치과의사 처방에 따르지 않는 이런 미백제 및 광선조사기가 ‘뛰어난 효과’ 등을 강조하며 시중에 다량 풀리고 있다는 점.

일부 제품은 미백 약제가 과산화수소 35%를 함유한 고농도 미백제를 쓰고 있어, 보존학회 등 전문가단체에서 권고하는 가정용의 농도 6%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과산화수소 농도 35% 약제를 바르고, 핸드폰과 연결되는 마우스피스 광선조사기를 입에 무는 방식으로 자가 미백을 하는 제품의 경우 일부 블로그 광고에서 “미백제 성분은 과산화수소수 35%다. 물론 입 안에 넣고 쓰는 제품인 까닭에 식약처 허가는 물론 임상실험까지 완료했단다. (중략)실제로 미백치료를 병원에서 받아보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병원에서 썼던 것보다는 부드럽다. 뭐랄까 농도가 연하다고 느껴진다. 아무래도 가정용이라 그러지 않을까 추측해본다”고 밝히고 있다.

치과의사가 만들었다고 광고하고 있는 한 미백제는 효과와 더불어 가격 홍보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치과시술가격은 60만원이 넘는 반면 우리 제품은 불과 29,900원”이라며 “치과 대신 집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주일 만에 셀프미백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영등포구의 B원장은 “가격의 차이는 있겠지만, 치과에서는 입술이나 잇몸에 혹여 발생할지 모를 이른바 ‘Chemical burn(화학적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어시스트가 한 시간 여 동안 진지바마스크로 잇몸을 보호하고, 광원기를 가려주면서 상태를 체크하는데 셀프미백기는 그런 과정이 없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해외 기준 자가미백제 농도는 3% 선

보존학회 측에서는 고농도 자가미백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한다. 학회 측에 따르면 “흔히 치과에 내원해서 진행하는 미백의 경우 해외에서는 35~50% 정도, 일반 자가미백의 경우 3% 내외의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기준인데, 최종 결과는 저농도의 약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 측은 덧붙여 “고농도 제품이나 부가적인 광원을 사용할 경우 술후 과민증, 점막 손상, 통증, 치수온도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치과의사와의 상의를 통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퍼옥사이드 계열의 알러지가 있는 사람, 임산부나 모유수유중인 환자, 구강건조증 환자, 치근이 많이 노출돼 있고 치아과민증이 있는 환자, 중증도 이상의 치주질환이 있는 환자, 호흡기 질환자 등은 자가미백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