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가 극심한 보조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료보조 일손을 덜어 줄 수 있는 치과용 석션 로봇이 개발돼 관심을 모은다. 개발자가 현직 치과의사라는 점도 이채롭다.
곽호정 원장(테라스치과)이 치과용 석션 로봇 일명 ‘T Dental Bot’을 개발해 시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해 치과명칭을 따 ‘테라스 덴탈 로봇’이라는 사업체도 냈다.
T Dental Bot은 석션을 장착한 로봇 본체와 로봇을 조정할 수 있는 핸드폰용 앱으로 구성됐다. 진료 시 블루투스로 연결해 핸드폰 상의 앱을 간단하게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롤링카트를 이용해 간단하게 체어 사이를 이동할 수 있다.
T Dental Bot 앱 상에서 치료할 치아를 터치하면 해당치아가 위치한 섹터로 움직여 진료시 석션을 돕는다. 구강내 섹터는 총 6개로 구분돼 있으며 반드시 러버댐을 끼운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곽 원장은 “러버댐을 끼운 상태여야 만이 완전한 방습과 확실한 분비물 제거가 가능하다. 아직까지 임플란트 등 고난이도 시술에 사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 외 보존, 보철 치료 등 일반적인 치과치료에는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면마취 치료를 주로 하고 있는 곽 원장의 경우 진료 특성상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연속 2~3시간 치료를 하는 게 다반사라 석션 로봇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기구 세척 및 유지 관리 등도 유니트 체어의 석션 튜브를 로봇에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하면 된다.
# 아들 ‘로봇 공학자’로 키우려다 직접 개발
평범한 개원의가 로봇 개발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곽 원장은 “향후 10년 후 정도면 ‘로봇 공학자’가 유망한 직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지난해 초등학생인 아들을 로봇 프로그램을 만드는 학원에 등록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다른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나질 않아 직접 배워서 가르칠 생각으로 학원에 등록해 수업을 듣다가 오히려 내가 더 푹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을 듣다보니 로봇 프로그램을 치과진료에 접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물이 치과석션 로봇으로 탄생했다.
학원등록부터 프로그램 개발, 본체 완성, 앱 개발, 최종 외형디자인 탄생까지는 대략 6~7개월여 정도가 소요됐다.
어찌 보면 짧은 기간에 뚝딱하고 만들어진 것 같지만 그동안 음성인식 명령, 핸드피스 위치를 송수신으로 파악해 석션을 움직이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 시도와 시행착오 과정을 겪었다.
결국 구강 내라는 특수성과 진료실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부정확성이 큰 이 같은 방법 보다는 현재처럼 핸드폰 앱을 터치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로봇을 조작하는 것이 정확성과 실효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지금 형태의 ‘T Dental Bot’ 이 만들어 졌다.
#보조 스탭 1명 인건비 절감 효과
곽 원장은 “국내 치과계의 보조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치과보조업무를 덜어 줄 T Dental Bot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본다. 조사 결과 국제적으로도 생소한 제품이어서 해외에서도 충분한 시장 가치가 있다. 치과의사인 내가 직접 진료에 적용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엔드 유저인 치과의사들의 기대를 충분하게 반영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로봇 판매비용은 부품 및 제작비, 영업비용 등을 고려해 700만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곽 원장은 “3~4개월이면 직원 한사람의 인건비는 충분히 뽑고도 남는 비용이다. 사용법만 익숙해지면 스탭 한명 정도를 줄이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인건비 절감뿐만 아니라 진료자체도 편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곽 원장은 사업 확장을 위해 해당 사업에 관심 있는 업체들의 조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