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과 전문의로 치과대학에 와서 단대 호수(천호지) 둘레 걷기
의과대학 부속병원이나 전공의 수련병원이 아닌, 치과대학에서 일하게 된 건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3년간 국군병원에서 근무한 이후 삼성서울병원 펠로우로 복귀할지, 개원을 할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 무렵 지금은 고인이 된 레지던트 동기가 단국대 치과대학 마취과 전임강사 자리를 제안했고, 나는 큰 망설임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고향이 거창인 만큼 서울의 복잡한 생활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뇨를 비롯한 여러 지병을 앓고 계신 홀어머니가 고향에 홀로 계셨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필요할 때 곧바로 찾아갈 수 있는 거리라는 점이 단국대 치과대학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가 됐다. 그렇게 아무 연고도 없던 천안에서의 교수 생활이 시작됐고, 어느덧 20년이 훌쩍 지났다. 교수로서의 자율성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큰 부담이었다. 그전까지는 이미 짜인 시스템 안에서 일했다면, 치과대학에서는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했다. 마취과 선임자도 없었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이는 대부분 치과의사뿐이었다. 치과 진료의 특수성 역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처음에는 국소마취제 카트리지가 1.8m
- 김승오 대한치과마취과학회 회장
- 2026-01-07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