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차밍걸! 경주마의 마주로서 너와 함께 했던 시절 정말 행복했다. TV와 신문 한 면에 너에 대한 얘기가 크게 실렸을 때 나는 뿌듯했다. 한때 네가 나보다 훨씬 유명했었다. 101전 101패 경주마로서 최고기록을 남긴 채 이제 더이상 너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오호 哀哉라! 슬프도다. 노란 은행잎이 흩날리고 늦가을의 찬 기운이 나를 휩싸고 만추의 스산함과 축축한 천기가 내려앉은 11월 3일(이날은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 아니더냐). 너는 한 많은 생을 뒤로하고 천상 마구간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 초식동물에게 제일 무서운 산통(배앓이)을 앓게 되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차마 눈으로 볼 수 없고 해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전화가 궁평목장 유 사장으로부터 왔다. 안락사뿐 다른 방도가 없다니 할 수 없이 허락했다. 하늘이 무너지듯 앞이 캄캄했다. 弔針文 작가 兪씨 부인은 애지중지하던 바늘이 작근둥 부러졌을 때 그 슬픔을 구구절절 달래며 아파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살아 있던 너를 저세상으로 보내야 했으니 얼마나 처절한 일인가! 경주마로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의 길로 장애물 비월, 마장 마술, 국가대표말이 되기 위한 꿈을 키우기 위해 훈련 하던 중 이 지경이 되
도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삶과 추억이 녹아 있고, 함께 살았던 동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재개발에 밀려 사소한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고 살아왔다. 분명 내 것이 아님에도 나누지 않고 내 것인 양 안하무인으로 살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느님은 창조 때부터 인간은 모든 생물들과 더불어 살기를 원하셨다. 인간의 욕심과 잘못된 생각이 모든 걸 빼앗아간다. 그 욕심 때문에 많은 생명체가 사라지며 생명체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나는 위례 신도시 재개발 지역을 지날 때마다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지난 여름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남성대 아랫쪽 쌍둥이 골프장 수로와 늪지대에서 맹꽁이 소리를 들었다. 서울에서 듣기 힘든 반가운 소리였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 ‘맹꽁, 맹꽁’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았다. 바로 수로에서 나는 소리였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장맛비가 쏟아지던 날 듣던 맹꽁이 소리 바로 그 소리였다. 서울 근교에서 이 소리를 듣다니 가슴이 뛰고 벅차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귀를 의심했다. 맹꽁이는 생체 크기가 3~4cm 정도이다. 땅속에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