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김할머니의 죽음
김할머니의 죽음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존엄사에 대한 공개논쟁을 불러왔던 김할머니가 지난해 6월 인공호흡기를 떼고 나서 201일간 생존하다가 새해가 밝은지 열흘만인 10일 오후 2시 57분, 별세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온 국민의 관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내셨던 분은,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 날씨가 잠시 풀린 어느 일요일 오후에, 가족들 곁에서 임종을 맞았다.
혹자는 나름대로 김 할머니에서 비롯된 연명치료 중단 논란이 우리 사회에 연명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성과를 냈다고도 하고, 일각에는 여전히 존엄사란 인간의 의술로 일단 살려 놓을 수 있는 이를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1997년, 보호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환자를 퇴원시킨 의사에게 2004년, 대법원이 ‘살인방조죄’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한 ‘보라매 병원 사건’에 비하면 존엄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이미 많이 성숙했음을 느낄 수 있
-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 2010-01-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