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제 나와 같이 가요
야간진료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저녁, 새로운 대화창이 만들어지면서 메시지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핸드폰을 발견하였다. 낯익기는 하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프로필 사진. 아버지였다. ‘아버지께서 어쩐 일로 연락을 주셨지?’ 하는 생각과 함께 내용을 들여다보니, 어머니께 보내야 되는 연락을 잘못 보내서 미안하다는 내용이다. 언제든지 오고 갈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아버지와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첫 메신저 대화였기에, 나에게 그 의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아 그동안 단톡방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따로 연락을 드린 적이 없었구나. 내가 아버지를 조금은 외롭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아버지와의 옛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이셨다. 하지만 책임감 있는 모습 사이로 힘들고 외로운 모습 또한 스며있었던 것 같다. 여느 때와는 달리 만취해서 집에 들어오실 때면, 나와 동생은 한껏 부푼 마음으로 아버지를 기다렸다. 그런 날은 빈손으로 들어오시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흥얼거리는 노랫소리와 함께 양손 가득 간식을 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어렸던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그런 날의 아버지는 힘들고
- 정석환 NY치과의원 원장
- 2022-08-03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