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에 사람이(인문학) 안 보이네?
띠리리링~~~~(전화벨 소리) 치의신보 기자에게서 걸려온 원고 청탁 전화였다. 헉! 이 늙은 퇴물 교수에게서 아직도 얻을 게 있고 쓰임새가 있나? 감동과 착잡함이 교차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반짝반짝하는 디지털 최신정보와 지견이 지천에 깔려 있는 지금 세상에 오래된 아날로그적인 오피니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생각과 계획이 감격이자 또한 놀람이었다. 벌써 대학에서 퇴임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아직도 교수 시절 때 잘난척했던 본성(?)을 말끔하게 빼내지 못한 채 어영부영 살아오고 있다. 대학에서 나와보니 비로소 대학이 무엇을 해야 할 곳인지를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 같다.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지... 지금 그 시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깐에는 고고한 지식이었다고 생각하고 설파했던 내용이 얼마나 설익고, 순화되지 못한 겉치레 지식에 불과했는지... 생각하면 부끄러움과 회한이 겹치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학이 탈바꿈해야 한다.』 대학이 지나치게 권위주의적 의식에 사로잡혀 배타적이고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 그 속에서 배출되는 인재들도 이기적이고 옹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떤 치과의사를
- 최상묵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명예교수
- 2021-01-27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