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함께 노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놓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여기저기서 의견 충돌을 벌이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은퇴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연금 개혁법안을 둘러싸고 노동자들의 격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현행 시스템을 유지하면 올해부터 연금재정이 적자로 전환되어 2030년에는 약 19조 원의 적자를 보기 때문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거나 연금 수령액을 깎아야 하기때문에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연금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반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지하철 무임승차 등 다양한 복지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지하철공사의 적자가 한해 2천억~3천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노인의 무임승차 나이를 높이거나 지하철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인을 위한 복지제도는 편안하고 안전한 노후 생활을 위해 마련되었지만, 고령층의 증가와 출생아 수의 감소로 모두에게 재정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2022년 서울에 거주하는 1957년 이전 출생자 301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학창시절 노는 것 같은데 공부 잘하는 친구가 있고 엄청 시간을 들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별로 안 좋았던 친구의 기억이 있다. 공부의 요령을 알고 있으면 시간을 별로 투자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공부하여 성적을 올리지만, 공부의 원리를 모르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의 요령이나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해 보면 공부를 잘하던 친구가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공부의 원리는 알고 있지만, 세상의 원리는 또 다른 문제이고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1+1=2라고 가르쳐 주지만 살다 보면 정답은 0일 수도 있고 1이나 10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학교나 학원은 공부를 잘하도록 가르쳐 주지만 세상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나 요령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살아가는 원리는 본인이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과정에서 직간접 경험으로 배우게 되는데 다양한 상황을 다 경험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경우 수를 다 알 수도 없다. 예전에는 가전제품 기능이 단순해 이리저리 만지다 보면 매뉴얼을 보지 않더라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요새 나온 전
2023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지난해를 돌아보며 새해에 하고 싶은,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아 목표를 세우게 된다. 우리들의 새해 소망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 병원이 잘되길 바랄 것이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저수가 치과 확산으로 개원가가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치의신보 56주년 창간 특집으로 ‘저수가 치과에 미래가 없다’라는 특집기사가 지난해 연말에 연재되었다. 비보험 진료인 임플란트와 교정치료의 저수가에 대한 개원가의 걱정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요사이 인터넷을 통한 공격적인 할인 광고로 인해 선량한 치과의사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수사 범죄관련물을 보면 ‘이 사건으로 누가 이익을 보는가’하는 기본적인 의문은 범죄의 동기와 범인을 찾기 위해 어김없이 하는 질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고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치과에서 저수가 정책을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 것일까? 치과 아니면 환자, 아니면 둘 다? 어느 정도의 가격 경쟁은 예상하지만, 임플란트는 30만 원대까지, 교정치료비도 80만 원대까지 떨어지고 있다. 환자는 치료비가 비싸
현재의 초고속 디지털 전자 문명 시대에 사는 우리는 남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과 만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보다 ‘요즘 바쁘시죠’라는 말을 더 자주 쓰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바쁘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빨리빨리’ 문화의 대표 선두 주자다. 3초 후면 닫힐 엘리베이터에서 닫힘 버튼을 수도 없이 누르고 녹색 신호등으로 변하자마자 앞차가 빨리 안 간다고 뒤차는 클락션을 누른다. 식당에서는 음식이 나오자마자 누가 뺏어 먹을 것도 아닌데 10분이면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렇게 바쁘게 산다고 그리 달라지는 것도, 얻는 것도 없지만 이런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비교와 경쟁과 속도로 대표되는 세상은 남에게 뒤처지지 말고 앞서 빨리 돈을 많이 벌고 최고가 되어 먼저 1등이 되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자의든 타의든 현실과 타협하고 편법으로 더 빠른 길을 택하며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 하고 있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느 날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게 되고 경주를 시작한 토끼는 거북이가 한참 뒤진 것을 보고 안심을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우크라이나발 경제 위기가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잘나가는 분야가 바로 명품시장이라고 한다. 명품가방 제품 가격을 7~17% 인상하겠다고 하자 인상 전날 새벽부터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기 위해 문이 열자마자 달리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고 해외여행 급감으로 면세점에 쌓여 있던 명품 재고가 온라인으로 처음 풀렸을 때는 이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더니 인터넷 판매 시작 4시간도 채 안 돼 200개 넘는 품목의 90%가 품절되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명품 고가 제품을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다. 19세기 초, 지금처럼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이 아닌, 수공예로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독창성과 예술성과 희소성이 상류층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삶의 이미지가 점점 명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투자를 제외한 지출의 약 72%는 신용카드로 이뤄지고 있는데 카드사는 보유하고 있는 고객 결제 정보, 가맹점 정보 등 소비 데이터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 돈을 쓰고 있는지에 관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원이나 영업시간 제한을 한 3년 동안 개인사업자들은 매출이 줄어 대출 상환이나 임대료를 못 낼 정도가 되어 경영난으로 폐업을 한 곳이 많다. 8월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960조7000억 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40.3% 증가했다. 제2금융권의 대출이 최근 2년 6개월 동안 70.7%(160조4000억 원) 증가했고, 3곳 이상의 금융권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33만 명으로 4.4배 늘어나 금융당국이 우려하고 있다. 8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만 명을 오르내리는 코로나 재확산에 기준금리 인상, 고물가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어렵게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은 다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교외 체험학습을 떠났다가 실종된 초등생 초등학교 5학년 조유나 양 가족 사건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가족은 5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아이 학교에 체험학습을 신청했지만, 전남 완도에서 마지막 행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경찰이 6월 24일 공개수사에 나서면서 언론을 통해 실종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많은 사람의 걱정 속에 어딘가에 건강
2021년 9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우리나라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액션 서스펜스 생존 드라마로 넷플릭스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영화의 흥행으로 투자된 제작비 200억 원의 400배의 가치로 평가됐으며 넷플릭스의 주가는 12조 원 늘었고 참가자의 초록색 운동복이나 진행요원의 붉은색 옷과 마스크가 유행하고 달고나 열풍을 일으켰다. 오영수 배우(오일남 분)는 우리나라 배우 가운데 최초로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으며 이정재 배우(성기훈 분)는 미국배우조합상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총 6개의 게임을 통과하고 우승자가 되면 상금 전부를 가질 수 있으나 만약 탈락하게 되면 상금은 물론 생명을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많이 있으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선정성, 폭력성, 잔혹성 등의 이유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추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징어 게임’ 6회 내용을 보면 줄다리기에서 참가자가 대거 탈
매일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집에 들어와 지친 하루를 끝낸 후 낮에 받았던 스트레스나 신경써야 할 여러 일을 잊기 위해 술이나 게임 등으로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거나 기절하듯 잠이 들기도 한다.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쳇바퀴 돌 듯 병원으로 출근하여 환자를 보는 것이 우리의 하루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살아가는 진지한 의미보다는 말초적인 자극이나 쾌락과 같은 단순한 흥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그 이유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뭘 해도 무기력하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거나 살아가는 목적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무감각하게 살아간다. 우리는 갖지 못했을 때는 갖고 싶고 일단 어느 정도 얻게 되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다. 얻고 나면 지키고 싶고, 지키고 싶을 때는 잃을 것을 두려워한다. 바로 이런 욕망과 걱정과 두려움이 우리를 항상 바쁘게 하고, 스트레스에 휘둘리게 한다. 환자를 왜 이렇게 많이 봐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무리하다가 자신의 건강을 해쳐 치료를 위해 이제까지 모은 재화를 다 쓰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삶은 분명 유한한데 목적이 아닌 수단을 위해 주객 전도
2022년도를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4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0여만 명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국제적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많은 사상자와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눈물 나는 전쟁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양대 후보 모두에게 제기된 도덕성 문제와 범죄 의혹으로 누가 얼마나 좋은지를 판단하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덜 나쁜지, 싫은지를 따지는 비호감 선거전이었고 거기에 가족이나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각종 의혹이 더해지면서 네거티브 선거 양상은 진흙탕 싸움이 되었다. 특히 선거운동 내내 지역, 세대, 성별, 계층 간 사람들의 의견이 양극화로 더 심해져 분열과 갈등이 계속되었다.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 숱한 의혹 제기와 흑색선전으로 오르내리는 지지도를 보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피곤하고 혐오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런 것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대통령 후보들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이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창피한 일들이었다. 어쨌든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