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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깐부인가?

황충주 칼럼

2021년 9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우리나라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액션 서스펜스 생존 드라마로 넷플릭스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영화의 흥행으로 투자된 제작비 200억 원의 400배의 가치로 평가됐으며 넷플릭스의 주가는 12조 원 늘었고 참가자의 초록색 운동복이나 진행요원의 붉은색 옷과 마스크가 유행하고 달고나 열풍을 일으켰다. 오영수 배우(오일남 분)는 우리나라 배우 가운데 최초로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으며 이정재 배우(성기훈 분)는 미국배우조합상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총 6개의 게임을 통과하고 우승자가 되면 상금 전부를 가질 수 있으나 만약 탈락하게 되면 상금은 물론 생명을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많이 있으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선정성, 폭력성, 잔혹성 등의 이유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추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징어 게임’ 6회 내용을 보면 줄다리기에서 참가자가 대거 탈락하고 살아남은 자들은 구슬 게임을 하게 된다. 어떤 방법으로 게임이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맘에 맞거나 친구 또는 부부끼리 2인 1조로 한 조가 된다. 일남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한팀이 된 기훈에게 ‘우리 깐부부터 맺어야지. 구슬이랑 딱지랑 같이 쓰는 친구’라며 호의를 보인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도장까지 찍으면서 깐부 맺기 약속을 한다. 게임 방식은 상대방의 구슬 열 개를 먼저 따면 이기는 것으로 지는 사람은 탈락이고 탈락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기훈은 살아남기 위해 치매를 겪고 있는 일남을 속이고 승리에 이르게 되지만 일남은 사실상 속은 척했음을 보여주고 게임을 포기하며 ‘우리는 깐부잖아’ 라는 말과 덕분에 즐거웠다며 퇴장한다. 깐부는 친한 친구, 단짝, 동지를 뜻하는 은어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팀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냥 팀 정도가 아닌 서로를 잘 이해하는 연합이나 동맹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깐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우리 치과의사들은 과연 서로 믿고 신뢰가 형성된 깐부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치과의사는 그렇다고 하겠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치과의 사무장병원, 불법 네트워크 치과 운영뿐 아니라 과다경쟁으로 인한 과잉진료와 과장되고 불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의료 광고가 늘어나면서 치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비보험인 보철이나 교정치료의 치료비 할인 이벤트를 주로 하는 치과는 병원의 문턱을 낮추고 많은 혜택을 준다며 환자들을 모으고 선납금을 미리 받고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감당하지 못해 결국 치과를 폐업하고 있다. 환자들은 싼 치료비로 치료받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국 치과 폐업으로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부실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예상보다 2~3배 늘어난 치료 기간과 증가한 치료비로 타 병원에서 재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해를 본 수백 명의 환자는 해당 치과와 의사를 대상으로 경찰 고발과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의 폐해는 해당 치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량한 치과의사들에 대한 불신과 피해를 일으키고 치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중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먼저 불법 광고나 이벤트 광고가 환자에게 어떤 폐해를 입히고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들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의료를 일종의 공산품처럼 생각해 오로지 가격만으로 치과를 비교, 선택하는 의료소비 형태가 계속되고 치료비가 싸다는 이유로 환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이를 감당하지 못한 치과의 부실 치료와 먹튀 사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의료를 상품화하는 것은 치과의사로서의 윤리와 대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다. 치과의사들은 얼마나 양질의 치료를 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환자들은 본인들이 원하고 만족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 상황에 대해 심각함을 인지하고 상습적으로 불법 의료 광고를 자행한 10개 치과에 대해 2020년 검찰 고발하였으며 2021년에도 5개 치과에 대해 추가 고발하여 불법 의료 광고 근절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올바른 치과 선택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지부, 학회와 협회의 ‘올바른 치과 선택 요령’ 관련 홍보물은 의미가 있다.

 

나만 잘살자는 불법 이벤트 광고와 같은 일탈 행위는 치과계에 큰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치과계 내부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우리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국민에게 얼마나 존경받고 신뢰받는가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 달린 만큼 책임의식을 가지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 치과계 스스로 자율 징계권 확보로 치과계 스스로 자정 작용을 이끌어내 국민의 건강권과 신뢰를 향상시켜야 한다. 치과계 내부에서의 직업윤리나 사명감, 이런 것에 대한 의식변화가 필요하며 우리의 치료가 하향 평준화가 되지 않도록 전문성을 갖추고 기본 의료윤리를 갖춘 치과의사로 성장해야 한다.

 

사람들의 갈등은 개인의 과도한 욕심, 이기적인 마음으로부터 출발한다. 공자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먼저 생각하느냐 아니면 우리를 먼저 생각하느냐에 기준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공통의 목적, 목표가 있다면 바라보는 방향은 같아야 하고 흐트러짐 없이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환자를 단순히 영리 목적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구강 건강을 위해 불편과 고통을 최소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신뢰받고 존경받는 치과의사가 되고 바람직한 깐부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