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로비에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리모델링으로 확장된 공간을 넉넉히 활용한 2층 높이 트리와 각종 장식이 설치된 것입니다. 늦은 밤까지 반짝이는 트리를 지나치며 매일의 야근길에 묘한 위로를 받습니다. 사실 예방치과 진료실에는 이보다 일찍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했습니다. 팍팍한 전공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신선한 자극을 주고자 일찌감치 창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주렁주렁 매달아 둔 것입니다. 불 꺼진 진료실에 조용히 앉아 반짝이는 전구를 바라보다가, 문득 서울역에서 노숙인들과 함께해온 크리스마스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노숙인 상담원에게 크리스마스는 무척이나 곤혹스러운 날입니다. 수많은 민간 종교단체가 각종 선물 보따리를 싸 들고 거리로 쏟아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받기 위해 종로, 용산, 영등포 등지에서 서울역으로 유입된 노숙인들과 종교인들이 뒤얽혀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기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평소보다 한 두시간 일찍 활동을 시작합니다. 역사 내 푸드코트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역 광장으로 나가 하나둘씩 나타나는 종교단체 무리를 찾아가 정중하게 주의사항을 안내합니다. 주요 내용인 즉, ‘광장 한복판에서 티나게 있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근 장수 시대 및 기후 변화 등 여러 가지 변화에 따라 병원진료실이 아닌 군부대, 긴급 재난지역, 낙도오지, 부정기적인 무료진료소, 환자의 주택, 요양병원, 교정시설, 경로시설 및 마을회관 등과 같은 다양한 외부환경에서 구강검진 및 진료가 이루어져야 함에 따라 포터블 치과장비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터블 치과장비는 다양한 환경(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이 방에서 방으로 또는 세계의 원거리 이동 등)에서 효율적으로 설치하고 사용한 다음 신속하고 쉽게 접고 압축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제작되어야 하며 안전성 및 효율성을 위한 표준이 필요하다. ISO/TC 106/SC 6(치과 장비 소위원회)/WG 2(치과 환자 의자 및 치과 유닛 작업반)에서는 현재 포터블 치과 유닛 및 환자 의자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고 있으며, 이 중 제1부로 ISO 23402-1:2020 Dentistry - Portable den
사실적인(트루), 그대로(리얼), 리얼리즘, 자연스러움……. 최근 광고 카피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그 순간, 그 곳’을 ‘그대로’, 혹은 ‘사실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도구와 언어들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과 그 곳은 잘 기록을 하겠는데, 사실 그대로를 묘사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요즘 화두들 중 하나인 공정하다와 공평하다의 기준을 어느 선에 맞출 것인가 하는 문제와 같이, 주관적이다 혹은 객관적이다 하는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혹은 속한 조직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대로’ 잘 기록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최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원리 원칙만을 따지다 보면 그 조직이 원하는 더 큰 대의명분을 잃을 우려도 높습니다. 지나침과 부족함 사이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 좋은 표현과 더 느낌 있는 감상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흔히 말하는 무보정 사진이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촬영본 역시 작가 자신 이외에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찍은 그대로라고
■ 고해상도 파일은 아래 PDF 첨부파일 클릭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한상선 교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석, 박사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악안면방사선과 수련 ·대한영상치의학회 편집이사 ·Imaging Science in Dentistry 부편집인 ·(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영상치의학과 교수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만 남은 달력을 보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어느 때보다 많이 낯선 2021년이었고 어느 때보다 밖에 나서지 못한 1년이었다. 그렇기에 주로 머무는 곳이 집과 직장이었고, 주로 함께한 사람들이 가족과 소수의 주위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지나간 시간 속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행복했던 날, 슬펐던 날, 아쉬웠던 날, 후회되는 날도 많았다. 쉴러는 시간의 흐름을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나,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지난해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10년간 벌어진 일이 팬데믹으로 수일 만에 벌어졌다”라고 한 것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미래가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조선은 유명 미래학자들과의 인터뷰와 조사기관들의 전망을 취합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CHANCE(기회)’를 뽑았고 팬데믹 대변혁 속에서 2030년을 전망한 내용을 발표하였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Consumer trends (경험경제, 메타버스 소비) 엑스프라이즈재단 피터 디아만디스회장은 옷을 사기 위해서는 가상 의류
불빛 없는 동네 뒷산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왠지 모르게 무서움과 나약함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돌아가고 싶은 충동. 어두워지면 나타나는 두려움. 어둠속에 홀로 있는 것은 언제나 두렵다. 그러나 이 시간, 가끔, 아주 가끔 찾아와 주는 안장 위 나와의 ‘대화의 시간. 어두운 산속 한가운데에 있으니 2011년 처음으로 참가했던 아산 280랠리가 떠오르며 카메라가 나를 비춘 장면이 그려진다. 한 중년 남자가 비를 맞고 서 있다. 그 남자는 하루 종일 내리는 장마비에 온몸은 다 젖어있고 추위에 손을 바르르 떨며 부르튼 빵을 먹고 있다. 그는 이 랠리가 끝나면 라면을 아니 곱빼기 자장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팍팍한 개원 생활에서 탈출하고자 아무 의미없이 참가한 랠리.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고 긴 산속 임도를 넘으며 저 산 너머에 뭐가 있을까 저 앞에 보이는 저 산을 넘으면, 그 다음 산엔 뭐가 나타날까? 아직 가야할 거리의 반도 못 갔는데... 뭔가 새로운 것을 그리며 산을 넘는데 이 산을 넘고 나서 보이는 건 역시나 이전에 지나쳐왔던 산들과 단지 모양만 조금 다른 저 산만이 우뚝 서 있을 뿐이었다. 비슷비슷한 어제 오늘 내일이 아무 의
명성 호텔 라운지 레스토랑에서 민혁은 순영의 부모님과 저녁 식사가 약속 돼 있었다. 라운지 안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이란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뵈는 창가 자리였다. 마천루들 사이로 정체된 차들의 불빛이 크리스마스트리 알전구들처럼 보였다. 순영은 이번이 아버지를 설득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오빠, 오늘은 아빠 마음에 꼭 들게 말해야 해.” 순영이 몇 번이고 신신당부했다. 호텔의 입구 쪽에서 순영의 부모님 두 분이 걸어 들어왔다. 민혁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넙죽 인사를 했다. “두 분 오시느라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특별히 야경이 멋진 창가 자리로 예약해두었습니다.” 순영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민혁은 라운지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친구와 통화 중이었다. 순영은 민혁을 놀라게 해주려고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다가갔다. “잘 지내지? 결혼? 응 조만간 할 거 같은데. 장인 되실 분이 보건소 그만두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개원하라고 성화셔서 말이야. 데릴사위? 말도 안 되지. 우리 어머니는 어쩌고. 보건소를 그만두긴, 지금 개원환경이 얼마나 안 좋은지 뻔히 아는데. 제주도에 내려가서 개원하는 척하면서 일단 결혼하면, 순영이든
구차할 뜻이 없는 그들의 문장은 간결했다. 치과계가 걸어온 모든 순간이 되새김질하듯 차례로 지면에 올랐다, 내려갔다. 1966년 12월 15일, 치의신보가 세상에 나왔다. 크고 작은 기록과 기억들이 치의신보의 지면을 채우고, 다시 치과의사의 일상을 훑었다. 그들의 일상이 우리에겐 신화가 된다. 그 시절 치과의사들을 웃고, 울리던 치의신보의 흔적들을 창간 55주년을 맞아 오롯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한 해 살림살이는 얼마나 될까. 2021년 회계연도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하면 사업규모가 69억 원가량 된다. 치의신보를 비롯한 특별회계를 포함하면 그 수치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시계를 반대로 돌려 50년 전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치의신보가 창간된 이듬해인 1967년의 치협 예산은 357만 7108원이었다. 그때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예산은 대략 1936배가 늘어난 규모다. 기본적인 화폐가치 변동이나 물가상승률은 차치하더라도 그간 치협의 사업이 방대해지고, 역할 또한 일일이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다는 방증이다. 그 기간 동안 급증한 치과의사 회원들의 수도 이 같은 규모 확대에 일조했다. 이로부터 3년 뒤인 1970년에는 5
구차할 뜻이 없는 그들의 문장은 간결했다. 치과계가 걸어온 모든 순간이 되새김질하듯 차례로 지면에 올랐다, 내려갔다. 1966년 12월 15일, 치의신보가 세상에 나왔다. 크고 작은 기록과 기억들이 치의신보의 지면을 채우고, 다시 치과의사의 일상을 훑었다. 그들의 일상이 우리에겐 신화가 된다. 그 시절 치과의사들을 웃고, 울리던 치의신보의 흔적들을 창간 55주년을 맞아 오롯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올해 쉰다섯 살이 된 치의신보가 결국 ‘라떼’를 소환했다. 중년의 나이가 들어찬 치의신보의 지난 세월을 훑어보는 건 지면은 물론 PDF 파일로도 벅찬 일이었다. 그 시작은 명확했다. 55년 전 12월 창간 당시 ‘칫과월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치의신보는 창간호 알림을 통해 ‘본지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기관지로서 치과의학의 향상 발전과 전국 회원의 친목을 도모함에 그 목적이 있다’고 그 소명을 분명히 밝혔다. 역사적 창간호 제1면 첫머리 기사 제목은 바로 ‘치무과 부활’이었다. ‘정 보사부장관은 이번에 보사부 직제를 개정함에 따라 치무과를 부활시키기로 본회 회장단에게 확약하였다’로 시작되는 이 기사는 치무과 부활 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소식을 함께 알렸다.
치의신보가 창간 55주년을 맞아 발행인인 박태근 협회장과의 인터뷰를 갖고 정관개정안 마련, 정부 비급여 통제 정책 대응, 한국치의과학연구원 설립 추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2월 10일 치협 회관 내 협회장실에서 진행됐다. <편집자 주> Q. 취임 4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회무의 성과를 내 달라는 당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생각과 각오는? 집행부를 구성한 지 2달이 지났다. 현재 ▲구인구직난 해결 ▲한국치의과학연구원 설립 ▲정관개정 ▲지부와의 소통 ▲법정의무 교육, 방사선 안전관리 책임자 교육 주기, 진단용 방사선 검사 등 개원가 행정부담 경감 ▲의료보험 수가 현실화 등 6가지 회무 목표가 있다. 모두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일들은 아니다. 그래도 한, 두 가지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Q. 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신데, 어떻게 회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한다면? 모든 이사들에게 지부 이사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하라고 했는데 그게 나름 잘 진행되고 있는
“치과에서 덴탈마스크 안 쓴지 오래죠. KF94는 기본이고 페이스쉴드도 챙겨 씁니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전 직원이 수술복을 입고 환자를 봤습니다. 당연히 관련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요.” 치과 개원가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감염관리비용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감염관리에 대한 의식 향상으로 기존에도 관련 장비, 소모품 구입에 대한 지출을 늘려오던 차였는데,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여기저기 우후죽순 증가하는 감염관리비용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단순 수치화 할 순 없지만 동네치과마다 감염관리에 들어가는 추가비용 체감도가 기존 대비 적게는 2~4배, 많게는 5배 정도까지라는 것. 인천 서구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데스크까지 전 직원에게 마스크와 글로브 등 방역용품 사용을 철저히 지키게 하다 보니 지출비용이 많이 늘었다. 환자 한명을 볼 때마다 가는 유니트체어 시트지 값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의료폐기물량도 증가해 처리비용도 늘었다”며 “환자들을 위한 대기실 공기청정기, 자동손소독제, 청소기 교체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QR코드 체크용 태블릿PC 구입비까지 모든 게 다 감염관리비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감염관리비
내년 1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의 법정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해당 치과들의 연차 관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18년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 개정으로 5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 등은 2022년 1월 1일부로 법정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법정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지정되면 공휴일을 연차로 갈음하는 ‘연차대체제도’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연차대체제도는 공휴일과 근로자의 연차휴가 일수를 갈음 할 수 있는 제도로 한정된 시간 안에 진료를해야 하는 대부분의 병·의원들은 그동안 직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법정 공휴일을 연차로 갈음하는 ‘연차대체제도’를 적극 활용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더라도 법정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치과는 연간 15일 정도에 해당하는 법정 공휴일(1월 1일,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부처님 오신 날, 어린이날, 현충일, 기독 탄신일, 설 연휴, 추석 연휴 등)과 별개로 각 직원의 근속 연차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를 제공해야 한다.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근속기간 1일 평균 근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