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 분이 쓴 신간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라는 책을 읽는데 내용 중 오랫동안 마라톤을 뛰는 분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었습니다. 저자가 그렇게 오랫동안 마라톤을 해오고 있는 그에게 “너는 그렇게 20년이 넘게 한결같이 뛰어왔으니 이젠 몸에 배어서 하나도 힘들지 않겠네?”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대답하기를 “천만에! 지금도 뛰어야 하는 날 새벽에 눈을 뜨면 ‘뛰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하고 수백 번을 고민해. 그러다가 운동화를 딱 신고 발걸음을 내딛으면 그때부터는 가슴이 뛰어. 운동화를 신기까지가 제일 힘든 것 같아.”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그 글을 읽는데 ‘어떻게 이렇게 산에 오르는 것과 똑같지?’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지난 16년간 휴일이면 어김없이 청계산을 찾음에도 불구하고 이불 속에서 항상 빠짐없이 ‘내가 오늘 산에 왜 꼭 가야하지?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데 억지로 가면 건강에 더 나쁜 것 아닐까?’등등의 유혹이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그런데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5분도 안되어서 숨이 살짝 가빠지면서 ‘정말 오길 잘했다’라고 마음이 바뀝니다. 현실적으로 주위에는 산을 즐기는 분들보다 산에 오르지 않고, 심지어는 과거의
작년 초인 2020년 1월, 동기들과 동남아 여행을 준비하던 나는 비행기가 취소되고 나서야 코로나19(COVID-19)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많이 고대하던 여행을 못가게 되어 무료해진 나는 본가에 있기보다는 동기들과 마지막 예과 방학을 즐기고 싶어 개강 3주 미리 대구에서 강릉으로 이동하였다. 개강일이 일주일도 안 남았을 때 개강 2주 연기 소식을 들었고, 다시 2주 후 이번 학기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몇몇 실습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업과 시험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동기들과는 물론 선·후배간의 교류도 단절되었다. 매년 ‘전국치과대학(원)생 축제(이하 전치제)’를 준비하며 동아리별로 선후배간의 친목을 다질 기회가 많았었는데, 코로나19의 악화로 행사 취소는 물론 동아리 활동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활발하던 학교생활이 그리웠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올해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전국치과대학(원)생연합(이하 전치련)의 의장으로 역할을 맡게 되었다. 코로나19가 금방 종식 될 것이라 생각해 강릉원주대학교에서 1년 더 의장 역할을 하고 주최를 맡기로 했지만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입니다. 치과의사도 의료인으로서 먼저 백신을 맞은 편에 속하고, 저를 포함해 많은 분이 백신을 맞았습니다. 이제 곧 2차 백신을 맞을 예정이고, 빨리 백신을 맞아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도 큽니다. 하지만, 의료인 또는 관계자라고 해서 꼭 백신을 맞아야 하는 건지, 그래서 내가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간의 지능이 풀어내던 문제들을 기계가 해결할 수 있는 현상을 지칭한다. 임상을 하는 치과의사들의 경우 AI라 하면 병의원 관리, 진료실 네트워크, 환자정보와 가상치료, 음성인식, 각종 측정 기구, IT기반의 진단, IT기반의 임플란트 계획과 셋팅, 수술가이드, 교정치료, CAD/CAM, 3D-시스템, 의료영상 시스템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의료기관을 넘어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스케일에서의 AI 활용은 앞에 열거된 내용과 약간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우리 사회와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인 보건분야에서 AI 적용은, 건강 자료들이 점점 디지털화 되고 있고 현 시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빠르게 개발되고 향상되는 속도를 보면, 질병의 초기 진단을 쉽고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어 최고의 의학적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거 역사적 위기 상황들에서 수많은 인류의 생명을 구해냈던 백신이나 항생제 등의 사례들과 같이, AI의 활용으로 전 세계 인류가 적정가격에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정부나 세계의료단체들이 거는 이유가 여기 있다. AI라는 용어
지난 번에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칼럼을 쓴 이후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습니다. 가족의 문제도 있었고, 기대했던 개인적인 일도 끝내 안되면서 어떤 회의감이라기보다 무기력함이 지난 한달을 지배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글은 거기에 대한 고민에서 쓰는 글입니다. 우울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이 나지 않고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느낌들에 다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은 느낌들이 저를 지배하였습니다. 알아보니 우울증이 아니라 번아웃 증상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꾸역꾸역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쉴 때 잘 쉬어야 에너지를 얻고 일을 할 때 더 능동적으로 할 수가 있는데, 번아웃에 빠지면 쉬는 것이든 일이든 다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하기 싫어집니다. 우리는 일을 안하는 것을 쉬는 것과 동의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제대로 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정말로 기뻐하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활동을 해야 쉬는 것인데, 한국 사회에서 가정을 둔 부모들의 경우 꾸역꾸역 일과 가정을 다 챙기며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을 안하면 쉬는 것으로 착각하기에 스마트폰에서 배터리가 계속 나가듯이 몸이 방전되는 것입니다. 나름 일과
1987년 2월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서울에 홀로 대학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왔다. 입학식에서 부산 사투리를 쓰는 친구가 혹시 치의예과 신입생이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본인도 같은 학과 신입생이라고 잘 지내보자고 했다. 물론 고등학교 동기가 27명이 서울대에 같이 입학을 하여 친하게 지낼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치과대학은 혼자여서 잘되었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 친구는 브니엘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부산의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하나 더 섭외하고 학습동아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나중에 치과의사가 되었을 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는 미적분학과 물리학 학습 동아리가 되어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다. 그런데 그 유명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 민주화 투쟁이 터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위해 거리를 헤매일 때, 우리는 도서관에 있었다. 1학기 기말고사를 학과 차원에서 거부하기로 하고 시험장 입구를 일부 학생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나는 그 와중에 시험을 보러 들어갔다. 나중에 치과교정학을 전공한 친구가 입구에서 나에게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나중에 친구들을 어떻게 보려고 이렇게 하느냐?” 사실 부친이 사업에 망하고 월
김영삼 치협 공보이사가 최근 ‘7·12 협회장 보궐선거 불출마 입장문’을 발표해 치과계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종훈·이하 선관위)가 최근 ‘경고’ 조치를 내렸다. 김 이사는 지난 14일 불출마 입장문을 통해 ‘최선의 후보가 없다면 차선의 후보, 차선의 후보마저 없다면 최악의 후보를 막을 차악의 후보라도 선택해야 한다’며 자신의 출마를 위해 추천서를 보내준 지지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선관위는 김영삼 공보이사의 입장문이 치협 선거관리규정 제33조 제2항 및 제68조 제1항 2호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제33조 해당 규정에서는 ‘당해 선거에 대해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동 규정에 의해 금지 또는 제한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또 제68조 해당 규정에서는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 회원 또는 선관위 위원은 후보자에 대해 비방, 중상모략 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선관위는 김영삼 공보이사의 불출마 입장문을 엄정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치협 이사로서 협회장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부적절한 행위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영삼 공보이사는 “몇몇
대체공휴일을 모든 공휴일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민들의 찬성 여론에 힘입어 급물살을 탄 가운데 일선 치과 개원가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인력 부족으로 진료와 행정업무 부담을 더욱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직원 사기 진작은 물론 휴일 환자 수 증가를 가져오리라는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 9일 설날·추석·어린이날에만 적용됐던 대체공휴일을 모든 공휴일로 확대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 공휴일법’ 제정안(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23일 현재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향후 29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올해 광복절·개천절·한글날·크리스마스에 하루씩 대체공휴일이 생기게 된다. 국민 여론은 대체공휴일 확대에 큰 환영을 보내고 있다.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에 따르면 18세 이상 국민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2.5%가 찬성했다. 다만 영세사업장의 경영·인력 부담은 물론,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는 법안 적용에서 소외돼 ‘휴일 양극화’ 논란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치과의원에도 맞지 않는 옷이라는 불만이 개원가 전반에 퍼져있는데, 이는 소규모 치과의원일수록 업무에 심각
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장은식 후보가 지난 19일 제주시에 ‘행복캠프’ 선거사무실을 개소하고, 수도권에서만 임원을 독점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에서도 협회장을 맡아 ‘소통과 화합’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천명했다. 기호 2번 장은식 후보는 “지금 치협은 위기 상황이다. 소통과 화합으로 단결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평화와 번영의 섬 제주도에서 화합의 바람을 일으켜 대한민국 치과계가 한마음으로 회원 여러분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소통을 위해서는 수도권에서만 협회장을 할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야 회무의 어려움도 알고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후보는 “과거 로마제국이 천년을 간 이유는 로마시민만 독점한 것이 아니라 멀리 스페인이나 발칸반도 출신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황제를 할 수 있는 열린 사회구조 때문”이라며 “협회도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 능력과 열정에 따라 협회장이 될 수 있어야 무궁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장은식 후보는 “화합을 위해서는 특정세대만 독점하는 협회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60대 경험 많은
장영준 후보가 경과조치 자격시험 응시 기회 확대와 잉여금 전액 반환 등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제도 관련 현안에 대한 해법을 공개했다. 기호1번 장영준 후보가 치과의사 회원들의 관심이 높은 난제들에 대해 잇따라 ‘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22일에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경과조치 후속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장 후보는 경과조치 자격시험 응시 기회 및 수련기관 확대 등 더욱 많은 회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교육비와 응시료의 잉여금을 회원들에게 전액 돌려주는 계획을 강조하고 나섰다. 우선 장 후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을 치르지 못했거나 아직 합격하지 못한 치과의사 회원들을 위해 응시기회를 1회 더 부여하는 방안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장영준 후보는 “2022년 7월 마지막 시험이 치러지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 자격시험과 관련해 연수실무교육을 다 마쳤지만 마지막 시험까지 통과하지 못 한 회원들을 위해 오는 2022년 하반기에 1회 더 응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이를 보건복지부에 적극 건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턱없이 부족한 수련기관 및 정원 확대” 아울러 장 후
박태근 후보가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한편 회원들이 동참하는 ‘제출거부운동’을 공식 제안했다. 기호 3번 박태근 후보는 최근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범위를 기존의 병원급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고, 의료기관의 주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진료비용 정보를 치과의 경우 31개 항목으로 확대하는 한편 이를 연간 단위로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이번 정부 조치에 대응해 “1만8000곳의 신고 의무기관 중 50%만 참여하면 과태료 등의 처분을 막을 수 있다”며 ▲오는 7월 13일 비공개 진료비 심평원 ‘제출거부운동’을 3만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제안하는 한편 ▲과태료 처분 시 단체행정소송을 이끌고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개정안 전면무효화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선도할 것 등을 공언했다. 이와 관련 최근 박 후보 캠프 측은 최근 ‘비급여 진료 비용 공개, 협회가 적극 대응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치협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의료 질 저하 초래할 악법 중 악법” 박 후보는 이번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정책이 의료기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을 뿐
제31대 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3인의 공약과 자질을 살펴볼 수 있는 정견발표회가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대구·경북지부가 주최하는 첫 정견발표회가 26일(토) 오후 4시부터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니사금홀(1층)에서 열린다. 이어 대전·충북·충남지부가 주최하는 정견발표회가 오는 28일(월) 오후 7시 30분부터 원광치대 대전병원 대강당(5층)에서 개최된다. 끝으로 서울·경기·인천·공직·군진지부가 주최하는 정견발표회가 오는 7월 3일(토) 오후 3시 치협 대강당에서 열린다. 마지막 정견발표회는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종훈)가 주관하는 행사로 해당 발표회는 영상 녹화해 전국 회원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협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기호 1번 장영준 ▲기호 2번 장은식 ▲기호 3번 박태근 등 3인으로, 대면 토론에서 어떤 후보가 협회장 궐위로 위기에 놓은 치협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차별화된 공약과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