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제33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끝나자마자 현 집행부 회장단과 경합을 벌였던 3명의 후보가 ‘부정선거척결연합’(이하 부척연)을 만들어 당선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건지 2년여 만인 지난 6월 12일 1심 판결에서 집행부 회장단의 패소로 나왔다. 임기를 10여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이 판결로 인해 치과계는 새로운 국면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부척연은 지난 6월 23일 이 1심 판결을 근거로 직무정지 가처분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현 집행부 회장단이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좀 성급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먼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다. 물론 현 집행부 회장단도 뒤이어 항소장을 내긴 할테지만, 직무정지 가처분이 먼저 인용될 경우 협회는 식물 집행부가 되어 남은 임기 내내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임원 중 한 명이 직무대리 역할을 잘 해 내겠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현재 치과계의 숙원 사업이나 정책들이 국가 사업과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에 직무대리의 직분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기에 협회의 기능과 역할을 마비시키거나 축소시킨다는 것은 치
지난 6월 3일 이후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그간 각 의료인 단체들은 저마다 원하는 정부의 정책제안을 해 왔고 실제 새 정부 정책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치협은 새 정부에 제안한 정책 제안으로 치과 임플란트 및 틀니 건강보험 적용 단계적 확대와 국가구강검진 제도 개선, 거동불편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방문구강관리 체계 구축, 저수가 덤핑 치과 문제 해결을 통한 개원 질서 개선, 의료인 중앙회에 역할 부여를 통한 개원 질서 개선 등 5대 정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제안은 후보시절에 제안한 것이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당연히 의료정책으로 진행될 것이라 믿어본다. 그러나 이 가운데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면 필자의 견해로는 고령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구강건강관리 체계 구축이라고 하겠다. 임플란트 보험 확대 등은 재정만 확보되면 언제나 충분히 실행해 나갈 수 있지만 고령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정책을 제대로 실행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기에 5년 임기 내에 이들에 대한 구강건강관리 체계를 제자리 잡기 위해서는 임기 초기부터 스타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고령화와 장애인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해 가고 있지만 실제 이들에 대한 복지
최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첨단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SMC는 최근 몇 년간 공급망 및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목적으로 일본, 독일, 미국 등의 해외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왔습니다.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대만에서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지진이라든지, 중국과의 전쟁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을 때 빠른 회복력을 위한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 생각합니다. 향후 미래에 일어날 변수나 변화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 대응이죠. 미래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변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도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미래를 이끌 수 있습니다. “엔트로피 법칙” “노동의 종말” 등 많은 저서를 통하여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써왔던 “제러미 리프킨”이라는 유명한 미래학자도 그의 저서 “회복력시대”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로부터, 적응력과 회복력의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습니다. 일례로 항상 효율성이란 잣대로, 싼 곳을 향해 제조중심을 후진국으로
선거기간만 되면 유세하는 차량의 스피커에서 내뿜는 소리에 지겨울 정도로 이런 저런 공약을 말하지만 유독 귀에 들리는 공약이 있어서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끝났으니 각 정당의 후보가 공약했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우리 치과계에 조금 민감할 수 있는 문제가 주 4.5일제 공약이다. 현재도 일반 개원의 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주 5일제가 당연시 적용되고 있는데, 주 5일제를 하지 않으면 직원 자체를 구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년 전에 주 5일제를 시행하고자 할 때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주 4.5일제 또는 주 4일제를 근로자들은 부르짖고 있다. 치과를 비롯한 영세한 사업장에서는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 공약의 각 후보에서 모두들 주 4일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주 4.5일제를 주장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정권하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의 힘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주 4.5일제를 소개했는데 즉 월요일에서 목요일 까지 하루 8시간 기본 근무 외에 1시간씩 더 일하고, 금요일에 4시간 일한 다음 퇴근하는 울산 중구청 사례를 소개 했다. 근무시
데니스(Denis)는 중학교 때 많이 읽은 미국만화 주인공이다. 취학 전인 5, 6세의 아이인데, 엉뚱한 고집으로 계속 사고를 저질러서 어른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맥주를 마셔도 어린이용 루트비어가 아니라 알코올이 들어간 라거 비어를 달라고 떼쓰고, 말문도 더디 터져 1 2 3 숫자 셀 때, 7까지는 잘 나가다가 곧장 11로 튄다. Seven과 eleven은 운(韻: rhyme)도 잘 어울리기에, ‘7-11’이 편의점 이름에까지 쓰이게 된 것은, 데니스 만화 덕분인지도 모른다. 하도 사고를 저지르니까 부모나 이웃은 그에게 별난 별명을 붙여준다. ‘Denis the Menace; 겁나는 데니스’라고. 요즘 2기를 맞아 천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을 보면, 데니스가 아니라 도널드가 한술 더 뜨는 악동 같다. 그가 쓰는 형용사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Beautiful과 Terrible 단 두 개뿐이요, 연설을 하면 CBS(Cheat-Bluff-Swear)방송의 초등학교 저학년 버전(Version)이다. 그러기에 대학교수를 비롯한 많은 엘리트가, “거짓말과 협박과 욕설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니, 4년만 피해있자”라면서 해외로 탈출한다고 한다. 허황된
날씨가 삽시간에 더워졌다. 며칠 전 시골의 어머니께서 인편에 나물을 보내주셨는데, 잠시 집을 비워야 해서 당장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하고 냉장고를 들여다보니, 정성스레 싸 주신 나물이 이미 물러 향이 변해버렸다. 냉장고 안에서도 굳세게 자란 미생물 때문이다.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냉장고 안이라도 영향을 받는 법인데, 그간 서늘했던 터라 온도 셋팅을 낮춰 놓지 못한 탓도 있다. 그렇지만 열흘도 더 전에 시골에서 직접 가져와서 냉장고에 넣어둔 열무김치는 알맞게 익어 새콤한 냄새를 내뿜고 있었다. 같은 냉장고 안에서도 사정이 다름은 나물은 부패하고 열무김치는 발효되었기 때문이다. 발효와 부패는 둘 다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작은 분자로 분해되는 작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썩는 것이다. 썩는 작용은 물질의 성상을 바꾸고 나쁜 냄새나 유독성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음식이라면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것이 부패(腐敗)이다. 부패를 언중이 어찌나 나쁘게 생각하는지, 국어사전에서 부패를 찾으면 유기물의 분해보다 정치, 사상, 의식의 타락이라는 뜻이 앞서 나오고 부정(不正)을 동반해 부정부패라는 성어가 먼저 검색된다. 발효
AI의 발전은 2022년 말 ChatGPT 출현 이후 급격히 가속화되었다. ChatGPT는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오며, 대화형 AI의 새로운 기준을 설정했다. 이 모델은 단순한 대화형 챗봇을 넘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맥락에 맞는 대화를 생성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발전은, 출시 후 불과 몇 주 만에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하며, AI 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고, AI 기술의 상업화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응용을 촉진했다. AI 기술은 이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 모달(Multi-Modal) AI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지능이 텍스트를 통해서만 개발되는 것이 아니고, 오감을 통해서 다양하게 들어오는 모든 정보에 의해 개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AI도 다양한 데이터 활용의 극대화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멀티 모달이 필요하다.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는 클라우드 기반의 AI에서 벗어나 개인의 기기에서 직접 작동하는 AI를 의미한다
영국문화협회가 세계 102개국 4만 명을 대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묻는 설문 조사를 했더니, 여기서 1위를 차지한 단어는 “Mother(어머니)”였다고 한다. 2위는 Passion(열정), 3위는 Smile(미소)이고, 이어 Love(사랑) Eternity(영원) Fantastic(환상적) Destiny(운명) Freedom(자유) Liberty(자유) Tranquility(평온)가 꼽혔다. Peace(평화)는 11위를 차지했으며 Lollipop(막대사탕)이 42위, Hiccup(딸꾹질) Gum(껌) 등이 63위, 69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그렉 셀비 영국문화협회 대변인은 “70개 단어 가운데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유일한 단어인 ‘어머니’가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라며 “부정적 단어보다는 자유, 평화, 영원 등 긍정적 단어가 순위 안에 포함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Father)는 ‘어머니’ 다음인 2위도 3위도 아니고 막대사탕이나 껌보다도 순위에 밀려 아쉽지만 70위 안에도 들어가지도 않아 ‘어머니’와 대조를 이뤘다. 가정에서 자녀를 키울 때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버지의 부성은 아기를 몸
이제 1개월여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각 의료단체들은 이번 대선을 맞이하여 나름 정책 제안을 위해 위원회나 팀을 꾸리고 발빠른 정책제안들을 각 당에 하고 있다.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같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뜻밖의 상황을 맞아하여 치르는 선거는 2개월의 시간만 주어지기 때문에 각 단체들이 정책 제안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매 선거때 마다 단골 정책제안도 있지만 직전 정권기간 동안 의료계를 압박하는 정책들이 나올 경우 이 새로운 정부정책들을 치과계에 유리하도록 방향전환을 시켜야 할 제안도 해야 하기에 정책제안을 맡은 위원들의 손과 발이 바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치협도 지난 4월 이사회에서 ‘2025 대선 정책 기획 및 홍보 추진단(이하 대선 기획단)’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니 빠른 시일내에 정책들을 만들어 각 당에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책제안서에 담았겠지만 필자 역시 몇가지 노파심에 당부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정책 제안해야 할 것은 자율징계권과 회원의 입회 의무화 제도다. 물론 새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이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이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속에서 언제까지 정부가 모든 권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라 했던가?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라는 말이다. 이 말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직접적인 표현을 빌리면 4월은 봄이 와도 한참 지났다. 들에는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가 3월에 피고 4월에는 벚꽃까지 피고 있는 상태에서 4월 중순경 118년 만에 서울에 눈이 오고 제주에는 강풍이 불어 한창인 벚꽃이 다 떨어지고 다시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아직 봄이 오기에는 온전치가 않음을 의미한다면 김종필 정치인은 은유적 표현으로 서울의 봄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는 봄이 오지 않았다는 걸 내포했다.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탄핵의 정국은 끝나고 계엄의 분위기는 사라졌으나 아직도 확실한 봄이 오려면 멀었나 보다. 사계절 가운데 만물이 태동하는 봄을 두고 4월을 잔인한 달로 표현한 영국의 시인인 T S엘리엇이 있다. 황무지 라는 시에서 비롯 되었는데 황 무 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
겁 많은 염소도 사람 손바닥 위의 소금을 망설이지 않고 핥는다. 염분이 없으면 몸 안의 흡수 현상 즉 생명과정이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열량을 공급하는 고랭지의 감자와 바닷가 염전에서 거둔 소금을 바꿔 먹는 것이 유통의 첫걸음이었다. 따라서 유통이란 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기처럼 위치에너지를 극대화한 생산업이다. 등짐 멘 보부상은 산 넘고 물 건너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위치에너지를 팔아 먹고 살며 당시의 알량한 GNP 성장에 기여했을 것이다. 조선조 후반기의 생산성 추락은 신분서열을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못 박은 유교 탈레반 탓이요, 문명의 선두주자 청나라 몰락의 원인도, 수구적 중화사상에 절어 무역 결제를 은(銀)에 국한 한 소국-쇄국주의로서, 모두가 물류유통을 얕본 업보다. 수출주도 성장으로 방향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이, 항만관리의 경험을 살려 고속도로 건설에 매달린 이유이며, 그렇게 깊은 뜻에 무지했던 DJ와 YS는 결사반대를 한 것이다. 보부상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무엇이었을까?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산에 들어가 행인을 터는 산적들이었다. 폭력에는 폭력, 절대 폭력인 국가가 나서서 산적을 토벌하는데, 본시 군사력이란 매우 값비싼 장치라서 세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