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가는 홍대 앞 짬뽕집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빠듯하게 15명 들어갈까 말까 하는 작은 짬뽕집이였는데,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늘자 근처의 큰 건물로 이전을 했다. 소형 맛집이 테이블을 늘려 이전을 하면 오히려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 짬뽕집은 여전히 문전성시다. 일요일 오픈이 12시인데, 11시에 가도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이 20여명은 된다. 나는 줄을 서서 음식을 사 먹을 정도의 미식 애호가는 절대 아니지만, 이 짬뽕집은 번잡한 맛집 특유의 피곤함이 없어서 즐겨 간다. 아무리 맛있는 식당이라도 지나치게 손님이 많고 편안하지 않으면 두 번 가지는 않는 편인데, 이 짬뽕집은 뭔가 특별했다. 나는 그 짬뽕집을 이 삼주에 한 번씩 꾸준히 방문한 결과 어느 날 갑자기 그 비결(?)을 깨닫게 되었다. 그 짬뽕집에는 직원에게 질문을 하는 손님이 없다. 다른 혼잡한 레스토랑에서 흔히 오가는, ‘이거 저희가 시킨 음식이 아닌데요.’, ‘저희가 먼저 주문했는데요.’, ‘OOO가 어떤 음식이에요?’, ‘숟가락 하나만 더 주세요.’ 밑반찬 좀 더 주세요.’, ‘손님 이거 시키신 거 맞으시죠?’ ‘저 자리에 앉으면 안 되나요
▶2016년에 FDI 체게로 통합 개정됨 ▶발음, 인쇄, 통신, 기록 등의 용이성 고려함 ▶국제표기법 사용으로 국민 구강보건 향상에 노력 필요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 106)에서 치과의 용어(Terminology)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개정하는 분과(Sub-Commitee; SC)는 SC 3이며 해당 분과 중 치과 코드 및 약어의 조화 (Harmonization of Dental Codes and Abbreviations)를 담당하는 작업반(Working Group; WG)는 WG 1이다. ISO의 공식언어는 영어와 프랑스어 이다. 특히 SC 3에서는 프랑스 표준국(AFNOR)에서 직원을 지속적으로 WG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해당 WG을 주도하고 있다. WG 1의 의장 격인 컨비너(Convenor)는 프랑스의 Benoit Soucy가 맡고 있으며, 간사(Secretary) 또한 프랑스의 Mme Anne Girard가 수임하고 있다. 본 연재에서는 ISO 3950:2016 Dentistry - Designation system for teeth and areas of the oral cavity(치과 - 치아 및 구강영역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 ‘꽃’은 이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DENTIST는 근대 치의학의 아버지라고 칭송되는 피에르 포샤르(Pierre Fauchard, 1678~1761)에 의해 1728년에 출판된 ‘Le Chirurgien Dentiste’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포샤르가 ‘DENTIST’라는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일(job)에 지나지 않았다. 포샤르가 ‘DENTIST’라고 불러주었을 때, 그는 우리에게로 와서 직업(profession)이 되었다. 포샤르는 치과계에 이름, 직업, 윤리와 학문을 선사하였으니 치과의사로서 포샤르의 이름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의사의 출발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로부터 시작되고, 간호사는 나이팅게일의 희생정신을 되새기면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 그런데 치과의사의 시작은 어떠한가?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본과 3학년 때 가운을 매개로 하여 저마다의 다짐을 하며, 예비 치과의사 선서식을 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과의사의 출발선에는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과 같
12월은 의외로 결혼 시즌인가보다. 지난 주말에도 매서운 강추위에 두 곳의 결혼식에 다녀와서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무엇인가 매듭을 짓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일이겠거니 짐작해본다. 그러나 2018년이 온다고 해서 지구가 새 것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또 겪어 보신 분들은 모두 알고 계시듯 결혼이란 매듭이라기 보단 차라리 하나의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요컨대 꼭 이럴 것 까진 없지 않나 싶지만 남 일일 땐 다 알 것 같아도 막상 내게 닥치면 생각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그러기에 ‘내로남불’이라 했던가. 조카의 결혼선물로 앞치마 7개를 주었다는 글이 있었다. 미대를 나와 오래 동안 출판 관련 일을 하고 있던 여성이었는데, 물방울무늬와 꽃무늬, 줄무늬 등 앞치마 디자인으로 쓰이는 대부분을 망라(?)하여 일주일간 돌아가면서 사용하라며 주었다는 것이었다. 페미니즘 적 관점에서라면 살짝 논란을 부를 선물이고 글일 수도 있겠지만 직장과 가정을 힘겹게 양립시키며 살아 온 스스로의 所懷를 역시 비슷한 삶을 살아갈 조카딸에게 조용조용 들려주는 글이어서 꽤 뭉클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직장과 살림과 육아 중 어느 것을 외면 할
'人事가 萬事’라는 명언이 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결국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운용을 잘 하는 것이 만사형통이라는 의미이겠다. 사회에서는 능력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제공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며, 능력중심의 적정한 보직분배를 적극 실시해야한다고 흔히 이야기들 한다. 그런데 우리 치과영역에서는 그런 이론대로 적용하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치과대학을 다니면서 고학년이 되어 치과병원에서 실습을 돌기 시작했을 때 환자와 직원, 그리고 치과의사의 관계가 보일 때가 있었다. 보기에 흐믓한 좋은 관계들도 있었고 물론 그렇지 않고 불협화음이 생기는 상황도 간간히 보였다. 어떤 경우에는 병원에 오래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젊은 수련의와 다툴 때가, 또 어떨 때는 환자와 마찰이 생겨서 서로 인상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는 광경도 발생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되어서 진료를 시작하면 나의 위치에서 직원과 환자와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지내는 그림을 그렸었다. 그 그
대학에 근무하다 보면 다양한 성격을 가진 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학생들은 타고난 품성에 자라온 환경의 영향이 합쳐져 각자에게 적절한 삶을 선택하게 될 텐데, 이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나이(Age)’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이가 공부에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고 가정하면, 대학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쳐 본 사람들의 공통된 결론은 아마도 ‘당연히 예스!’ 일 것입니다. 역시 ‘공부는 제 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 사람이 평생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언제 노출되는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만큼 나이 요소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의학이나 치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보면 전문대학원 체제라서 학부를 졸업한 후 다시 입학하는 경우가 많아 평균 연령이 높은 편입니다. 남자의 경우 군대를 마치고 오는 경우 더 늦어집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을 마치고 전공의 과정에 있거나 대학원 학위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 후 바로 입학한 학생에 비하여 나이가 많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아 본 사람은 책임감의 무게가 크다는
청경채랑 버섯은 충분한데 삶은 돼지고기가 조금 밖에 없지만 이제 그 정도 일 쯤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즉시 베이컨으로 보충하고 (태연자약하게) 굴 소스로 마무리해 꽃 빵과 함께 저녁으로 내 놓았다. 일단 냄새부터 딱 동파육 이네 云云 과장 섞인 칭찬을 남발하며 맥주 한 캔씩 들고 슬그머니 TV 앞으로 그 퓨전 혹은 짜깁기 음식을 가져가는 父子를 큰 인심이라도 쓰듯 못 본 척 해 주는 주부 9단 신공. 아무렴, 大器는 晩成이라 했다. 스타워즈 8편을 기다리며 지난 일곱 편 리뷰에 여념이 없는 분들 많으실 텐데 이번엔 전에 없이 나까지 끼어 앉아 보고 있다. 얼마 전 레아공주 케리 피셔가 세상을 떠나면서 40년간 시리즈와 같이 했던 내 지난 추억 일부분도 공주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들어서다. 신해철도 김주혁도 그립겠지만 레아공주를 잊기는 더 힘들 것이다. 늘 불리한 전세임에도 저항군을 이끌고 용감하게 싸우던 공주는 유연하면서도 박력이 넘쳤고, 누구나 그 행동을 예측 할 수 있을 만큼 정의감에 불타는 명료한 캐릭터였다. 자신의 이익이 최우선인 한 솔로 선장이 혼자 빠져 나가려다가도 번번이 발길을 돌려 공주를 찾아 가는 것 또한 어디 있을 지 뻔한
개봉박두!! 영화 ‘위대한 쇼맨’은 19세기 후반 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라는 서커스단을 만들어 엄청난 부를 축적한 P.T. Barnum(1810-1891)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제목도 The Greatest Showman(위대한 쇼맨)이다. 바넘(Barnum)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겐 낯설지만 북미 대륙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다. 사실 바넘의 인생을 그린 영화는 1986년과 1999년에 이어 세 번째다. 에니메이션인 벅스 라이프(A bug’s life, 1998)와 카(Cars, 2006)에서도 바넘의 서커스단을 모티브로 한 P.T. Flea’s Circus가 등장한다. 필자는 2014년 치과계의 이단아로 낙인찍힌 Painless Parker(1872-1952)에 관한 칼럼을 준비하면서 바넘을 알게 되었다(‘Dr. Painless Parker를 아시나요?’, 월요시론, 치의신보 2199호). 뛰어난 사업가, 천재 사기꾼과 자선사업가 등등 바넘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바넘의 성공이면에는 그럴듯한 상술과 엉터리 사기가 숨어있었다. 80세쯤 되는 조이스 헤스(Joice Heth)를 나이가 16
삼국지에 나오는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진도를 떠나 충주로 가는 거리가 천 리, 즉 400km에 육박하니 적토마를 이용했어도 꼬박 하루가 다 걸릴 거리를 이사하게 되었다. 이삿짐 센터를 부르려 했지만 천릿길 짐을 옮겨주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홀로 직접 두 번 왕복에 걸쳐 이사를 강행하게 되었다. 두 번 왕복에 사천 리 길을 이삿짐을 옮기고 나니 우리나라 땅이 그렇게 좁지만은 않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게 두 번째 추억을 만들어갈 곳에 도착하였다. 서울에서만 살다가 충주에 왔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텐데, 1년 섬 생활을 하고 와보니 하나하나가 신세계같이 느껴졌다. 우선 보건소가 시청 건물에 같이 있어서 무려 11층짜리 건물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시내에는 무려 마트와 영화관이 있었고, 공보의들끼리 운동 후에 같이 버거킹을 먹으러 갔을 때는 이렇게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도 되는지 걱정까지 되었다. 충주는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세 개의 도와 접해있을 정도로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교통의 요지였던 충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들이 많은 편이다. 삼국시대의 흔적인 중원고구려비는 이 지역이 어느정도
필자는 만 66세가 되던 2006년 2월에 새벽 운동 후 쓰러져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겪으면서 평생 해오던 일을 접고 국선도 단전호흡수련을 시작했다. 건강관리 차원에서 단전호흡 수련을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걸쳐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으며 현대의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생리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 수련의 경지가 깊어질수록 현대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리적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의학을 조금 배운 필자로서는 놀라움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현대의학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 필자의 체력과 건강상태는 생애에서 가장 양호하다. 몸에서 기가 순환되는 현상을 다른 사람이 촉감으로도 느낄 수 있다. 상단전과 하단전의 기순환이 심장의 박동 주기와 일치하게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몸의 움직임에 따라 순환양상이 달라진다. 기순환 양상이 심장 박동 양상으로 나타나므로 심장의 박동양상을 언제나 느끼게 된다. 몸의 움직임에 따른 기순환을 알게 되어 기순환운동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생리적으로 정형적인 호흡형태가 없어지고 삼십분이든 한 시간이든 무산소운동이 가능하다. 현대의학으로 보면 정형적인 호흡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산소를 마시지 않아도
어느 날 소크라테스는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 중에 하나가 대뜸 소크라테스에게 “너 어디서 오는 거야? 알키비아데스와 놀다 왔지?”하며 다그친다. 알키비아데스는 당시 10대 후반의 나이로 아테네 최고의 미남, 곧 ‘섹시 가이’로 소문이 자자했다. 맞다. 그날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맞아. 그러나 난 그 녀석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지.” 친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알키비아데스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아테네에 또 있었던가? 소크라테스는 그 사람 때문에 알키비아데스가 곁에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고백했다. 도대체 누굴까? 그는 압데라 출신의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 보게 친구, 가장 지혜로운 것이 어떻게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겠나?”(플라톤, 『프로타고라스』 309c) 소크라테스의 말대로라면, 프로타고라스는 지혜롭기에 아름답고, 요즘말로 하면 ‘뇌섹남’인데, 뇌섹남은 알키비아데스와 같은 얼짱, 몸짱보다 더 아름답고, 더 섹시하다는 것이다. 사실 ‘아름답다’로 번역된 그리스 말 ‘칼로스’(kalos)는 ‘생김새가 좋은’(eueidēs) 외모, 즉 육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