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라는 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한 종편 방송에서 수술실 cctv 설치 관련해서 대리수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 과정 중에 마치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악교정수술을 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처럼 얘기하며, 진행자가 “치과의사가 성형수술을요?”라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방영되었습니다. 악교정수술, 윤곽수술의 전문가라는 의사 패널은 “무면허 진료”라 하더군요. 많은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들이 분노했고,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악교정수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의 감정이 앞서 있었지만, 결국 제 마음을 뾰족하게 만든 한 마디는 “치과의사 가요?” 라는 진행자의 격양된 목소리였습니다. 언젠가부터 치과의사는 여러 미디어에서 얕은 캐릭터를 도맡았습니다. 주말 드라마에서는 바람둥이로, 영화에서는 돈만 밝히는 사기꾼으로 등장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는 외과 의사를 꿈꾸는 수련의 크리스티나(샌드라 오 役)가 자신의 아버지가 치과의사임을 밝히는 것을 창피해 합니다. 치과의사를 보는 시선은 동서양이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가 봅니다. 현재의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미디어에서 의도하고 창조한 걸까요, 아니면 우리
치협 경영정책위원회가 치의신보·치의신보TV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위기 및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우리 사회 저명인사들의 칼럼 시리즈를 격주로 게재합니다. 치과경영 및 치과의료인의 삶에 새로운 자극, 위로와 활력소가 되길 바랍니다.<편집자주> 김물길 여행작가 <저서> · '아트로드' (2014.07) · '아트로드, 한국을 담다' (2016.08) <활동> · 배철수의 음악캠프 출연 · KBS 아침마당 ‘월요토크쇼, 베테랑’ 출연 · 아리랑TV 'We see korea: 한국의 둘레길' 다큐멘터리 · EBS 뉴스 '진심이 이끄는 길, 김물길 화가' 소개 · 초중고, 대학 강연 및 기업 강연 다수 『아트로드』는 673일, 5대륙 46개의 나라를 돌며 400여장의 그림을 그렸던 저의 컬러풀한 여행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길었던 여행 길에서 길어 올린, 잊을 수 없는 이야기 하나를 나누고 싶습니다. 여행 떠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 저는 아프리카 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근처 세인트마리라는 섬으로 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옳았다는 것이 미국 스탠포드 대학 천체물리학자 등에 의해 최근에 다시 밝혀졌다. 댄 윌킨스 박사 등은 2021년 7월 28일자 <Nature>지에 블랙홀의 뒤에서 나오는 빛을 최초로 관측했다고 보고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에 대한 상대론적 이론으로서 중력이 약한 경우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적용되지만, 중력이 강한 경우에는 뉴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음을 설명한 것이다. 블랙홀과 같이 엄청나게 큰 질량의 천체에서 일반 상대성 이론이 적용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 근처에서는 시공간이 휘어지고 빛도 휘어진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빛은 다시 탈출할 수 없다. 따라서 블랙홀 뒤에서 빛이 나올리는 없다. 그런데도 뒤쪽의 빛을 관측할 수 있는 이유는 블랙홀이 공간을 일그러뜨려서 빛과 주변의 자기장이 휘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통해 예측된 것이다. 즉 1세기 전에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것이 지금 다시 실제로 관측된 것이다. 한편, 그가 옳았던 부분도 있었지만 틀린 부분도 있었다. 그는 양자역학이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을 부정하였지만, 양자역학의 이론들이 옳았음은 나중에 증명되었다. 양자역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와
무더위가 한창인 어느 날, 서울 신혼집 천장에 빌트인 되어 있는 에어컨이 고장났습니다. 빠른 수리를 위해 당장 방문해줄 수 있는 사설 업자를 수소문하였지만 수리 난이도와 부품 재고 문제로 결국 공식 서비스센터 수리기사를 예약해야만 했습니다. 기다림의 기간은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주말에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난생처음 ‘호캉스’라는 것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호캉스지 생존을 위한 탈출에 가까운지라, 이전에도 종종 이용했던 서울역 근처 가성비 좋은 호텔로 빠르게 예약을 마쳤습니다. 서울역으로 향하는 길은 어딘가 어색했습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노숙인 상담 활동을 위해 일주일에도 몇 번씩 향하던 길을, 누군가를 위한 옷가지와 보온병을 커다란 배낭에 메고 향하던 그 길을, 갈아입을 속옷과 노트북만 가볍게 챙겨 가자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혹서기마다 500mL 물병을 40개씩 지고 빌딩 숲 이곳저곳에 숨어 지내는 이들을 찾아다니던 제가, 그중 어떤 빌딩에서 세미나를 듣고 또 어떤 빌딩에서는 호캉스를 보내게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숙소는 무척이나 쾌적했습니다. 빵빵한 에어컨에 커다란 창문으로 비치는 햇살, 창문 너머
치과계의 난제 중 하나가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이다. 최근에는 ‘보조인력’ 대신 ‘치과 종사인력’ 혹은 ‘치과 실무인력’ 등 호칭을 사용하며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다. 관련 직능 단체가 구인난 해결을 위해서 간담회와 공청회가 여러 번 있었다. 여기에서 제안된 문제 해결 방안은 의료법 또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여 현장에서는 구인난이 여전하다.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의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보고가 지난 3월에 있었다. 현재 치과의료기관 1개소 당 평균 치과위생사 3.45명, 간호조무사 1.28명, 기타 0.66명이 근무하며, 치과위생사가 없는 의료기관이 14%, 간호조무사가 없는 곳은 36.4%로 집계됐다. 한 의료기관에 평균 3.45명의 치과위생사가 근무한다는 것은 규모가 큰 치과에 치과위생사 쏠림 현상이 있는 것 같고, 정부지원 정책도 1인 개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는 받기도 어렵다.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을 위한 치과의사의 대응으로는 기존인력 급여 인상, 기존 인력 복지혜택 확대, 기존 인력 근로시간 단축, 진료시간 단축, 폐업고려 순으로 집계됐다. 치과위생사는 면허취득과 높은 취업율로 인기학과이다. 대다수 치과위생사들은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는 출산을 기피할 정도로 청년들의 삶이 팍팍해졌고, 노후 준비 없는 부모를 부양(扶養)해야 하는 중년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치과적으로는 현저히 줄어든 소아들의 우식 지수도 낮아지고, 노인들의 치과치료도 신체적, 경제적 이유로 제약이 많다. 게다가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개개 치아의 질환을 넘어 종합적인 구강기능이 저하되고 있다. 문제는 필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진료 대상(어린이, 성인, 노인)이나 진료 형태(내원, 방문)에 무관하게 아직도 개개 치아 중심의 증상(症狀)과 현상(現像)에 맞춘 치과치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소아부터 노인까지 생애 주기별 구강기능 중심의 기초자료 수집과 종합적 진단을 통한 치과치료로 나아가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소아의 구강기능은 수면무호흡(sleep apnea)과 깊은 관련이 있다. 소아 중에는 영유아기와 아동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아토피와 습진, 식품 및 계절성 알레르기, 천식 등 일명 ‘알레르기 행진(allergy march)’을 겪는 이들이 있다. 이는 젖병 수유 성분(우유, 계란, 콩 및 밀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사회에서 비생산적인 놀이라는 것은 가급적 하면 안 되고,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겨왔습니다. 오죽하면 노동(labor)이라는 단어를 넘어선 근로(diligent work)라는 용어를 쓸 정도입니다. 최근에 ‘마흔’과 관련된 책들을 읽거나 콘텐츠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더 열심히 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를 기쁘게 하는 즐거운 비생산적인 놀이들을 찾아내라고 합니다. 이삼십대는 아무거나 해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영화관에서 아무 영화나 봐도 비록 평점이 낮은 영화라 하더라도 실패했다고 우울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적인 시간이 매우 소중하기에 실패하지 않을 놀이를 찾게 됩니다. 가성비가 좋거나 아니면 아주 재밌거나 또는 돈이 많이 드는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놀이를 하려고 합니다(이 맥락은 유정아 작가의 소비에 실패할 여유라는 글을 보시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손쉬운 스마트폰 같은 것으로 서핑을 합니다. 영화도 수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고를 때 30분 넘게 고르면서 기진맥진할 때가 빈번합니다. 놀려고 해도 놀줄을 몰라서 쉬는게 쉬는게 아니게 됩니다. 딱히 Wish List를 만들어,
치과의원장이라는 직위는 참으로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기업에서 말하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모두 원장이다. 즉 치과의원에서 경영의 고용주와 생산의 중요한 근로자가 원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원장들에게 강의를 할 때, 의원을 창업하는 일은 “종합예술”이라고 설명을 한다. 투자자, 감독, 작가, 섭외 그리고 주인공이 모두 원장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폼나게 출근을 하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는 YTN 뉴스를 보며 최저임금 42% 인상과 주 52시간제의 시행을 잠깐 생각해 본다. 오전 10시에 맞추어 환자를 본다. 그러다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어 협력업체의 밀린 잔금을 이체하고 오후 2시에 맞추어 다시 환자를 본다. 오후 6시 30분, 막내 직원 한 명이 원장실을 두드린다. 우리 치과와 맞지 않아 퇴사를 한다고 통보를 받는다. 고맙게도 카톡으로 퇴사를 전하지는 않았다. 피곤하지만 퇴직연금과 실업급여 등이 머리를 스쳐간다. 드디어 집이다. 피곤함은 샤워로 달래고 저녁을 먹고는 알게 모르게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 날 아침, 구인광고를 알아보고 정부가 말한 최저임금이 막내 직원의 급여를 가볍게 넘어간 사실을 알고는 놀라고 걱정하기를 반복한다. 직원이 화
삼국지를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러 번 읽은 사람들도 많다. 나이와 사회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읽을수록 새삼스러워지는 것이 삼국지이다. 삼국지에서 관우, 장비와 함께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의 자(字)는 현덕(玄德)이다. 현덕은 ‘속 깊이 간직하여 드러내지 않는 덕, 만물을 성성하게 하는 하늘의 덕, 천지의 현묘한 이치’ 등으로 풀이된다. 노자도덕경의 제10장과 제51장에서 현덕에 대한 뜻을 잘 풀어내고 있다. “낳았으되 소유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이루되 (거기에) 기대지 않고, 지도자가 되어도 지배하지 않는다. 이를 일컬어 현묘한 덕이라 한다.[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 장이부재長而不宰 시위현덕是謂玄德]” 현덕을 지니면 가히 성인이라 할 수 있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도덕경 제2장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만물을 지음을 마다하지 않고, 낳되 소유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행하되 (대가나 명예를) 바라지 않으며, 공을 이루되 그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공을 주장하지 않기에 이룬 공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는다.[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 부유불거夫唯弗居 시이불거是以不
오자병법에 “다섯 번 이긴 자는 큰 해를 입고, 네 번 이긴 자는 피폐해지며, 세 번 이긴 자는 패자(覇者)가 되고, 두 번 이긴 자는 왕이 되지만 한 번 이긴 자는 황제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은 이기는 자에게도 엄청난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가급적 싸움을 피하되 정말 불가피할 경우 결정적인 한 번의 전쟁에 전력을 다해 승리해야 한다는 의미이죠. 이 말은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와 손해를 남길 수 있는 소송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평생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일선에서 진료활동을 하다보면 한번쯤은 피하기 어려운 경험이 치료 결과를 두고 환자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 때 의사들이 초기 대응을 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한 때 많이 회자되던 “Sorry Works”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거짓말과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환자 측에게 “미안하다, 유감이다”라는 말로 공감하여 주면 심각한 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만 대처하거나 환자 측과 감정적으로 대립하지 말고 그들의 아픔과 상실감에 공감하여 주면 분쟁을
치협 경영정책위원회가 치의신보·치의신보TV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위기 및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자는 취지로 우리 사회 저명인사들의 칼럼 시리즈를 격주로 게재합니다. 치과경영 및 치과의료인의 삶에 새로운 자극, 위로와 활력소가 되길 바랍니다.<편집자주> 김경일 교수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전) 서울지방법원 조정위원 ·전)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위원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아주대학교 창의력 연구센터장 ·저서 '지혜의 심리학(2013, 2017)', '이제 지난 성공의 기억과 이별할 때(2020)', '적정한 삶(2021)', '코로나 사피엔스(2020)' 등 다수 코로나 펜데믹.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시련이다. 사람들은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마스크라는 장벽이 서로의 눈만 보게 만들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답답하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비대면성을 코로나 이전에도 상당부분 원하고 있었다면 받아들이실 수 있겠는가?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이는 사실이다. 우버의 성공, 배달의 민족의 일상적 사용이 그것을 증명한다. 한 번만 사용해 본 사람은 없고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