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 나쁜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착한 거짓말도 필요할 때가 많다. 분명한 점은 착한 거짓말이든 나쁜 거짓말이든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는다는 사실이다. 기왕이면 상대방에게 이로움을 주거나 귀가 즐거운 하얀 거짓말을 많이 하면 좋겠다. 삼국지에서 여름철에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행군하고 있을 때 병사들이 목이 마르고 타서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조조는 병사들에게 조금만 더 가면 넓은 매실나무 숲이 있으니 매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신 매실을 먹는 생각에 입안에 저절로 침이 고여 잠시나마 갈증을 해소하고 오래지 않아 물이 있는 곳을 찾아 위기를 모면했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망매지갈(望梅止渴)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에게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면 몸에서 병을 저항하는 에너지가 발생하여 회복이 더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잘 될 거란 긍정적인 마음만으로도 우리 몸에서 엔돌핀, 세로토닌, 옥시토신,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어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하고 면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다 죽어가는 환자에게도
뭘 해야 행복할까. 시대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계속 변해왔다. 가방끈도 키도 짧은 내가 뭘 멀리 보겠냐만, 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는 행복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행복은 무엇일까. 나는 사는 게 RPG1) 같다고 자주 생각한다. 다분히 목표 지향적인 것이다. 다양한 역할과 경험을 맛보고, 목표를 수행해나가며 레벨을 올린다. 쨘- 돈과 명예가 주어진다.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람과의 관계는 덤이다. (그래서 목적 없는 관계는 소홀히 하게 된다.) 덕분에 항상 뭔가를 이루려고 아등바등했다.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나의 그 “뭔가”란 멀리서 보기엔 참 맥락 없게 보인다만, 큰 맥락에서 보면 몇 가지 범주 안으로 묶인다. 가장 설명하기 쉬운 범주는 보람이다. 타인에게 행복을 줘서 얻는 보람이나 창작의 보람 등이다. 당장 오늘도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 살았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지금 글 쓰는 이 행위도 나에겐 “목표”다!) 근데 그게 참 재밌다. 목표를 수행해나가는 과정도, 돌아오는 달콤한 결과도 모두 행복이다. 덕분에 재미지게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물론, 정도의 차이일 뿐, 다들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작은
서양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은 어린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질문하는 내용이 다르다. 서양 사람들은 “이름이 무엇이니?”라고 아이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몇 살이니?”라고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로 의견 충돌이 생기면 그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하기보다 “너 나이가 몇 살이냐?”, “왜 반말을 하느냐” 등을 따지기 시작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사회 환경이지만 나이 하나만으로 존경받고 대접받는 것은 옳지 않다. 대접받으려면 나이가 든 고귀함을 지녀야 하며 나이가 많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 자기주장을 고집하면 추해 보이게 된다. 인간이 태어나 20대가 되기까지 성장하고 그 이후에는 성숙을 거쳐 늙어가게 된다. 나이 든 사람을 노인이나 어른이라고 하지만 늙으면 노인이 되는 사람이 있고 어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어른이 노인일 수는 있지만, 노인이라고 해서 다 어른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어른일까? 2차 대전에 참전한 영국 육군 예비역 대위 톰 무어는 2020년 4월 8일 자신의 100번째 생일인 4월 30일을 앞두고 ‘뒷마당 100회 걷기’에 도전하며 1천 파운드(약 157만 원)를 목표로 코로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휴가 때 읽으면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가 이맘쯤 늘 나옵니다. 휴가를 떠나는 유명인들의 여행 가방에 어떤 책이 들어있나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책과는 친하지 않은지 추천하는 책이 잘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트럼프가 제발 읽었으면 좋겠다는 책이 검색되어서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평상시에 책을 읽을 기회가 적어서 모처럼 휴가를 맞아 읽는 책은 여유와 휴식을 주는 양념 같은 맛이 있습니다. 물론 밀린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휴가를 망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유와 휴식을 안길 수 있는 책을 잘 선정한다면 힐링을 받는 휴가가 될 수도 있음을 그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휴가 때마다 가방에 책이 없으면 허전하다고 느낍니다. 저마다 휴가 때 읽는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하지만 책 읽는
우리나라에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의료분쟁이 원만하게 합의가 안 되는 경우에 이를 중재해주는 곳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겪고 싶지 않은 곳이지요. 그렇지만 누군들 겪고 싶어서 겪겠습니까. 사고는 내가 방심하는 사이에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면 당연히 대비를 해야겠지요. 그래서 한 가지 내용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술자의 입장으로 각색하여 서술했으나 핵심 내용은 바꾸지 아니하였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신환이 왔습니다. 오른쪽 아래 어금니에 뭐가 떨어졌다는 C.C입니다. 시진 결과 #46에는 골드인레이가 부착되어 있었고, #47에는 레진 충전물이 확인되며, 해당 레진이 일부 파절되어 있음과 동시에 잔존치질 또한 파절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 환자에게 손상부위가 넓으니 크라운으로 씌우자고 이야기 하고 마취 후 프렙을 진행합니다. 그 후 인상채득하기 전 환자에게 타구대에 물을 한 번 헹구게끔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치아가 어떻게 됐나 궁금하여 거울을 확인한 환자는 왜
‘부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해 달라고 당부하거나 맡김.”으로 설명되어 있고, ‘청탁’의 사전적 의미는, “청하여 부탁함.”으로 설명되어 있어, 얼핏 보면 두 가지 의미가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사전에 나와 있는 예문을 보면, 그 차이가 조금은(?) 구별된다. “어떤 사람의 ‘부탁’을 들어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가 ‘부탁’의 예문이고, “‘청탁’의 대가로 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의 명단이 밝혀졌다.”가 ‘청탁’의 예문이다. 즉, ‘부탁’은 거절이 가능한 일이고, 일이 성사되지 않아도 그만인 것이고, ‘청탁’에는 대가가 따르고, ‘부탁’보다는 강한 의미여서 되도록 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청탁’인 것이다. 자신의 자녀가 ‘모교 부속치과병원’ 수련의 선발 전형에 지원하게 되는 경우, 치과의사인 부모는 ‘부탁’을 해야 하는지 ‘청탁’을 해야 하는지 판단이 가능하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않아도 되는 독자분이 된다. 면접 평가를 비롯한 모든 성적 평가를 종합했을 때, 다소 부족한 면이 발견되어, ‘공정한 평가’를 수행했음에도 ‘불합격’했음을 ‘부탁’을 한 분에게 예의에 맞게 알려드린다면, ‘부탁’을 받은 입장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어느새 저는 60살이 되었습니다. 29살 때, 1990년 4월 하얀 목련이 필 때, 저는 태어난 고향 인천 중구에서 이규원치과를 개원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임플란트가 아직 일반화되지 않아서, 상실된 제2대구치 보철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것이 항상 저의 숙제였습니다. 지금은 CT를 찍어서 치조골 상태와 악골조직을 확인하고 나름 실력이 있으신 대부분 치과원장님들은 손쉽게 임플란트 식립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임플란트 치료술식을 배우지를 못해서 못하고, 대신 저의 치과에서 같이 근무하시는 치주전공하신 봉직의 선생님께서 임플란트 하시는 것을 곁눈으로 슬쩍 볼 뿐입니다. 저는 근관치료시에 핸드 파일로 ‘H’파일을 이용했는데, 대구치 3근관을 한번 발수(Pulp Extirpation)하고 나면, 손가락이 얼얼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근관 길이 측정을 위해서 치과용 표준필름을 사용하여 방사선 촬영을 하면, 평소에는 치근단 부분이 잘 찍혀 나오다가, 바쁜 날은 2~3장을 찍어도 콘 컷으로 치근단을 못 보게 되어 속으로만 화가 나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때는 제가 30대여서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자주 냈던 것으로 기억이 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런
얼마 전 한 프로 골프선수의 감동적인 기사를 보았다. 나이도 27세 밖에 되지 않은 욘 람(Jon Rahm)이라는 스페인 골프 선수의 이야기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대회에서 4라운드 경기 중 3라운드를 6타 차 선두로 끝내자마자 “코로나가 확진 되었으니 기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우승하면 6번째 우승이 되고, 우승 상금으로도 한화로 약 19억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한 라운드를 남겨두고 시합을 포기하고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얼마나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었겠는지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욘 람이 2주 후 열린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스페인 선수 최초의 우승이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고 한다. 우승 상금도 약 25억5400만원이나 되었고, 우승과 함께 세계 1위 자리도 탈환하였다고 한다. 앞서 대회에서 기권하는 일없이 두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었겠지만, 그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것은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주전 대회 주최 측에서 기권할 것을 통보했을 때 너무 직접적이어서 통보하는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2020년 9월,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제도의 대상이 의원급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많은 선생님이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를 강요하는 국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격 출혈경쟁을 낳아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지리라고 우려하고 계십니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제도, 윤리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익명
‘누가 밀어줘서 그 자리에 앉았나요?’ 여자가 임원이 되면 주변에서 쉽게 듣게 되는 질문이다. 심지어 진실을 추구하는 직업을 가진 기자들까지도 그렇게 묻는 것을 보면, ‘누가 밀어주지 않으면 여자는 임원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인가 보다. 여자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군은 ‘제약 의료 바이오’이다. 여성 임원 비중이 63%이다. 가장 낮은 산업군이 ‘금융업’으로 0.6%이다. 외국계 제약회사는 70% 이상의 회사 CEO가 여성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매번 사장이 바뀌고, 그 사람의 성별이 여자이면, 각종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떠돌게 마련이다. 치과재료 업계에서 20년 넘게 제조와 수출을 하며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초기 회사 설립에 기여한 사람들, 어려운 순간에도 회사와 함께한 사람들, 본인의 개인사를 포기하고 회사에서 생활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신기한 사람’ 바라보듯 나를 맞았다. 조직에서 초기에 적응하는 데에는 필살기가 있다. ‘3개월 안에 거칠게 살아남기’이다. 오늘 그 비법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초기 3개월’의 법칙이 제 1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을 파악한 이
코로나로 인해 뜻밖에 기대치 않은 방학을 얻게 되었습니다. 급작스러운 코로나 환자와 4단계 일정이 겹치며 상당히 긴 방학이 생겼네요. 작년 겨울 이후 제 인생의 이제 방학은 없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의외의 방학이 반가우면서도 당황스러운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버티고 인내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저희에게 있는 코로나에 대항하는 무기는 백신이 유일합니다. 이글을 읽고 계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치과종사자이기에 백신을 1차 이상은 모두 맞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백신을 맞으며, 또는 주변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며 안타깝고 아쉬운 점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30대 치전원생으로 지난 4월 아스트로제네카 1차를 접종하였습니다. 접종장소는 자대병원에서 접종하였고 12주 이후 2차를 맞는 것으로 예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1차를 접종하고 약간의 부작용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열과 몸살이 하루정도 있었지만 잘 견디고 2차 일정을 병원으로 안내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내를 받고 기다리고 있는 와중 아스트로제네카를 맞고 사망하는 30대 접종자 이야기가 언론에서 나오고 약간의 불안함을 갖고 있는 와중에 언론을 통하여 아스트로제네카 백신 부족으로 인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