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과 배려는 모두 긍정적 표현이다. ‘평등’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배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가슴과 마음. 평등은 이성, 배려는 감성의 영역이라는 것일까. 차별없이 고르고 한결같다는 ‘평등’의 정의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에게는 너무나 높고 감당할 수 없는 기준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적용 가능한 평등의 한계를 조정하기 위해 도입하는 배려는 낮은 온도의 이성을 감성적으로 데워주는 장치로 설정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와 대상, 내용에 따라 평등의 의미를 해치는 특혜처럼 작용할 수도, 보일 수도 있다. Academy Juvenile Awards 1929년 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아카데미 위원회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연기상을 수여했지만 초기 시상식에는 연기상(주연상) 외에 조연상이 없었다. 동시대에 활동하던 아역 배우들에게는 더 많은 연기 기회와 인생 경험에 강한 존재감까지 드러내는 성인 배우들과의 경쟁이 용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아카데미 위원회는 18세 미만의 배우들을 위해 비경쟁 부분인 특별상을 제정하였고, 1935년부터 1961년까지 12명의 배우가 Juvenile Award를 수상하였다. 이 26년 동안 어린 배우들이 경쟁부분의
요즘이면 치전원 졸업자, 또는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거나, 군의관, 공중보건의 복무를 마치고 나오는 치과의사들이 개원가로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취업 및 개원시즌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개원가 사정이 녹록치 않은 탓도 있겠지만 페이닥터 구직자리가 현저히 감소하여 아직 미취업 상태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장기 미취업이 지속되면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개원시장에 진입하게 될 수 밖에 없어 악순환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과당 경쟁은 불법 과장 광고의 유혹에 빠져들게 하기 쉽고 개원질서가 날로 혼탁해지는 한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날로 악화되는 개원환경의 바탕에는 치과의사 과잉배출이라는 문제가 1차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과거 역대 협회 집행부도 치대정원 감축을 위해 부단히 노력은 해왔지만 정원외 입학을 줄이거나 심심하면 한번 씩 불거져 나오는 치대신설을 막아낸 성과에 만족해야 했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수비적 대응이 한계에 도달했음은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에서 5년마다 실시하는 보건의료인력 추계에 관한 연구를 보면 알 수 있다. 2015년도에 이어 2020년도 연구 결과에서도 2030년이 되면 치과의사가 3천에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소아치과에서 진료를 하는 저는 진료실에서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환자 특성에 맞추어 진료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최근 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보호자는 환아가 받았으면 하는 치료 내용과 부위를 이미 결정한 상태로 내원했고, 제가 세운 치의학적 관점의 계획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제 계획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1. 머구리 잡담 우리끼린 다 아는 머구리 즉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자’는 어둠의 자식들이 쓰는 변말(Cant) 같은 희한(稀罕)한 단어다. ‘너구리’ 같은 머구리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일본어 もぐる(모구루) ‘잠수하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고, 국어사전에는 ‘개구리의 옛말’이라 명시, 물속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마치 개구리 같아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요행수(僥倖數)를 바라는 마음에 미끼를 던지는 머구리 불법시술이 아직도 성행한다니 불안한 세상이다. 치과 머구리들은 대부분 촌노(村老)들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으며 요즘은 사무장병원이라는 ‘돈머구리’까지 득실거린다. 머구리보다는 ‘촌스럽고 어리석다’며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일할 때 쓰는 ‘야매(野昧)’가 알아듣기 쉽다. ‘뒷거래’나 ‘불법’보다도 야매가 쏙 들어온다. 야매 문신, 야매 눈-코 성형, 야매 보철에 야매 교정까지 다양하다. 야매는 아무리 싸다고 하지만 미래의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담보한다. 양심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 ‘덤’, ‘공짜’, ‘덧거리’, ‘우수리’, ‘개평’, ‘어덕수’, ‘공것’을 밝히지 말자. ‘불한당(不汗黨, Hooligan)’ 심보를 없애야 한다.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제
카[Edward Hallett Carr(1892~1982)]는 “사실을 갖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를 박지 못한 무능한 존재이다. 역사가가 없는 사실은 생명 없는 무의미한 존재이다. 따라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 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실용주의 역사관을 주장하였다. 이를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7년이나 앞선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예에 비추어 보자.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라는 사실이 ‘박병선 박사’라는 역사가의 손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역사가 ‘박병선 박사’가 없었다면 ‘직지’의 사실은 지금도 생명 없는 무의미한 존재였을 것이고, ‘직지’라는 사실이 없었다면, 박병선 박사라는 역사가는 뿌리박을 사실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현금 일반 정치가(街)에는 허구에 바탕한 선전선동을 일삼아 자신의 이득만을 취하는 모리배들이 판을 치는 염치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감정적인 민족주의를 앞세워 선량한 국민을 선동하는 무리들도 그 예의 하나이다. 그 병폐는 은연 중에 국민들을 세뇌하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젊은이들을 오도하고 있다. 최근 어느 티브이 프로에 이름 있는 문화인이 나와, 휴전협정에
10여년 전 은사님께서 의과대학 학부에서 해오시던 구강악안면외과학 강의를 대신 부탁하셨다. 그 강의 준비를 하면서 내가 치과대학 학생들이 아닌 의과대학 학생들 대상으로 2시간 안에 구강악안면외과학을 소개하는 수업을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당신께서 하시던 강의 자료를 참조하라고 감사하게도 보내주셨다. 그 자료 중에서 지금도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한 슬라이더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세체니 다리가 있는 부다페스트 도시 사진이었다. 현재 중앙 유럽 최대의 도시인 부다페스트(BudaPest)는 헝가리의 수도이자 정치, 산업,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도 19세기 후반까지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부다페스트 하나의 도시가 아닌 도나우 강 서편의 부더(Buda)와 동편의 페슈트(Pest)로 나눠져 발전해 왔다고 한다. 물살이 거센 도나우강으로 교류가 어려웠던 강 건너편의 두 도시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오랜 기간 발전해 왔다. 1867년 합스부르크와 헝가리의 대타협으로 헝가리 왕국의 자치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도시는 현재의 부다페스트로 합쳐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두 도시 시민들의 일상이 통합되고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매일매일의 임상에 꼭 필요한 치과 국소마취용 카트리지 주사기(cartridge syringes, 그림 1)에 대한 국제표준 ISO 9997:1999가 2020년 1월 29일에 ‘ISO 9997:2020 Dentistry - Cartridge syringes’로 개정되었다. 카트리지 주사기는 ‘탈착식 부속으로 국소마취 카트리지를 넣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치과용 주사바늘을 연결할 수 있는 주사기’로 정의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생산자가 제조 시, 임상가는 구입 및 사용 시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들 위주로 정리한다. <분류> 카트리지 주사기는 제1형: 비흡입형(non-aspirating) 제2형: 흡입형(aspirating; 플런저를 바늘로부터 멀리 당길 때 발생하는 힘에 의한 흡입) 제3형: 자동-흡입형(self-aspirating; 카트리지 내 격막의 변위로 발생하는 힘에 의한 흡입)으로 분류하고 우리나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들에게 불리한 의료감정서의 채택으로 판결되는 불리한 법원의 판단 및 보험사의 판단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료감정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올해 안에 “(가칭)의료감정원”을 설립하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한 의료감정위원들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제1회 인증시험도 이미 치루었다. 그간 의료계에 법원 및 보험사의 판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꾸준하게 있어 왔으나 이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는 제작년 ‘횡격막 탈장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로 재판을 받던 3인의 의사가 실형 선고와 함께 모두 구속된 것에서 촉발되었다. 해당 사건에 대하여 1심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는 금고 1년,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금고 1년 6월, 가정의학과 의사(당시 전공의)는 금고 1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의료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엄격하게 입증돼야 하는데, 법원은 의료과실 입증에 있어 전문가의 판단에 의한 의료감정을 제한적으로 적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치과계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의료 사고와 분쟁에 대한 전문가의 감정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어 왔기에, 최근 의과의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호응하며 치과의료를 전담하는 치과의료감정원의 설립에 대한 요
자그마한 나의 원룸에서 샤워하고 있었다. 몇 번 사용할 땐 크기가 줄어들었는지도 몰랐던 비누가 어느새 아주 자그마한 모습이 되어있었다. 세수하려고 그 얇은 비누를 들어보니, 사용하기엔 참 애매한 크기라 반으로 접어 변기에 버리려 했다. 반으로 접은 뒤 변기에 넣으려 보니, ‘어제만 해도 내 얼굴을 씻어주던 고마운 친구인데 변기에 버리는 건 너무 푸대접하는 게 아닌가….’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다시 제자리에 넣어두었다. 다음 샤워할 때 억지로 힘들게 비벼 한두 번 더 쓰다 기어코 다 사용했다. 비슷한 경험이 몇 번 더 있었다. 보건소에 새로운 이동식 치과 버스가 생겨 체어 관리 방법을 읽다 보니, 칫솔로 하수도 쪽을 청결히 닦아달란 내용이 있었다. 마침 내가 쓰던 칫솔도 교체 시기가 되어서 내 칫솔로 사용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비슷한 마음이 들어서 내 칫솔은 쓰레기통에 고이 버리고 새 칫솔을 하나 꺼내어 하수도 청소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괜히 아까운 칫솔 하나 낭비하는 셈이 되었지만, 묘하게 찝찝한 기분을 떨쳐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건 버리는 건 참 잘한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것과는 별개인 것 같다. 뭔가 용도에 귀천을
저희 치과는 매년 15명이상의 신입직원이 입사를 하고 있고, 본원의 인재로 성장시켜야 하는 숙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정보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저는 그 안에서 HRD 담당자라는 무게감 있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HRD 담당자의 역할은 내용도 생소한 인적자원개발 즉, 개인개발, 경력개발, 조직개발 업무를 계획적, 조직적으로 수행하여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효과성을 높이도록 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교육을 위한 일정관리와 기업현장교사, 외부전문가 관리 등 운영함에 있어서는 짜여진 매뉴얼이 있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경북서부지사의 담당자들과의 관계형성도 잘되어 있어 관련규정 등이 개정되면 바로바로 안내 받을 수 있어 업무수행에 큰 도움이 되어 주었습니다. 일학습병행제라는 것을 시행하기 전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국가에서 정한 표준교과목 중에서 우리치과병원에 맞게 재배치하여 600시간 이상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여정은 물론 단순하지만은 않았지만, 교육을 통해 중간관리자들도 성장할 수 있었고, 신입직원 교육은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이직율도 현저히 줄게 되었습
1921년 현행 치협 창립일은 유지되어야 한다. 현 치협 창립일은 30차 경주 대의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정되었다. 1921년 10월 2일 창립된 조선치과의사회에 연원을 둔 것이다. 1921년 10월 2일 창립된 조선치과의사회는 누가 뭐래도 한반도 최초의 전국 단위의 치과의사 단체였다. 1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이제 와서 창립일을 폐지 내지는 변경하자는 안이 이번 대의원 총회에 상정되었다. 내용인즉 일본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단체이고 일본사람들이 회장을 역임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사람이 만든 단체이니까 안되고 우리의 자존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감정적이고 친일적폐에 편승한 잘못된 생각이다. 정말 우리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바로 보고 극복하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아픈 역사도 역사이다.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다.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치과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없던 시절 좋든 싫든 우리 선배들은 그 제도를 통해서 의료지식을 얻었고 일본인을 통해서만이 치과 진료를 배울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들이 만든 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었고 그 사람들이 준 면허증으로 치과의사로서 의료행위를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