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총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창립일을 1921년으로 결정한 이후 잠잠하다 최근 여러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이 결정에 따르면 당장 올해가 치협 창립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1925년이나 1945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고 나름 조용했던 치과계를 시끄럽게 했다.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하는 치협은 공청회를 2회나 개최하면서 이 문제에 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고, 4월 대의원총회에서 문제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려 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관심을 가지신 분들께선 이미 여러 번 들으셨으리라 생각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21년 이 땅에 최초의 치과의사 단체인 조선치과의사회가 일본인 치과의사 주도로 설립했다. 둘째, 1925년 한국인 치과의사가 주도한 치과의사 단체인 한성치과의사회가 결성되었다. 셋째, 두 단체 모두 역사적 연속성을 말하기는 어렵고, 1945년 해방 이후 조선치과의사회가 다시 창립되었다. 넷째, 1981년 세 안을 놓고 치협 대의원총회에서 1921년 안을 치협 창립일로 결정하였다. 대한치과의사학회 총무이사로서 기존 논쟁과 공청회를 모두 들어
2003년 8월말로 대학병원을 나와 공동개원치과(이하 동업치과)에 지분참여 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는 새내기 개업의로 제대로 된 치과경영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업치과는 동업의사 간 대화와 합의를 통해 운영해 간다. 그런데 오래 단독치과를 해 왔던 동업의사와는 동업치과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좀처럼 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문제는 1년 반 후에 필자가 동업치과의 대표를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필자는 동업치과의 운영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 동업치과의 투자자인 강남본원 이사회에 귀동냥으로 몇 개월 참관해 보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 앞에 불쑥 나타난 책이 바로 “공동개원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병원경영서였다.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오히려 “공동개원을 제대로 하는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주었다. 이에 이 책이 제시해 준 공동치과 운영의 방법대로 때론 우왕좌왕, 때론 좌충우돌 하면서 깨달은 필자의 일천한 경영 경험을 동료의사들과 간략히 나누어 보고자 한다. # 동업치과 5가지 필수조건에 대한 공감대 형성 먼저 동업치과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적은 초기 투자비용으로 경쟁력 있는 규모와 시설을 완비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 의사로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환자에게 구강용품을 권하는 것이 잇속을 챙기는 것으로, 심지어 강매로 비칠까 선뜻 손이 나가지 않습니다. 치과에서 구강위생 관리는 구강 건강 유지를 위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고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선 상당한 노력이 듦에도, 이런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치과의사가 구강용품을 판매하는 것은 윤리적인지 궁금합니다. 익명 모든 영
우리는 진료실에서 명찰을 꼭 달도록 되어있다. 갖고만 있어서는 안 되고, 환자가 잘 볼 수 있도록 달아야 한다. 진료실 앞에는 진료의사의 사진과 이름을 붙여 놓는다. 여기에 더하여 경력까지도 함께 써넣기도 한다. 치과계도 치과전문의가 배출되면서 전문과목을 표방할 수 있는데, 2020년 7월 8일 치의신보 기사에 “전문과목 표방치과 425개, 전문의의 4.66%”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떴었다. 2020년 현재 11개 전문과목 총 9115명의 전문의가 있는데, 이 중 자신의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가 제목과 같았다고 하였다. 전문의 숫자 대 표방기관수 비율로 보면 치과교정과가 23.00%(1452명 중 334개소)로 가장 높았으며, 구강내과가 6.91%(217명 중 15개소), 소아치과가 4.85%(659명 중 32개소)였으며, 다음이 구강악안면외과로 1.94%(1390명중 27개소)이었다. 이외에는 각각 1%도 안 되었다. 전문과목을 표방하는 치과전문의들은 “내가 가장 잘 하고, 또 하고 싶은 진료, 내 과목에 대한 자부심이 전문과목을 표기하게 된 동기”라고 말한다고 한다. 교과서적인 말 같지만 자기가 공부한 것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이 엿보인다. 당연히 맞는 말이
내가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온 후 어느새 19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그 때 처음으로 입주했던 새 아파트였는데 베란다 정면의 북쪽으로는 북한산이, 남쪽으로 관악산이, 그리고 동쪽으로는 정감 넘치는 남산이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비나 눈이라도 내리고 나면 나지막한 연무에 허리를 감싸인 산들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다. 멋진 능선으로 옹위된 관악산 연주대 위로는 형형색색의 비행기가 은익(銀翼)을 번쩍이며 쉬지 않고 날아들고 밤이 되면 동쪽의 남산타워 오색등이 별처럼 빛났다. 이렇게 아름답고 유서 깊은 한양(漢陽) 3대 명산이 간직한 조선 초기의 비사(祕史)를 살펴보자.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창건한 이듬해인 1393년에 무학대사(無學大師)와 함께 계룡산 언저리인 신도안(新都安)을 시찰하고 도성후보지로 선정한 다음 성곽축조 공사에 착수하였다. 하지만 개국공신인 하륜(河崙)의 강력한 반대로 신도안 천도를 취소하게 된다. 하륜은 한강이 무악재(母岳山)를 배경으로 연희동 일대의 평야를 아늑하게 감싸 안고 흐르는 지형이 마음에 들어 한양 천도를 주장했다. 그러자 태조는 개국 일등공신인 정도전과 무학대사, 하륜의 의견을 종합해 한양을 도읍지로 정
스펙트럼의 원고를 마무리 할 즈음에 3월 1일자 치의신보를 넘기다가 서울대 예방치과 조현재 교수님의 스펙트럼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10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 제목에 끌려서 읽고 내용에 감동되어서 읽고 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와닿고, 깊은 곳을 따듯하게 보듬어주면서도 자극이 되어서, 그동안 준비하고 있던 원고는 뒤로 제쳐두고 다시 새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조교수님의 방법대로, 형식대로 나도 따라 해보자’하고 말이지요. 연배, 자리가 다른 50대 중반의 개원의가 쓰는 10년 후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는 또 다른 시각과 생각에서 나올 것이므로 그 또한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교수님과는 아직까지 안면이 없어서 미리 허락을 얻지 못하고 했음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지의 시작은 10년 후의 우리 가족에게 씁니다. 저와 같이 6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있을 아내, 그리고 39세, 36세가 되어있을 두 딸에게 말이지요. 결혼 40주년을 앞두고 있을 10년 후의 시점에 아내에게 부족한 남편과 함께 수 십년을 살아주느라 정말 고생 많았고, 앞으로 지금까지 해준 것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으로 대해주리라고 약속하는 글을 보냅니다.
1. 결국 교과서! 2020년 초, 코로나로 병원 임상실습이 잠시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누구에겐 단지 쉬는 기간이었을 수 있지만, 나는 부족한 과목을 열심히 읽었다. 2달동안 보존과 보철, 교정 교과서를 읽은 것이 국가고시 준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었기에, 앞으로 이런 시간이 있을리는 없겠지만, 국가고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 4학년 혹은 병원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1, 2학년 때 배웠던 내용을 교과서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머릿속에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2. 체력 관리를 잘 하자! 본격적인 국가고시 공부 기간이 되면 모두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시작한다. 하지만 국가고시 공부는 대략 100일에 걸친, 어떻게 보면 장기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초반에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과의 싸움인 시험 준비과정에서 오히려 막바지에 너무 빠르게 지쳐버릴 가능성이 크다. 워낙 공부할 양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바짝 공부하고 나중에 지쳐서 많이 까먹기보다는 체력 안배를 통해 막판에 공부했던 내용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3. 기억의 한계
비전염성 질병으로 심장질환, 암, 당뇨병, 만성 호흡기 질환, 치주질환이 있는데 ‘2018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비전염성 질병이 전체 사망원인 중 71%를 차지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만성질환 진료비는 총 44.7조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4.2%를 차지한다.(치의신보 인용) 흡연은 비전염성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흡연은 심장질환 발병을 2~4배, 남녀 모두의 폐암 발병을 25배 증가시키고, 신체 모든 장기에 암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30% 증가시킨다. 담배는 흡연자의 절반을 죽인다. 매년 흡연으로 8백만명 이상 사망하는데 그 중 7백만명은 직접 흡연으로, 1.2백만명은 간접흡연으로 죽는다. 전세계 흡연자는 13억 명이고 그 중 80%는 중·하위소득 계층이며,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남성 중심에서 여성과 청소년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 결과 흡연으로 발생된 의료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담배를 구입하는데 소모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과 가정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WHO 2020.5) 많은 사람들이 담배의 해악에서 벗어 나고자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니코틴의 매우 강한 중독성과 대기업의 판매전략에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다양한 치과 마케팅 홍보 채널들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간판을 보고 내원해주시는 환자분들이 종종 계신다. 우리 치과에는 그 흔한 태블릿 PC 한 대 없다. 동의서는 모두 인쇄소에 맡겨 종이에 그려가며 설명하고 환자분께 펜을 건낸다. 펜 끝에서 나오는 잉크는 언제나 솔직하다. ‘자 이제 본을 뜰거에요. 움직이지 말고 4분 동안 악 물고 계셔야해요.’ 기다림의 시작이다. 근관치료를 위한 여러번의 내원과 치아 프렙. 이번에 새로 산 bur가 잘 해줬겠지? 성적표를 받기 전의 기분. 환자도 나도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진료실에 조용히 울려 퍼진다. ‘쩍’ 트레이에 흘러 내리는 환자의 침을 빠르게 돌려 닦는 직원의 손놀림은 늘 건조하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인상체를 면밀히 살피고 입을 헹굴 수 있게 체어를 올린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이다. 다양한 방식의 구강 스캐너가 널리널리 보급되고 있다. 몇 천만원에 구강 스캐너와 CAD/CAM 밀링머신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영업사원들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는다. 환자가 입을 벌린채 그 위에 3D 프린터로 크라운을 직접 쌓아올린다 하더라도 교합오차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개똥철학을 가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 새학기라는 말은 마냥 신나지만은 않습니다. 내향적인데다가 낯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들을 새로 만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유독 새학기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던 제가 이제는 치의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바래왔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악명 높은 본과 생활을 시작하려니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제 두 번째 대학 생활이 될 치과대학에서는 첫 번째보다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학생으로서 지냈던 첫 번째 대학생활에 후회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이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은 종종 들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지난 5년 중 아쉬웠던 것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조금 더 학문적인 호기심을 드러내볼걸, 조금 더 교수님께 다가가볼걸, 조금 더 대외적인 활동도 많이 해볼걸… 이렇게 적어보니 후회만 가득해 보이네요. 사실 즐거운 일들도 너무 많았는데 말입니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화초를 가꾸는 일은 삶에 있어 크나큰 활력과 색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매일 관심을 기울이며 보살펴야 하고, 나날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애완동물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주기적으로 물주기와 병충해 예방을 위한 방제와 영양제 공급, 적절한 온도와 습도유지 그리고 통풍관리 등 나름대로 세심하게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집집마다 혹은 사무실에 자리를 차지하면서 향기와 함께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난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난은 서양란, 동양란, 풍란, 한란 등으로 나누고 그중에서 동양란은 또 중국, 일본, 대만, 한국춘란으로 나뉜다. 그중에서 한국춘란의 아름다운 특성 때문에 동양란에서 따로 분리해서 별도로 취급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한국춘란을 취미로 배양하고 있어서 한국춘란에 대해 조금 얘기해 보려 한다. 한국춘란은 늦여름부터 꽃눈이 생기기 시작해서 겨우 내내 꽃망울을 품고 있다가 이듬해 3월 전후로 해서 꽃을 피운다. 한 송이 난 꽃을 피우기 위해 7~8개월가량 꽃망울을 품고서 긴 세월 견뎌내는 산고의 고통이랄까... 이런 과정을 거쳐 봄에 꽃을 피워 한국춘란이라 한다. 한국춘란은 다시 화예품과 엽예품으로 나뉘는데, 화예품은 꽃이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