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처남으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충치 치료에 대한 문의였다. 며칠 전부터 상악 제2대구치 부위에 찬 거에 시렸는데 핸드폰 불빛을 비춰보니, 꽤나 큰 충치가 발견됐단다. 아직 치과는 가보지 않았고, 알아보니 root canal treatment나 filling을 조금만 해도 200만원은 족히 나올 것 같단다. insurance가 있긴 한데, 절반 밖에 커버를 안 해준단다. 이런 경우에 한국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료를 받는게 나을지,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가서 돈이 많이 들더라도 치료를 받아야 할지를 긴 장문의 카톡 문자로 물어왔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먼 타지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아내와 아이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치아 통증과 불편보다는 미국에서의 높은 치과진료비가 걱정되었는지, 치과의사인 매형에게 우선 상담을 해온 것이다. 나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치과에 가서 구강카메라와 X-ray 사진을 찍어 치아 상태를 확인한 뒤, 신경치료를 할지 단순 수복치료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당장 치료가 급한 건 아니니, 우선 첨단칫솔(uni-tuft brush)를 구입해 1450ppm 고농도 불소치약으로 충치가 생긴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치과에서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간의 쉐이드 매칭(색상 일치)에 관한 의견교환은 성공적인 환자치료를 위한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이다. 치과의사는 “환자 개개인이 갖는 색상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하여 사용한 색조 탭(Colour tabs)에 의한 정보뿐 아니라 육안 또는 디지털 이미지로 환자 치아색상과 주변조직에 대한 정보를 치과기공사에게 전달하고 있다(그림 1). 이에 대한 국제표준은 2020년 4월에 발행된 ‘ISO 22598:2020 Dentistry - Colour tabs for intraoral tooth colour determination’이며 이번 호에서는 이를 소개한다. 이 표준에서 색조 탭은 색상을 분류하고 정의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투명, 불투명도, 광택도, 유백광 수준의 정보가 포함된 종합적인 색상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형광, 색차 및 개별 색상의 인식방법 등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
치과 양도양수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가치평가의 기준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치과 가치평가는 왜 필요하며, 합리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칼럼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유형자산에 대한 평가 방법을 알아보았다면 이제 영업권(권리금)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영업권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유는 이미 자리가 잡혀있는 병원을 인수해서 개원하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업종 평균매출과 평균이익에 도달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평균보다도 못한 매출이 나오는 병원이라면 영업권이 존재하기는 쉽지않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5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각의 계산법으로 계산을 한 결과 영업권의 평가금액간에 편차가 큰 부분을 볼 수 있다. 그러면 결국 어떤 금액이 맞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런데 기존의 병원가치평가에서는 각각의 계산방식의 가중치를 막연하게 50%, 30%, 10% 이런식으로 해서 얼추 가격을 맞춰왔다. 그에 대한 기준은 확인 된 바가 없기에 실제로 위의 자료
대한의사협회의 시원은 의사연구회(醫事硏究會)이다. 1908년 일본인들이 계림의학회(鷄林醫學會)를 결성한데 맞서, 1908년 11월 15일 일본 유학 출신의 의학교 전직 교관과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의사연구회를 조직했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1910년 강압에 의해 해산되었다. 한국 최초의 치의학 학술단체는 1919년 10월 조선에 있는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치의학의 연구 및 그 진보, 권익 그리고 친목을 위하여 만든 조선치과의학회(朝鮮齒科醫學會)이다. 이전에 치과의사들은 다른 의사들과 함께 조선의학회(朝鮮醫學會)에서 활동해 오다가 일정한 수의 치과의사들이 모이자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 나라자끼 도오요오(楢崎東陽), 도내가와 세이지로오(利根川淸治郞), 오오자와 기세이(大澤義誠)가 발기인이 되어 치과의사들만의 학술단체인 조선치과의학회를 창립한 것이다. 창립 시 서울 회원 12명을 포함하여 전국에 30명 정도의 회원이 있었다. 1919년 10월 경성구락부에서 총독의 오찬을 대접받은 후 촬영한 창립 사진에는 23명의 얼굴이 보인다. 초대 회장은 총독부의원 치과에 근무하던 나기라 다쓰미가 되었고, 부회장 1명, 간사 3명, 평의원 5명, 지방위원 약간명 등으로 구성
국시가 끝나고 보름이나 지난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인턴 접수부터 짐 정리나 인수인계까지, 시험을 마치면 마냥 편하게 쉴 수 있을 줄 알았건만, 무료하지 않은 마지막 방학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 일정도 줄줄이 취소되어 울적해하던 찰나, 시기적절하게 헬스장이 재개장한 덕분에 잔여 회원권을 소진하는 처지가 된 것이 그나마 소소한 재미랄까. 오늘도 어김없이 무료한 오후를 보내다 오랜만에 영화를 볼까 싶어 가까운 영화관을 찾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을 골랐는데도 텅 빈 상영관을 보며, 코로나 덕분에 전세 낸 듯 편하게 관람하는구나 싶어 씁쓸한 웃음이 핀다. 오늘 선택한 영화 ‘소울’은 음악 선생님인 ‘조 가드너’가 겪게 된 다이나믹한 하루 속에서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과 세상의 소중함을 그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재밌는 작품이었다. 재즈 음악이 나오니 ‘라라랜드’를 닮으면서도 교훈은 ‘어바웃 타임’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추억을 떠올리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작중 조는 본인의 삶을 따분하다고 여겼으며 꿈꾸던 무대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기대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되어도 우리의 화두는 아직도 코로나19다. 짧게는 2~3개월 길어봤자 6개월을 예상했던 바이러스의 종식은 1년이 지난 지금 1월 27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는 75,875명이며 이미 1,371명의 생명이 스러졌고 n차 유행과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신규 확진자는 사오백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수준 높은 과학의 발달로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우리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 바이러스의 도전은 완벽한 것 같던 전 세계의 의료, 사회시스템을 무참히 무너뜨렸고 숨겨져 보이지 않던 각 나라의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나라는 의료시스템의 붕괴와 건강위협에 대해 당황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는 기업의 도산이나 실직 위기와 같은 경제적인 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 위기 속에서 진짜 실력이 드러나듯 적나라하게 민낯을 드러낸 사회, 경제적 격차와 심화한 불평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두 고민하고 있다. 미국 UCLA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러한 바이러스의 팬데믹 현상은 인간 기술의 산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세계화가 되면서 육지나 바다나 항공편으로 많은 화물과 사람이
새해 대한민국 의료계는 작년부터 시행되었던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를 금년 1월부터 의원급까지 확대하기로 한다는 소식에 어수선하게 시작하고 있다. 당면한 더 중요한 의료계 현안들이 많은 듯 한데 갑자기 왜 이런 제도가 지금 시행되어야 하는지 궁금하여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들어가 본 법령의 제정취지를 살펴보았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조사·분석 및 그 결과를 공개하는 항목을 다빈도, 고비용 및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항목 등을 추가하여 국민들의 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한 알 권리 및 의료기관 선택권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나와있다. 결국 그동안 비급여 치료에 있어 국민들의 알권리가 부족하였고, 이로 인해 의료기관 선택을 잘 할 수가 없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 제도를 시행하려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그러면 그간 환자들은 비보험 진료 시 본인의 비급여 진료 비용을 잘 모르고 진료를 받았거나, 혹은 다른 병원과의 진료 비용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었나? 또한 의사들도 진료 전 치료 비용에 대한 안내도 하지 않았고, 진료 후에 환자에게 과당 청구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환자들에게 많은 피해가 있었던가? 하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1억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7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안타깝게도 많은 인원이 그 중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로나는 많은 일상을 바꿔 놓았고 많은 불편함과 모두에게 많은 피해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지요. 3차유행이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는 현재 제가 다니는 학교 앞만 하더라도 많은 상가가 문을 닫고 있고 안타까운 임대 문구만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백신접종이라는 무기로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백신이 완벽하게 예방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고위험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큰 효과라고 보입니다. 특히 구강을 보고 구강 내의 많은 비말을 만나고 있는 치과계에는 하나의 방어막이 더 생기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정부는 이 백신의 접종 우선순위와 스케줄을 공개하였습니다. 2월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하며 1분기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을 시작으로 요양병
치과 양도양수와 관련된 분쟁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가치평가의 기준이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치과 가치평가는 왜 필요하며, 합리적인 가치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칼럼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병원가치평가란 무엇이고, 가치평가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을 살펴봤다면 이제 구체적인 각각의 자산별 평가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인 병원가치평가는 평가기준일 직전연도의 신고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1. 토지와 건물 부동산의 경우에는 매매 당시 그 지역의 시세를 반영하여 양자 간에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러한 가격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인 및 양수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된 감정평가법인의 감정가액 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가방법에 의한 가액으로 할 수도 있다. 2. 임차보증금 임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기간 종료 시에 양수인이 회수 가능하므로 가치산정의 과정 없이 계약내용대로 임차보증금을 산정한다. 이 경우 유의할 사항은 그 건물의 임대인(통상 소유자)과의 재계약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다. 사업양도인의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계약기간 종료 시
사람들은 ‘첫’이라는 수식어를 참 좋아한다. 그만큼 의미도 크고 기억에 가장 많이 남기 때문이다. 첫사랑, 첫눈, 첫술, 첫출근, 첫월급... 처음이라는 색다름의 아찔함 때문인지 아니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여서 그럴까,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그에 따르는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첫’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첫사랑 말고 첫환자 이야기이다. 작년 초에 화이트코트 세러모니를 통해 흰색 가운과 함께 예비치과의사 선서식을 마치고 새로운 배움터, 병원에 등원을 하였다. 그간 이론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을 실제로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것을 보고 새로웠던 점, 신기했던 점도 많았고 앞으로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설렘과 함께 걱정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의 차례가 다가왔다. 원내생 진료실에서의 진료의 기회가 드디어 우리에게 주어졌다. 치과대학 생활을 하면서 하루 빨리 환자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막상 영예의 첫환자를 선택하는데 어려웠다. 여기서 나의 인간관계는 시험대에 올라섰다. 마침 얼마 전에 필자의 소개팅 주선으로 연애에 골인한 친구가 생각이 나서 부담없이 연락을 하여 초진 그리고 스케일링
코로나19 대유행이 모든 영역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삶을 온통 뒤바꿔 놓고 있다. 전 세계 약 10억 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화상 회의와 협업 도구 사용이 급증하면서 일하는 방식도 변화 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전대미문의 혼란을 일으키며 우리 삶의 패러다임(paradigm)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2021년을 사는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며 더 잘 생존하기 위해서 총체적인 개편(reset)을 요구받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 혼돈의 시대에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는 인생을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기원전 250년 경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코헬렛(Kohelet)은 인간이 얼마 안 되는 나날 동안 이 땅에서 행하기에 가장 훌륭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려고 했고, 참된 즐거움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탐구했다. 그는 인간이 자기 성취를 위해 줄기차게 달려가지만 결국 공허함만을 발견하게 되는 ‘쾌락주의의 역설’에 빠지고 만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이 역설을 풀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신에게서 그 해답을 찾았다. 세계 최장기 성인 발달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