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심심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심심해서 티비를 틀었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을 들었다.”가 아니라 심심한 시간과 씨름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어렸을 적에는 지우개를 사람인척 가지고 놀곤 했습니다. 말 그대로 먼 산을 바라보며 공상에 빠져들었던 적도 많습니다. 지금도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잠에 들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 깨어 있는 시간을 심심하게 보낸다는 것은 현대인에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사실 티비만 해도 그렇습니다. 티비 채널을 손으로 돌리던 시절에는 모든 채널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교육방송이나 공영방송에서는 재미난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널 결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문에 나온 채널 편성표를 외우는 것조차 어렵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리모컨이 생기고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면서 채널 편성표를 외우기보다는 리모컨으로 채널을 올렸다내렸다 흥미있는 방송을 찾는데 시간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넷플렉스와 유튜브 시대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영상을 볼 수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지경이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잠시 삐삐가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소심하고 급한 저의
나는 가정과 회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워킹맘이다. 가정에서는 결혼 14년차 가정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며, 회사에서는 예방치과 교육 및 컨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던 2018년 어느 날 나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우울증이다. 하루하루를 전투모드로 일을 쳐내는 마음으로 살아오다 보니 심신이 매우 지쳐있었다. 마음의 여유는 없었고, 가정과 회사에서 바라는 건 송유정이 아닌 ‘슈퍼 원더우먼’인 것 같았다. 때문에 일이 안되거나 내가 힘들어지면 타인을 원망하고, 나를 자책하며, 무기력했다. 이를 탈피하고자 남편에게 털어놓기도 하고, 심리치료사에게 상담도 받았다. 가족여행도 가고, 나를 위한 시간도 가져봤지만 그때뿐이었다. 좋아지는 것 같다가 혼자 있을 때면 공허하고 저절로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음의 병을 탈피하는 방법들을 알아나가기 시작한 어느 날,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라클모닝’을 접하게 되고, 마음의 병을 퇴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 아닌 새벽에 일어나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생겼다. 저절로 아침시간이 여유로워
최근 통합치과전문의 1차 시험이 끝났고 합격율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2차 시험까지 마치면 새로이 약 3000명 정도의 새로운 통합치과전문의가 배출된다. 작년까지 배출된 2182명의 통합치과전문의 숫자를 합치면 올해까지 5000명 이상이 배출되는 셈이다. 현재 통치 전문의 경과규정 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 통합치과전문의 숫자를 감안하면 경과조치가 끝나는 내년에는 최종적으로 총 10000여명 가량의 전문의가 예상되고 있다. 통합치과전문의를 제외한 모든 과목의 기존 치과전문의들의 숫자를 더한 총 수가 현재 약 6000명 가량임을 감안하면 가히 단일 전문과목으로서 최대규모의 전문과목이 되는 셈이다. 다소 정치적인 탄생의 역사로 인하여 통합치과전문의의 전문의로서의 지위부여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아마도 이미 통합치과전문의를 획득하신 분들조차 전문의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느끼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듯 하다. 일반적으로 전문의라고 하면 체계적인 수련과정 하에 기본 교육을 받고 특정 분야에서 외골수로 파고들어 다른 분야는 상대적으로 덜 알고 있을지라도 자기 분야에서 만큼은 다른 분야 의사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의미로 통합치과
처음 내가 이 주제를 접한 것은 ‘대한치과의사협회 31대 집행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행사’를 하겠다고 언급한 다음부터이다. 창립 100주년이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일제시대에 창립이 되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내용을 들어보니 1981년 경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한다. 1921년 일본인들이 구성하고 일본인이 회장으로 선출된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았다는 것이다. 2010년 ‘대한치과의사협회사’를 창간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1925년 조선인들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선인 최초 치과의사인 함석태 선생님이 회장이고 조선인들로 구성되었으니 민족사적 의미도 크고 그에 대한 업적도 기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또 다른 주장은 해방이후인 1945년 12월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이 모여서 만든 법정단체다. 이 단체가 대한민국이 아닌 일제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거나 ‘기원으로 삼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SC 9에서는 구강 스캐너의 정확도, CAM의 정확도, 치과용 3D 프린터의 정확도, 절삭가공용 블록의 절삭가공성 및 CAD 소프트웨어의 상호운용성(Interoper ability) 등의 국제표준을 논의하고 있다. 2020년도 현재 전 세계 27개국(정회원 16개국, 준회원 11개국)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모형 스캐너의 정확도’에 관한 표준 외 6종의 국제표준이 출판되어 있고 6종의 국제표준이 개발 중이다. <ISO/TC 106/SC 9 CAD/CAM System의 작업반> 현재 SC 9에는 1개의 폐지된 작업반(WG, Working Group)과 6개의 운영 중인 작업반이 있으며 최근 제정되었거나 토의되고 있는 사항은 아래와 같다(표 1). ○ 이번 호에 소개하는 표준은 2019년에 발간된 국제표준 ISO 20896-1 치과 - 디지털 인상기기 - 제1부 : 정확도 평가 시험방법(ISO 208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0년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공모 안내서를 받았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융합형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문제만 잘 풀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을 많이 읽고, 대화도 많이 하여, 문제를 잘 풀면서 말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의 목적은 융합 연구가 가능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의사에게 기초의학, 자연과학, 공학 등 타 학문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여, 1. 임상 지식과 타 학문이 융합된 의과학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여,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2. 융·복합 연구결과를 활용해 질병 치료 및 신약, 의료기기 개발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추진사업으로 ①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전공의에게 임상 수련과 병행하는 연구 방법교육 및 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전공의 수료 후 의사과학자(M.D.-Ph.D.) 진출을 지원하고(임상의학을 제외한 기초의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 및 연계전공을 통해 융·복합 의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한 분야), ② 의사과학자 양성 인프라 구축을 하여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양성된 의사과학자 정착,
매일 뉴스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보도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의 이런 저런 비리 기사를 듣고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일에 연류된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정죄의 마음이 가슴속에서 슬그머니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마치 나는 그런 나쁜 일과는 상관없이 매우 깨끗한 사람인 것으로 생각되고,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더럽게 물들이고 있다고 내가 스스로 전지전능한 법관이 된 것처럼 판단하면서 살아간다. 얼마 전에 방영된 법조계의 비리를 다룬 드라마를 보다가 그러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대사를 듣게 되었는데 “모든 건 밥 한 번이 시작”이라는 내용이었다. 주인공 막내뻘 검사가 수습 시절 강직한 검사 선배로 존경받던 선배검사가 누군가에게 소개받은 사람에게 무심코 얻어먹게 된 점심식사 한 끼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다.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아무 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면서 낼 수 있지만 다만 그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걸 못하게 된다”라고 막다른 길에 다다른 상황에서 한탄한다. 이어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인맥
대한민국도 5년 후 노인 천만 시대의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베이비 붐 세대(1952-63년생)의 대부분이 65세 이상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생애 마지막 10년에 가장 후회하는 것 중의 첫째가 ‘치아 관리를 잘못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구강이 전신건강의 입구(gate)이자 바로미터(barometer)이며 거울(mirror)임을 알게 해 주는 대목으로 노인의 건강한 구강이 최상의 노후 준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치과치료에 대한 많은 두려움과 심한 스트레스, 잦은 치료 약속과 오랜 치료 기간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면서 치과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또 정부에서도 노인들에게 년 1회 스켈링과 심지어 의치와 임플란트(평생 2개)까지 건강보험보장(본인부담금 30%)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아직도 40% 이상의 노인들이 ‘저작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의치의 본인 부담금마저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이분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이는 필자가 2018년 구강보건의 날 행사 중에 약 160명 노인의 ill-fitting denture 이장 및 수리를 하면서 확인한 사실임을 밝혀둔다). 더불어 이 분들의 만성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람들 사이의 교류가 당연해지지 않은 것도 어언 1년이 되어간다. 모두가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모인 어느 곳을 가든 체온을 측정하며 방문자 목록에 개인 정보를 작성한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깜빡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전 급히 약국에 들러 마스크를 사기도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마스크 없이 길거리에 나서면 허전할 정도이다. 어색하기만 하고 쉽게 적응할 수 없던 것들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익숙해지는 현재의 상황이 씁쓸하기도 하다.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되짚어보고, 익숙함 속에서 조금은 무뎌졌을지도 모를 코로나19가 앗아간 우리의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인터넷 상에서 이와 관련한 수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몇 개의 단어들을 소개하려 한다.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외출 및 모임의 자제가 권고되고 많은 부분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un’과 ‘contact’의 합성어인 ‘언택트’라고 표현한다. 학생들은 선생님 혹은 교수님과 같은 공기 속에서 수업을 듣는 대신 화면 너머의
지난 추석 무렵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대중가요 가사에 등장하면서 대한민국은 온통 나훈아의 <Again대한민국>신드롬에 빠져들고 말았다. 시청률이 무려 40%를 넘어서면서 장안의 큰 화제가 되었던 ‘테스형!’. 서양철학의 스승격인 소크라테스를 동네 형 불러세우듯 도발적인 가사는 어찌보면 불경스러울 법도 했지만,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불렀던 가수에게 가황(歌皇)이라는 극찬의 수식어를 붙여주는데 있어 대한민국은 주저함이 없었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물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하였거늘 ‘툭 내뱉은 말’이라 하고 ‘모르겠소’로 답한 나훈아의 ‘테스형!’ 이 외침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은 신기루 같은 인생의 여정에 대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 듯하다. 진료시간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아! 테스형~~ 아! 테스형~~’의 허밍은 나 역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고뇌의 배설이자 고백이 되어 이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예방치과 진료실에 내원하시는 분들의 덴탈 아이큐는 꽤 높은 편입니다. 치석제거의 필요성에서부터 치면세균막 관리의 이점 및 구강건강이라는 개념까지도 이해할 정도로 그 지식의 양과 질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이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질병에 대한 정보나 치료비를 검색해 오는 예민한 환자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정보를 잘못 검색하여 예방치과를 찾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개는 초진으로, 일회성 스케일링을 받고자 ‘스케일링 맛집’을 찾아온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치석을 제거한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구강건강관리에 관한 위험요인은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까 얼른 치석이나 아프지 않게 제거해 달라는 것입니다. 계속관리의 중요성을 납득시켜야만 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런 분들과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주로 활용하는 전략은, 치료가 시급한 개별 치아의 질환을 중심으로 우선 설명을 시작하고 그 원인을 천천히 짚어가면서 계속관리의 필요성을 주지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심한 우식증일지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이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쓸 때까지 쓰다가 뽑아버리겠다는 사고방식에 가로막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의 최저가격이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