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다. 1975년 9월 6일 시작하여 2019년 2월 28일 폐업신고를 하니, 근 44년을 당산동에서 개원 치과의사로 봉직했다. ‘벌써 은퇴하세요? 아직 정정 하신데.’ ‘은퇴라니 섭섭하지 않으세요?’ 막상 은퇴를 결심하니 섭섭했다.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가슴이 뻥 뚫린 듯 한 허전함. ‘은퇴라니요. 금퇴랍니다. 다시는 스트레스도 없고 자유만 만끽할 수 있는 생활로 들어가는데 銀퇴라기 보다 金퇴가 맞지 않나요?’ 하긴 교도소로 들어가거나, 부도를 내고 숨어 버리는 銅퇴도 있으니……, 은퇴도 행복이지요. - 하 하 - 그리고 보니, 은퇴에도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이 있네, 저절로 실소가 나온다. 그러나 사실 은퇴는 슬픈 것이다. 금, 은, 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은퇴는 한문으로 隱退이다. 숨을 隱자는 남이 찾지 모하는 곳에 가는 것이다. 흑석동 211번지에서 이 세상에 온 나는, 이제 코끼리처럼 죽을 때 숨어 버리는, 진짜 은퇴의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코끼리는 죽을 때 제 자리로 간다. 모든 동물이 죽을 땐 제자리를 찾지만 특히 코끼리는 코끼리 무덤에 가서 자신의 주검을 숨긴다. 이런 코끼리의 최후가 진정한 隱退이다. 우리 나이로 75세이니, 친구들과
다수 전문의제로의 역사적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통합치의학과 헌소에 대해 각하 판결이 나면서 이제 치과 전문의제도를 실은 운명의 수레바퀴는 7월 21일을 향해 굴러가게 됐다. 특히 이번 미수련자 대상 첫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은 기수련자와 미수련자가 모두 경과조치의 혜택을 받고 진정한 의미의 다수 전문의 시대를 열어젖히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치과계에 있어 전문의 제도는 반백년에 걸친 논쟁으로도 결론이 안 난 아픈 손가락이었다. 다수 전문의제로의 이행은 이 같은 지난한 논쟁이 사실상 종료된다는 선언적 의미 이상의 울림을 치과계에 던지고 있다. 당장 내년에는 1만 명의 치과의사 전문의가 우리 곁에 서게 된다. 지난 2008년 첫 전문의가 배출된 이래 올해까지 누적된 11개 전문과목의 총 전문의 수는 6579명으로, 오는 8월 배출이 예상되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수 2500여명을 더하면 당장 9000명 이상의 전문의가 올해부터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단순계산으로도 내년이면 1만 명을 가볍게 돌파할 전망이다. 1만명 고지를 넘어선 시점을 미리 내다보면 치과계는 치과의사 3명 중 1명은 전문의, 전문의 3명 중
6월의 첫 토요일, 윤동주 문학관의 뒤뜰에서는 ‘전국 청소년 윤동주 시화공모전’ 작품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수많은 별들을 깨알같이 점 찍고는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정성스런 글씨를 또박또박 적어 내렸을 작은 손가락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널어놓은 이불 빨래 옆에 수줍게 서 있는 어린 소년을 재미있게 그려낸 ‘오줌싸개 지도’, 커다란 우물을 액자 가득 담아낸 ‘자화상’… 그림만 보고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심지어 문학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몇 구절 정도는 쉬이 흥얼거릴 수 있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시. 그의 시는 백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여전히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고, 그의 인생은 책으로 영화로 장르를 넘나들며 재탄생하곤 했다. 그리고 개관한지 7년이 넘은 이 곳, 윤동주 문학관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그의 시는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미당 서정주 선생의 정제된 표현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의 저항정신은 이육사 시인이나 만해 한용운 선생에 비할 수는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길지 않은 인생과 많지 않은 작품들 사이에는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인터넷의 발달로 실험실과 사회의 경계가 낮아지고 실로 많은 정보가 정제되지 못한 상태로 대중에게 노출되고 있다. 과학자의 90% 이상이 논문의 연구결과가 재현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하며 의학 분야를 포함한 과학 분야의 많은 논문이 재현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새로운 지식의 발견은 미래를 위한 축적이 되기보다는 일정기간 대중의 관심을 받다가 사라져 가고 그 동안의 대중의 관심은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이득으로 그 이후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체적, 경제적 부담이 되거나 사회적 부담이 되기도 한다. 현재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경제발전의 뒷면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이 발전되어야 할 필연성과 결과물은 경제발전과 연결될 때 그 존재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의 연구 결과물인 논문과 특허의 정량적, 정성적 수준도 대학과 국가의 랭킹으로 반영되어 국가의 위상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고, 노벨상에 대한 관심도 그 테두리에서 논의되어 왔다. 이와 같이 연구수준의 향상을 통한 경제발전이 과학기술의 주요 관심사가 될 때 연구 결과의 공공성 및 진실성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이차적인 잣대가 되기 십상이다. 현재
정부는 한국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인 커뮤니티 케어를 작년, 2018년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치과계가 공공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연재순서 1. 백세시대의 치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_커뮤니티 케어 연재를 시작하며 2. 고령화의 오래된 미래, 일본형 커뮤니티 케어인 지역포괄케어 소개 3.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역사와 의의 4. 커뮤니티 케어 사업추진시 지역주민참여의 중요성 5.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의 중요성 6. 부천시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 사업계획 7. 공중구강보건에서 치과계의 미래를 본다_ 커뮤니티케어 촉탁의제도의 의미 최근 커뮤니티 케어란 용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란 것이 없다가 최근에 새로 생겨난 개념이 아니라 오래된 공중보건학책에서도 설명하고 있던 개념이다. 커뮤니티는 한글로 지역사회이고 케어는 돌봄이란 뜻이다. 결국 지역사회를 잘 돌봐야 하는 것이고 지역사회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건사업기획 책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지난달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극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습니다.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그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기 어렵습니다. 책을 들고 있던 손에는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쥐고 있습니다. 저도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기도 하지만 디지털 화면을 읽는 것과 종이책을 읽는 것은 감성적으로 많이 다릅니다. 전자책은 책의 두께도 느껴지지 않고 남은 페이지도 숫자로만 보이죠. 종이책은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를 보면서 결말에 대한 극적인 전율을 느끼기도 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책을 덮었을 때의 느낌은 전자책과는 무척이나 다릅니다. 사람들이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 자체가 디지털화할 수 없는 아날로그이기 때문 아닐까요? 가상체험, 증강현실 등이 현실
한 번씩 카카오톡을 열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구경하곤 합니다. 잘들 살고 있나 궁금할 때면 메시지를 보내 인사를 건네기도 하죠. 그러고 보니 기술의 발전이 개인주의를 공고히 하는 데에만 기여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안부를 묻기에도 썩 괜찮은 기술이니 말이죠. 제 카카오톡 친구 중에는 이미 몇 달째, 그만 살고 싶다며 속을 썩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화창을 열어보니 제가 읽고도 답장하지 않은, 소위 ‘읽씹’ 한 메시지가 펼쳐집니다. 선선한 바람에 산책을 나섰다가 문득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신호음이 두어 번 울리기도 전에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형 안녕하세요.” 녀석은 저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내온 동생입니다. 어머니는 어릴 적 집을 나갔고, 일용직 아버지와는 연락이 쉬이 닿지 않았기에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남다른 성장 배경 탓에 사회성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아, 단순 노무 업종에서조차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합니다. 이번에는 또 어느 공장에서 어떤 일을 얼마 동안 하다가 쫓겨났노라, 녀석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아버지는 좀 어떠셔?” 더는 제가 해줄 만한 잔소리도, 조언도 없기에 화제를 돌립니다. 아버지의 안부 말이죠
■연재순서 1회구강 세균의 유래 2회구강 세균 명명법 3회 세균들아 입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니? 4회 치아우식증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5회 치주질환 관련 세균들의 이야기 6회 유익균과 유해균 그리고 균주의 다양성 7회 구강세균과 전신질환과의 관계 8회잘 있고 있는 듯 하지만 잘 모르는 구강위생용품 사용법 9회 한국구강미생물자원은행은 어떤 일들을 하나요? 10회 에필로그 요즘 치의학계를 비롯하여 의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끄는 연구 주제 중 하나가 바로 “구강 세균과 전신질환과의 관계”일 것입니다. 구강에 있는 세균이 어떻게 심혈관질환, 치매, 조산, 유산, 저체중아, 대장암, 폐질환, 패혈증 등의 전신질환 발생이나 진행에 영향을 줄까요? 그것은 바로 치주질환이나 치수염에 의해 파괴된 구강조직의 혈관을 통해 구강 세균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전신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혈관은 구강 세균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에게는 일종의 고속도로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그래서 스케일링을 받으면 일시적인 패혈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혈액에는 구강 세균에 대항하는 방어군(대식세포, 백혈구, 항체 등
전체 치과계가 마음을 졸이며 지켜봤던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 위헌확인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로부터 각하 판결을 받았다. 헌재가 지난 6월 28일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5조 제1항 등 위헌확인사건’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림으로써, 치협은 전문의제에 있어 또 하나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 2017년 12월 4일 대한치과보존학회가 제기한 이번 헌법소원은 전국 11개 치과대학 교수 및 재학생, 대학병원 전공의, 국민 등 437명으로 구성된 청구인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경과조치 연수실무교육 시행에 있어 수련과정 및 수련경력 인정기준의 위헌성을 제기한 것으로, 헌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소 제기 내용이 타당하지 않거나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헌재가 이번 위헌소송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건 심리를 끝낸다는 각하 판결을 내린 것 또한 치협 집행부로서는 큰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진행돼 온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를 향후에도 순조롭게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 치협은 최고 의결기구인 임시대의원총회 의결사항을 지키고 시행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이번 사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
저는 지금 한국을 떠나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올 때, 이러한 결정을 했을 때 그 이유를 많이 궁금해 하시고 어떤 분들은 걱정하기도, 어떤 분들은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동안 치과의사로 지내오면서 레지던트에서 공보의로 강사로 개원의로 형태는 바뀌었지만 일률적으로 해왔던 고민들의 답을 풀고 다시 시작하고자 잠시 일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미용사나 이발사와 참으로 비슷합니다. 우선 근무하는 공간과 체어부터가 닮았습니다. 근무하는 자세도 비슷하고 선배에게서 일대일 대면 교육을 받는 도제식 시스템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는 면에서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같은 조상을 가진 직업 사이이기 때문에 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자르러 가면 그분들이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곤 합니다. 다음은 건축가와 비슷합니다. 저희는 입안에 도시를 건설하는 건축가 입니다. 도시의 건물과 도로와 상하수도와 전기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입안의 치아와 혀와 잇몸과 입술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 안에서 각 치아가 각자의 기능을 잘 할 수
정부는 한국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인 커뮤니티 케어를 작년, 2018년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됩니다. 치과계가 공공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연재순서 1. 백세시대의 치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_커뮤니티 케어 연재를 시작하며 2. 고령화의 오래된 미래, 일본형 커뮤니티 케어인 지역포괄케어 소개 3.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역사와 의의 4. 커뮤니티 케어 사업추진시 지역주민참여의 중요성 5. 부천시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 사업계획 6. 커뮤니티케어에서 구강케어의 중요성 7. 공중구강보건에서 치과계의 미래를 본다_ 커뮤니티케어 촉탁의제도의 의미 인구 노령화에 따라 특히 노인에 대한 돌봄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오늘날 전 세계적 추세라 할 수 있다. 증가된 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전적으로 공공기관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지금,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여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데에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