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우리의 삶은 부, 건강, 권력, 명예 등과 같은 외적인 좋은 것들을 획득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많이 소유하면 행복하리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 그런데 행복은 이들 좋은 것들을 올바로 사용할 때 주어지며, 이것들의 올바른 사용은 앎이나 지혜에 의해서 가능하다고 소크라테스는 본다. 이처럼 지혜를 중시하는 그의 행복론은 “덕(aretē)은 지식(epistēmē)이다”라는 유명한 말로 표현된다. “덕은 지식이다”라는 말은 앎이 있어야 덕(훌륭함)이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덕이 있다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할 일(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앎이 있어야 덕 있게 되고 사람의 할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생각이다. 그러면 무엇을 알아야 한다는 것인가? 이를테면 제화공으로서 훌륭함(덕)을 지니고 신발을 잘 만들 수 있으려면 신발의 기능 혹은 제화공의 기능을 알아야 한다고 소크라테스는 본다. 다시 말해 이런 기능을 알면 제화공으로서 훌륭함을 갖추고, 그의 기능 즉 신발을 만드는 일을 훌륭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가
치협이 예순 일곱 번째 정기대의원총회를 마쳤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8일 회장단 재선거를 치렀지만 각 지부에서 파견한 대의원들의 송곳 같은 질의와 제언들은 이번 총회에서도 어김없이 제자리를 찾았다. 대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협 정관을 개정하고, 한 해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는 것은 그 자체로 치과의사들의 중심인 치협이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일선 회원들의 생각을 올곧게 전달하고, 그 과정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 각 지부가 이번 총회에 상정한 일반의안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풀뿌리 민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 이 순간 치과의사 회원들의 고민은 보조 인력난 해법과 치과의사 인력 과잉 해결을 위한 치대 정원 감축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부터 진단용 방사선 검사 및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 등과 같이 일선 진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의제를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협회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총회만 해도 지부의 질의 공문에 대해 치협의 회신 기한을 설정해 달라거나 협회 상정 안건들의 처리 진
정말로 우리 모두가 기뻤고, 지구촌 전체를 행복하게 했던 지난 겨울 평창의 축제는 한반도의 지루한 긴장을 풀어주고, 한없이 춥기만 하던 북미관계에 마술같은 봄바람을 불러왔다. 그런데 계속해서 끈질기게 대북불신 발언수위를 유지하던 야당대표의 주장에 화답이라도 하듯, 올림픽 끝나고 한 계절도 안 지난 이 달초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의지를‘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예전의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하였다. 서로가 원하는 바가 다르기에 여태껏 대화와 소통이 내내 어려웠던 것을 모르지 않았을텐데, 소위 ‘해결을 향한 상황의 진행’에 대한 쌍방간 최소한의 구체적 약속없이‘그럼, 잘 지내보자’는 식의 막연한 화해무드란 것에서, 당연히 어느 정도의 조율과정과 혹은 예기치 못한 교착상태가 예견되는 것이었지만, 작금의 분위기가 여러 번 있었던 동상이몽의 되풀이가 아닌가하는 근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아일랜드 출신작가 오스카 와일드(1854~1900)가‘남자들은 지쳐서 결혼하고, 여자들은 호기심 때문에 결혼한다. 그리고 양쪽 모두 실망한다.’(오스카리아나, 2016 민음사
나도 어릴 적 여느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다. 아니, 백마탄 왕자님한테 기대어 왕비가 되지 않더라도 어느 날 나에게 인생역전의 행운이 찾아오기를,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며 살았다. 부족하진 않았으나 여유롭지 못했던 어린 시절 부모님의 빚의 무게만큼 삶의 무게를 너무 일찍 알아버려서 일까?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대부분 한사람의 성공스토리에 관한 일대기 영화, 신데렐라 스토리와 같은 것들 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들이 실제로 그랬다. 언제나 주인공은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거나 성공했다. 그래야했다. 그런 것들이 더 재미있고 극적이니까. 그리고 그런 영화와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나도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집에 돌아와 현실을 마주하고 직시할 때면 더 큰 허탈감과 좌절감이 밀려왔다. 나는 무엇을 꿈꾸며 사는가. 시린 겨울 코트도 없이 낡은 기타와 우연히 떠맡게 된 고양이 한 마리가 전부인 포크송 음악가 르윈 데이비스는 돌아갈 집도 없이 매일 매일 지인의 소파를 전전한다. 듀엣이었던 그의 음악 파트너는 자살했고 그의 레코드판은 먼지만 쌓여간다. 절망 말고 그에게 남은 건
1. 근로개시일 - 정규직은 기간을 정하지 않는다. 2. 근로시간 - 휴게시간(점심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 진료시간과 근로시간은 다를 수 있다. - 주휴일(일요일) 8시간을 포함시켜야 한다. 3. 휴일 - 근로기준법상 휴일은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 뿐이다. 4. 임금 - ‘시간당’으로 임금을 책정하며 월급은 ‘세전임금’이다. - 법정항목은 포함하되 항목을 단순화시켰다 -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많도록 했다. - 식대는 10만원까지 비과세이다. - 시간외수당은 소정근로시간 외 시간에 대한 수당으로 ‘포괄임금제’를 적용했다. - 공제는 4대보험 공제(2018년 기준, 과세대상 급여의 8.5%)와 소득세 공제를 합친다. - 실수령액은 급여계에서 공제계를 뺀 금액이다. - 5인 미만 치과이기에 연차휴가수당은 포함하지 않는다. Q.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A. 안 하던 것을 하려면 귀찮기도 하고 어색하죠. 왠지 삭막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제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실제 마음먹고 하면 그리 어렵지 않고, 특히 5인 미만은 간단합니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필수항목만 정확하게 넣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어렸을 때 콩코드 여객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음속의 2배로 빠르게 나는 비행기. 그 속도로 나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결국은 구경도 못했는데 없어져 버렸습니다. 미국의 우주여행에 버금가는 업적을 내세우고 싶었던 유럽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콩코드였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간 나머지 경제성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시대에 맞는 속도 조절이 필요함을 교훈으로 남겼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꼭 실패는 아닙니다. 이 실패를 토대로 조만간 경제성을 살린 초음속 여객기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과 시대를 앞서간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삶은 그리 평탄해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의 틀도 그렇습니다. 책을 통한 작가의 시대적 고백과 외침이 때로는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변화와 혁명의 전사들 곁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이제까지 역사를 만
김철수 전 협회장이 지난 8일 재선거를 통해 치과계 수장 자리에 올랐다. 단일후보와 재선거라는 인식 때문에 회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회원들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 58%대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3개월간의 회무 공백 상태는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찬성 득표율이 82%대를 육박해 남은 임기 동안 충분한 회무 추진 동력도 얻게 됐다.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시급한 정책 현안이 산적해 있다. 3개월 회무공백에 따른 어수선했던 민심을 다잡기 위한 노력을 하되, 그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짧다고 하면 짧은 2년여의 임기지만 그 또한 효율적인 정책 배분으로 헤쳐 나가야 할 집행부의 몫이다.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어떤 방식으로 정책을 이끌어 나가냐에 따라 남은 2년 임기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집행부는 지난 10개월의 짧은 임기 중에도 노인틀니 및 임플란트 본인부담률 30% 인하, 치과의사전문의 경과조치 시행, 북한 이탈주민 치과취업 촉진을 위한 MOU 추진, 치과대학 정원 외 입학비
子夏曰: “雖小道, 必有可觀者焉, 致遠恐泥, 是以君子不爲也.” 논어 자장편 19-4 (자하왈: “수소도, 필유가관자언, 치원공니, 시이군자불위야.”) 자하가 말했다. “비록 작은 기예일지라도 거기에는 반드시 배울만한 것이 있을 것이다. 원대한 목표를 이루는데 있어 거기에 젖게 됨이 두렵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것을 배우려하지 않는다.” 위 문장을 한마디로 정리 한다면 소탐대실 ‘小貪大失’이라 할 것이다. 작은 이익을 탐하다 보면 큰 것을 잃는다. 소도(小道)에서 관(可觀)하여 부와 권력을 누리다 차가운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거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과거 정권의 권력자들을 생각해 본다.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뚜벅 뚜벅 걸어가는 사람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 속에서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 운이 좋아 부와 권력을 잡게 된 사람은 어느 순간 크게 잃게(大失) 될 것이다. 논어 한 귀절 글쓰기를 준비하며 “나에게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꿈 (致遠)이 있는가?” 자문해 본다. 1997년 한국리더십센터의 3박 4일 CEO 과정을 하며 만들었던 사명서(致遠)가 책상 앞에 걸려 있다. 책상 앞에 걸어 놓은지 벌써 20년이 된
에피소드 1. 20년 전 개원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47번 치아에 신경이 쓰일 정도의 통증을 겪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씹을 때면 느껴지는 시큰함. 멀리 있는 선배에게 전화로 증상을 호소했더니 cracked tooth syndrome이 의심된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토요일, 그 선배는 서울에서 내가 있는 대구까지 직접 왕진을 오셨다. 진료의자를 선배에게 내어드리고 유니트체어에 누었을 때의 안도감, 치아 삭제 후 임시로 씌워진 SS크라운으로 처음 씹었을 때의 사라진 통증에 대한 신기함 등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된다. 에피소드 2. 2주전 토요일 오후, 자극적인 매운 음식을 먹는데 갑자기 예의 47번 치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그 이후 계속, 물 등 액체 종류가 닿으면 통증은 반복되었다. 며칠을 견디다가 갓 개원한 후배의 치과를 찾았다. 후배는 크라운을 제거하고 레진코어 수복 후 레진임시크라운을 장착해주었다. 아직도 가끔은 자극에 심하게 시리지만 후배의 권유대로 예후를 관찰 중에 있다. 20년 전, 멀리까지 달려와서 치료해주신 선배에게 당연히 감사한 마음은 가졌었지만, 개원의가 하루의 진료를 포기하고 낯선 곳에서 진료를 베
5·8 재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3개월여 치협 리더십의 공백을 끝내는 선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하지만 임기 2년짜리 단일후보 재선거인 탓에 회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 최근 실시한 모의 투표율이 35%선에 그쳐 우려가 현실이 될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중요한 건 단독 후보가 출마했다고 해서 선거의 의미마저 작아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숫자에 상관없이 회원의 투표권은 늘 소중하다. 더군다나 치과계가 어렵게 이뤄낸 협회장 직선제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꽃피우기 위해선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번 5·8 재선거가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경우, 자칫 치과계가 어렵게 합의해낸 협회장 직선제 회의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실제 의협의 경우 과거 전체 선거인의 10%도 안 되는 지지를 얻은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돼 대표성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낮은 투표율은 당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당락뿐만 아니라 향후 치협을 이끌어 나갈 집행부의 회무 동력 및 정책 운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치과계 회원을 대
나이에 따라서 이슈가 되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30 대에는 돈 자랑을, 40 대에는 자식 자랑, 50 대부터는 건강 자랑을 한다고 하던가요. 교정치료 특성상 젊은 20대 환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환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의 본인의 미래에 대해 상담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담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도입니다. 최근 취업난과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갱신한다고 하는데, 정말 젊은 20대 환자분들을 만나면 이런 자기의 처지(?)에 대한 하소연을 많이 듣게 됩니다. 남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도 사회생활을 처음 경험하는지라 조금만 힘이 들거나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바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아마도 부유한 집에서 고생하지 않고 자라다가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마찰이나 일에 대한 가벼움(?), 내가 겨우 이런 일을 하려고 좋은 대학을 나오고 어렵게 공부를 했나 하는 마음이 큰가 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교적 큰 돈이 들어가는 치과 치료를 선뜻 받기 어려운 20대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직 본인의 경제적 독립이 완전하게 일어난 것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