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부가 소를 몰고 고개를 넘다가 호랑이와 마주쳤다. 겁에 질려 얼어붙은 황소를 버려둔 채 농부는 냅다 달아났다. 한식경쯤 지나 이상한 기척에 나가보니, 사립문 앞에 피를 뒤집어 쓴 황소가 노려보고 있다. 반가워 다가서는 순간 주인은 뿔에 받혀 공중에 뜨고, 황소는 무릎을 꿇고 쓰러져 죽는다. “주인이 뒤에서 부추겨주면, 누렁이는 호랑이하고도 맞장을 뜨지.” 어렸을 때 할아버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다. 3·1 만세운동 때 인동시장에서 일경의 총에 맞은 할아버님은, 다리를 절며 농부로 30여년을 더 사시고 1954년에 돌아가셨다. 필자가 근 300만 관객의 대기록을 세운 다큐영화 ‘워낭소리(2009)’를 보면서 몇 번씩 눈물을 삼킨 이유다. 3·11 치협 임총은 129 /157의 압도적인 지지로 전임 집행부를 재신임하고, 이어 마경화 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만장일치로 추인하였다. 케네디정부의 피그만 쿠바침공이 어이없이 박살난 이래, ‘집단 지성(知性)’이라는 용어는 주로 부정적으로만 쓰였지만, 이번 임시총회에서는 실로 신선하고 아름다운 원 뜻을 복원했다. 1999년 임총과 2000년 총회를 거쳐 반대의견과 절충을 거듭하면서, 거의 40년간의 숙원이었던 치과
지난 겨울,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평창올림픽 현장에는 대한스포츠치의학회(회장 권긍록·이하 학회)가 있었다. 국내 치과의사 팀닥터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학회가 평창올림픽조직위와 손잡고 현장 의료지원에 나서 전 세계 선수들을 돌본 것. 의료지원에 나섰던 학회원들로부터 생생한 올림픽 뒷얘기를 들어본다. 연재순은 김우택 원장(학회 평창올림픽준비 특위 대표간사), 김선종 교수(학회 부회장), 이의석 교수(학회 학술이사), 임중재 대표(치과기공사, 학회 회원)이다. 아리아리!(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과 함께 지난 2017년 10월 13일 2018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의무부로부터 ‘의무운영인력(전문협력요원)_치과의사모집’ 최종합격을 통보 받았습니다. 어떤 합격통지서보다 기쁜 이멜 이었습니다. 知天命의 나이를 지난 치과의사로서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올림픽경기를 직접보고 더구나 의무요원으로 참가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축복받은 일이고 스포츠치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학회일을 해오던 필자는 대한스포츠치의학회 홍성진 총무실행이사가 보내준 치과의사 의무요원 모집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지원을 하였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아이스하키
수명을 10년 이상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금연이다. 그런데 금연 치료가 치과에 도입된 것은 필자가 29대 집행부 문화복지이사로서 금연특별위원회 간사로 일할 때이다. 치과의사의 금연 치료의 길이 막히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마음을 졸였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사실 치과에서 금연 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역대 집행부의 문화복지위원회에서 금연 포스터와 금연 진료 가이드 북을 만들어 꾸준히 대국민 금연 홍보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이 지면을 빌어 역대 문화복지이사님들과 금연특별위원회 위원님들의 수고에 깊이 감사 드린다. 치과 금연 치료의 주 대상은 충치, 풍치, 외상, 치관 파절(crack) 등 치아 상실로 치과 임플란트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50대 이상 분들이다. 문헌에 따르면 상하악 전치부 임플란트 및 상악동 골이식 임플란트는 흡연과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는 데, 이분들은 대부분 상하악 전치부나 상악 구치부 치아 중 몇 개 혹은 전부 상실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루 1갑 반 이상 담배를 피우는 50대 중반의 남성이 본인의 상악 완전의치를 임플란트 지지 전악 보철물로 바꾸기를 원하여 내원하였다. 임플란트 시술을 하려면
평범한 단어에도 맨 처음을 의미하는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뭔가 더욱 설레고, 긴장되고 애틋한 느낌이 든다. 첫 단추, 첫 눈, 첫 만남, 첫 환자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만든 첫 의치. 지난 5월의 어느 날, 1년차 초반 이제 막 의치를 주소로 내원하는 신환들을 받기 시작하는 때, 할아버지 한 분이 위, 아래 틀니를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내원하셨다. 고령의 나이에 비해 정정하시고 보호자분도 없이 혼자 내원하신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 들린다고 하셨다. 기존의 의치는 사사로 제작하셨으며 10여 년간 사용하셨다고 했다. 대학병원에 내원하시는 다른 흔한(?) 무치악 환자분들처럼 하악의 심한 치조제 흡수로 구내검사 후 내가 새 의치를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가도 기존 사용하고 계시는 의치에 비해서는 조금 더 잘 만들어 드릴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기도 하였다. 보호자분도 없이 귀도 잘 안들리시는 상태라 치료과정, 치료 기간, 비용, 예후 등에 대해 겨우 겨우 설명 드렸는데 할아버지는 나의 설명과는 상관없이 여기서 틀니를 새로 만들겠다는 답은 이미 정하신 상태였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나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귀가 잘 안 들리시는 할아버지께
기나긴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새 꽃잎이 흩날리는 계절이 왔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봄비와 함께 오락가락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멈추지 않고 다음 계절을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계절의 변화에도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의 일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평일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치과의사들과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치과대학생들은 이러한 일상 속에서 얼마나 지쳐갈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늘 하고 있다. 스스로 일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구강내과 진료과의 특성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그들의 괴로움과 불만과 부정적 감정의 영향을 아무래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환자의 통증과 고통을 조금씩 해결하며 얻는 기쁨도 물론 있지만 언제나 진료의 결과가 최상일 수는 없으니 진료시간이 끝날 즈음 한숨을 내 쉬는 일이 많다. 치과대학생 시절은 거의 하루 종일 학교와 병원을 오가며 살아가고 일상의 대부분을 학교 동기들과 보낸다. 치과의사가 된 후는 치과위생사와 조무사, 기공사 등 진료와 직접 관련 있는 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동료 치과의사들도 만나게 된다. 어쩌면 가족보다 오랜 시간을 함
치과는 내과나 이비인후과 등에 비해 비급여 진료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비급여로 진료비를 받을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지, 어떤 것들이 비급여 진료인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이건 학교에서 가르쳐 줘야 할 부분인데… 저는 학생때는 전혀 몰랐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9조를 보면, “요양기관은 법에 따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요양급여사항 또는 비급여 사항 외에 입원보증금 등 다른 명목으로 비용을 청구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급여로 정해져 있는 항목 이외의 것으로는 절대 비급여로 돈을 받을 수 없고, 정해져 있는 비급여 외의 다른 치료를 했다면, 보험 목록에 있는 것이라면 보험으로 적용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시행한 진료가 보험 목록에도 없다면 보험 목록 중 가장 비슷한 것으로 하거나 아예 돈을 받을 수 없고 진찰료에 포함시켜야 합니다.(예를 들어 잇몸에 생긴 농양을 익스플로러로 터뜨리고 손으로 눌러 배농 시킨 경우 따로 비용을 산정할 수 없고 그냥 진찰료에 포함입니다.) 그런데 행위, 치료재료는 앞에서 말씀 드린대로 비급여 항목으로 정해져 있는 것 외에는 모두 보험으로 적용하거나 돈을 받을 수 없지만, 약
어렸을 때 치아 교정을 하는 친구들에게 ‘로보트 태권 브이 치아’라며 놀리던 기억이 납니다. 학부 때 치아 교정학은 친밀하면서도 왠지 어려운 학문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졸업하면서 와이어 벤딩과 치아의 이동 방향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을 했습니다. 영 저의 나쁜 머리는 치아의 이동방향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주며 이해력이 부족했던 저에게 교정은 어렵다고만 여겨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의 도서관에서 문철현 교수님의 ‘스피드 교정(SPEED Orthodontics)’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 책은 자가결찰 브라켓(Self ligature bracket)이라는 것을 처음 저에게 소개한 책이었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을 보면서 과연 문화체육부 추천 도서라고 할만한 대단한 책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구순구개열(cleft lip & palate) 환자를 외과적으로 치료한 후 0.010 아치와이어(Archwire:호선)를 브라켓에 치아순서대로 넣어 완벽하게 아름다운 치열로 치료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그러한 책의 내용은 하나의 기적이었고 신세계였습니다. 그리고 차츰 치아교정에 관한 책들을 사 들이고 세미나도 들으며 차근차근 공
치협 회장단 선거 후보등록이 지난 9일자로 마감된 가운데 김철수 전 협회장만이 후보 등록을 마쳐 단독 출마로 가닥이 잡혔다. 후보등록 마감일을 기점으로 오는 5월 8일까지 치과계는 한 달 동안 본격적인 선거정국으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 23일부터 시작된 선거인명부 열람은 오는 4월 22일까지 진행되며, 이의신청과 명부누락자 구제 과정을 거쳐 선거 15일 전인 오는 4월 23일 선거인명부가 최종 확정되는 과정을 밟을 전망이다. 치과계 일각에서는 단독출마로 인해 자칫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독출마인데다 찬반을 묻는 투표방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실제로 찬성이 과반을 넘지 못하면 또 다시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등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녹록하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 등록마감과 동시에 선거관리위원회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선관위는 9일 오후 후보등록 마감과 동시에 회의를 갖고 선거 제반 절차를 논의하고, 투표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보완하기 위한 사전 모의투표까지 준비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
지난 겨울,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평창올림픽 현장에는 대한스포츠치의학회(회장 권긍록·이하 학회)가 있었다. 국내 치과의사 팀닥터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학회가 평창올림픽조직위와 손잡고 현장 의료지원에 나서 전 세계 선수들을 돌본 것. 의료지원에 나섰던 학회원들로부터 생생한 올림픽 뒷얘기를 들어본다. 연재순은 김우택 원장(학회 평창올림픽준비 특위 대표간사), 김선종 교수(학회 부회장), 이의석 교수(학회 학술이사), 임중재 대표(치과기공사, 학회 회원)이다. 2014년 9월 2018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치과의무전문위원으로 위촉이 되었다. 2010, 2014년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고 (그때는 휠체어 컬링 감독으로) 치과의사이다 보니 컬링 이외의 치과진료에 관심을 가지면서 폴리클리닉의 치과의무전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아직 올림픽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어느덧 그날이 점점 다가오는데 아무런 준비가 안되어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로 나라의 사건과 맞물려 의무팀의 준비가 점점 뒷전으로 가고 예산도 처음 나에게 알려준 것보다 턱없이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다. 여러번의 조율을 하면서 모든 장비와 기구는 중고로 렌탈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평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에 대략 86만2000명의 신생아가 출생하였고, 15년이 지난 1995년에는 71만5000명이, 그리고 2017년에는 35만7000명의 신생아가 출생하였다고 합니다(그림). 점차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거나 한 두명만 가지는 추세가 점차 심해지고 있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적인 문제들이 여러가지 발생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많은 대학들이 입학생의 감소로 고통을 겪기 시작했고, 정부는 대학의 통폐합 및 정원감축을 추진하여 신입생 감소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식장과 아동대상 사업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치과계는 이러한 변화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 이러한 신생아 감소를 완충해주고 있어, 전체 치과계의 파이에는 큰 영향이 당분간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하는 진료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995년 만명이 태어났다는 것은, 2005년에 10세 전후 아동이 매년 71만명 정도 있었다는 것이고, 7세~12세정도의 아동을 주로 치료하는 소아치과의사들의 주된 진료 대상이 이정도 존재했다는 의미도 됩니다. 물론, 12~15세 정도의 청소년이 추
이 흰 가운을 입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가운식에서 축사를 보내주신 교수님께서는 3학년이 된 지금, 우리 학생들은 ‘팔부능선’을 지났다고 하셨다. 수많은 시험과 실습을 지나며 아무것도 몰랐던 학생이 전문인으로서 치과의사의 목표지점까지 한 발짝 다가서게 되었다. 가운식은 지난 치대에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다짐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가운식까지의 시간을 돌이켜 볼 때 가장 먼저 든 마음은 나의 평생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대한 ‘감사함’이었다. 입학 전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학교에 원서를 접수하던 시절 합격에 대해 정말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어릴적 동화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하면 주저 없이 ‘치대 합격이요’라고 말했을 것 같다. 스스로도 이런 간절함이 있었지만, 부모님과 가족들은 나와 함께 그 간절함을 공유해주셨고, 아낌없는 지지와 지원을 보내주셨다. 가운식은 그 영광의 자리에 참석해주신 가족들께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입학 전에 감사할 분들이 있었다면, 입학 후에는 밤낮없이 학생들의 지도를 위해 힘써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함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