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국가미래연구원은 ‘소셜 빅데이터로 보는 2019 시대정신’ 이라는 보고서에서 정치분야 시대정신은 ‘공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많은 국민들이 사회 질서가 확립되고 민의가 반영되는 공정한 사회를 염원한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접하면서 갑자기 2020년 우리 치과계의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때마침 지난 7월 6일 현 치협집행부의 16개 상설위원회와 9개 특별위원회 중에서 가장 먼저 개원질서 확립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의 초도회의가 개최되었다. 이상훈협회장이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지난 30대 집행부의 1인 1개소법 사수 및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가 1인1개소법 합헌판결의 결실을 얻어내면서 활동목표를 재설정한 시즌 2 특별위원회라 할 수 있다. 1인1개소법을 합헌으로 이끌어낸 주역들이 새로운 목표물에 대해 정조준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있는 방향설정이다. 필자 또한 지난 집행부에 이어 이번 특위에서도 위원활동을 하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조인력 문제와 더불어 우리 회원들의 대표적인 민생현안이 바로 불법의료광고로 대별되는 개원질서확립 문제다. 개원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의료인의 품격을 떨어뜨
이제 개업한 지도 15년 정도 되는데, 지내보니 젊은 여직원들이 점심을 참 부실하게 먹는다는 걸 뒤늦게 인지했다. 도시락을 싸 오기도 하고 밖에서 사먹기도 하면서 점심을 해결하는 게 보통인데, 다이어트 한다고, 입맛이 없다고, 먹는 게 귀찮다고, 점심을 안 먹거나 대충 해결하고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기력이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굶거나 편의점 과자 한 봉지로 점심을 때우는 모습은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도저히 왜 잘 안 먹는지 이해가 안 되어 어떻게든 먹여보잔 생각에, 근처 반찬가게에서 1국 3찬을 배달하고 밥은 각자 알아서 싸 오게 하여 점심 먹이기를 시도한다. 밥을 싸 오거나 햇반 준비만 하면 되다 보니 이제 굶는 친구들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덕분에 ‘오늘은 뭐 먹지?’란 아주 원초적이고 해답 찾기 어려운 문제도 해결하게 되었다. 그런데 전라도 음식에 길들여진 나에게 배달 반찬은 뭔가 낯설다. 경상도 음식 같기도 하고, 강원도 음식 같기도 하고. 뭔가 입맛에 안 맞는다. 거기에 반찬 조합이 맘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운 반찬만 쭉 나온다든지, 김치는 없고 단 음식만 준비되고, 어떤 날은 나물만 오고, 어른들 입맛에 맞는 반찬만 준비되기도 하고
2020년 7월 19일 현재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에 보고된,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 누계는 1404만3611명, 사망자 누계는 59만7583명이고, 당일 신규 확진자는 16만7170명이다. 미국의 확진자 누계는 354만4143명으로 216개국 중 1위, 브라질은 204만6328명으로 2위, 인도는 107만7618명으로 3위이다. 우리나라는 7월 19일 0시 기준 확진자 누계 1만3745명, 사망자 누계 295명이다. 현재 개발 완료된 백신은 없고, 경미한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일부 약재나 전통적 요법이 보고되기도 하지만, 아직 WHO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약은 없으며, 임상시험 중인 것들은 있다. 미국의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사(Gilead Sciences, Inc.)가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했던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해 2020년 5월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임상 실험에 의하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평균 회복 기간인 15일을 평균 약 31%(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3일 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방에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젠 방역이 감염을 쫓아가지 못하는 양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강화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 위해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 안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 하루하루가 고되고 힘들지만, 직접 방역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에게는 하루하루가 고비이며, 누구보다 가장 고생이 많은 직종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산 증가세가 크지 않은 것도, 방역 당국과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연구진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응원하기 위해서 ‘덕분에 챌린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오른손 주먹을 쥔 다음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수평으로 펼친 왼손바닥 위에 얹으면 수어로 당신을 존경한다는 메시지로 ‘덕분에’ 이미지가 완성된다. ‘덕분에 챌린지’는 수어 동작을 활용해 캠페인의 상징 이미지를 제작하고,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3개월이 넘도록 밤낮없이 헌신하는 의료진의 사기를 진작하고 격려하기 위해 2020년 4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
대전예술의전당 후원회를 창립하면서 졸저 ‘I. O. U.’를 냈다(2004).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장 때 영시(英詩)와 수필을 엮은 ‘첫사랑’(1993)으로 시작하여, ‘오늘부터 봄’은 대전치과신협 초대이사장(1996), ‘거품의 미학’은 협회 대의원총회 의장(1999)에 취임할 때 출판하였다. 자신의 포부와 정견을 홍보하려는 선거 입후보자의 통과의례, ‘출판기념회’와 비슷한 맥락이다. 다른 점이라면 필자는 출판시점이 취임 후 3개월쯤이고, 최종 발송까지 모든 비용은 자비였으니, 선거운동이나 정치자금 모금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제적인 부담은 컸지만, 회무를 추진할 때에 회원들이 베풀어준 이해와 협조를 되돌아보면,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은혜를 입었다. ‘차용증서(I Owe You)’라는 책 이름은, 캐리 & 론의 노랫말을 빌려 불가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풀어낸 수필 제목이었다. 장형은 부모(長兄父母)요 부모만 한 자식 없다는 말은, 인물비교가 아니라, 가없는 헌신의 내리사랑 얘기다. 공기와 물처럼 내 전부가 그 안에 잠겨있어, 떠나가신 뒤에야 비로소 사랑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모님 은혜는 살아생전에 갚을 길이 없고,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만기
야생은 먹이사슬 법칙에 따라 먹이를 구해 생명을 영위하지만, 반대로 순간의 실수로 자신 역시 먹잇감이 되어버리는 살벌한 삶의 현장이자 어떠한 연습도 허락하지 않는 냉정한 세계이다. 포식자는 먹잇감의 사지가 경련을 일으키다 경직이 되는 순간까지 목을 틀어 물어 숨통이 끊어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만찬을 즐기게 되는데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는다. 뻐꾸기 어미는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딱새나 뱁새가 애써 지어놓은 둥지에 몰래 들어와 알을 바꿔치기하는 탁란 방식을 빌어 종족번식을 하게 된다. 주인집 자식을 밀어내어 죽이는 갓 태어난 뻐꾸기 새끼의 본능적인 행동이야말로 이기적인 유전자가 코딩되어 있지 않고는 존재하기 힘들지만, 이 역시 엄연한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야생의 법칙을 인간세상의 법칙에 도입하여 비유와 예제 삼아 인간적인 해석을 덧붙이는 것은 우리 인간에 내재된 동물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화자(話者)의 지나친 야생적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비유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포식자와 뻐꾸기의 행동은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냉정한 동물의 세계이지만 이들이 동료나 동족을 그 대상으로 삼는 일은 드물다. 얼마 전 모 전문지에
직원들에게 주말마다 산행이나 회식을 강요하는 기러기 아빠인 상사가 있다. 상사는 주중에 바빠서 운동도 못 하는 직원들에게 체력관리도 시켜주고 좋은 맛집에서 먹여주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고 얘기한다. 젊은이들은 이런 기성세대를 향해 갑질을 한다고 하고 꼰대라고 부른다. 꼰대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며 사전적인 뜻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나 경험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의미가 변형되었다. 우리에게 꼰대라는 말은 좋은 뜻은 아니며 대부분 본인이 꼰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꼰대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인터넷에 여러 종류의 꼰대 체크리스트라는 검사법이 있는데 내 나름 12개의 항목을 정리하여 만들어 보았다. 다음 항목 중에 본인에게 해당하는 것이 몇 개인지 확인하고 꼰대 여부와 꼰대라면 어떤 유형인지 한번 평가해 보기 바란다. # 꼰대 자가 진단 테스트 1. 나보다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치과대학 중 가장 늦게 설립된 강릉원주대 치과대학에는 정타와(井打蛙)라는 통기타 동아리가 있다. 이 이름의 뜻과 우리 치과계의 현실과 접목하여 생각해보려 한다. 지금 서울에서 강릉까지 방문을 하려면 KTX를 타고 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치대 설립 당시인 90년대에는 4~5시간이 걸리는 오지로, 2차선으로 중앙분리대조차 없었던 영동고속도로 중 대관령을 넘는 구간은 마음의 벽이자 물리적인 벽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설립 초창기 동문들은 대관령이라는 벽을 넘어 치과계의 큰물로 나아가자는 취지로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을 깨고 크게 나아가라며, ‘우물을 깨는 개구리’라는 뜻의 ‘정타와(井打蛙)’라는 동아리 명칭을 만들게 되었다. 강릉원주대 치대는 설립한 지 30여 년이 돼가지만 아직도 신생 치대로 분류되고, 정원 자체가 40여 명으로 졸업생 숫자가 많지 않기에 아직도 각지에서 동문들을 보기는 쉽지가 않다. 치과계 활동을 하는 몇몇 동문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도 다들 궁금함이 가득한 눈으로 봐주시기에, 우물을 깨오기는 했으나 깨고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서지를 않는다고들 하는 농담을 하곤 한다. 여하튼, 지난 수십여 년의 시간동안 치과계는 봉사와
해군 군의관 전역 후 초창기 충남대학병원 치과 과장을 맡고,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12시까지는 선친의 임 치과에서 교정환자를 진료했다. 대위 4호봉을 조금 넘는 박봉이지만, 동문 주니어 스태프들과 어울려 즐겁게 보낸 5년이었다. 오후 4시 외래가 끝나면 테니스로 땀을 흘리고, 병원 앞 슈퍼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에 이어 은행동 정종대포가 풀 코스였다. 임상연구비 연 백만 원은 사실 생활보조금인데, 논문 제출이 의무였다. ‘구저부(口底部)에 발생한 피부양낭종(Dermoid Cyst) 적출 증례’를 써서 용감하게(?) CPC에 발표했다가, Skin Inclusion을 따지는 조직병리학 교수에 진땀을 뺐다. 평소 큰소리 치는 내과는 직접 열어본 외과에 밥이요, 외과는 세포로 확인하는 조직병리에 밥이라는 속담과 나 자신의 한계를 실감하고, 다음부터는 주제를 치과 영역으로 돌렸다. 덕분에 남은 ‘하악 제3대구치 발육에 관한 X-선학적 연구’는 작으나마 보람 있는 논문이었다. 당시 성년 전후의 연령감정 수요가 많았다. 남자는 병역과 청소년 운동선수의 한계연령, 여자는 동갑이나 연하남을 기피하는 사회적 통념 탓이었다. 천여 장의 필름에서 제3대구치 발육상태를 10개 패턴으
우리나라의 첫 서양식 치의학 교육기관은 경성치과의학교이다. 조선총독부의원 치과과장과 경성의학전문학교 교수였던 나기라 다쓰미[柳樂達見]가 진남포의 실업가 토미다 기사구(富田儀作)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1922년 4월 2년제 야간으로 설립한 것이다. 교사는 총독부의원 건물 일부와 경성의학전문학교 교사 일부를 빌려 사용하였다. 1년 후 주간 3년제로 바꾸었고, 6년 뒤인 1928년 9월 저경궁터에 학교건물을 신축낙성하고, 1929년 4월 병설로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를 개교하여 4년제 치의학사를 배출하게 되었다. 광복과 더불어 1945년 11월 경성치과대학으로 발족하고, 1946년 8월 국립서울대학교 설립과 더불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및 부속병원으로 개편되었다. 1959년 1월에 2년제 치의예과가 문리과대학 이학부에 신설되어 4년제에서 6년제로 바뀌었다. 경희대학교 치과대학(치의예과)이 1966년 12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치의예과)이 1967년 12월 인가되었다. 이어서, 경북대, 조선대, 전남대, 전북대, 원광대, 부산대에 치과대학이 발족한데 이어, 1992년 3월에 강릉대학교 치과대학(치의예과)이 인가되어 전국에 11개 치과대학 시대가 열렸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유행성 질환인 폐렴이 2019년 12월 발병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야생동물을 먹고 위생 생활이 열악한 사람들의 국한된 얘기인 줄 알았다. 2020년 1월 20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최초의 감염자로 확진된 이후, 1월 27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수준으로 격상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이후 2월 17일까지 확진 환자는 30명 수준으로 소강상태를 보여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월 20일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특정 종교 집단을 통해 #31 감염자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WHO에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하자 1월 30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3월 11일에는 감염병 세계 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감염방지를 위해 많은 나라가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도시 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확진자와 사망자로 인해 환자를 제대로 진단이나 치료를 못 해주는 의료 붕괴가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5월 4일 기준으로 확진 환자 1만801명 사망자 252명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