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과잉 배출로 인한 치열한 경쟁과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한 내수소비 부진 그에 따른 불황으로 인해 치과 개원가 경영에 적색등이 켜졌다. 한국의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 진입은 치과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치과는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개원가 원장들은 비수기인 가을이 되면 속이 가랑잎처럼 바짝 바짝 타들어 간다. 치과대학 졸업 후 일정기간 수련을 거친 치과의사들의 대다수가 개원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초기투자 비용이 적지 않은 개원에서 치과경영에 대한 지식은 치과 생존에 필수가 되었다. 개업 연수가 적거나 성장을 도모하는 치과, 예비 원장들은 임상 실력향상 뿐만 아니라 경영에 대한 지식을 단단하게 갖춰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즉 일인 치과의사 병원이라도 경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존속할 수 없는 시대다. 환자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고 환자 유치, 직원관리, 재정 관리, 마케팅 관리(소셜 미디어) 등이 경영의 중요 요소들이다. 근래에 과도한 온라인 마케팅이 디비 마케팅, 허위 과장 마케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입소문이나 지역사회 모임을 통한 소극적 마케팅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주로 소셜
어느덧 연말이 멀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것 중에 ‘나홀로 집에’가 있다. 명절에 집에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년이 집에 쳐들어온 악당을 재치있게 물리친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집에 홀로 남은 두려움을 느껴봤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케빈의 무용담에 후련하고 용기백배 했으니 그토록 인기있는 영화가 되었으리라. 나 역시 어려서 종종 홀로 집을 지켰는데, 애석하게도 나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먼저 읽었다. 우리집은 풀집도 나무집도 아니었지만, 동화책 삽화에 그려진 붉은 벽돌집도 아니었다. 어린 마음에 집이 무너질까 불안했던 기억이 난다.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점은 벽돌집이 튼튼하다는 건축자재 홍보보다는 아기돼지 삼형제가 ‘함께’ 모여 우리 집을 지어냈기에 늑대를 막아낼 수 있었다는 데 있다고 본다. 언젠가 지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사춘기때 아버지를 따라 LA에 살았는데, 그때가 하필 1992년이었다. 폭도들은 후환이 두려워 무력을 중심으로 뭉친 일본인이나 중국인 사회는 못 건드리면서, 구심점이 없어 만만한 한인사회만 공격하더라는 것이다. 참상을 겪고 애국 갱스터를 꿈꾸던 치기어린 중학교 2학년 소년은 결국 커서는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이번 추석명절 전후 8박 10일 여정으로 미국 서부 4개주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를 다녀왔다. 그곳의 운석공, 캐년, 빙하 지형 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는 여정이었다. 문제는 시차(jet lag)에도 불구하고 도착 즉시 진행된 3600km의 장거리 버스 투어와 여러 숙소를 옮겨 다녀야 했기에 여정 기간 내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평소 숙면하는 필자로서는 밤에 잠들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샌 이번 여정의 밤이 마치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처럼 느껴졌고, 그로기(groggy) 전신상태로 인해 새삼 ‘잠이 보약’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노인의 구강질환 문제를 영양과 근력 관점 외에 불면(insomnia)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고심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에 노인의 불면과 구강질환의 상관관계 그리고 악순환으로 인한 전신질환 위험 가중 문제에 대해 약술해 보고자 한다. 노인 불면: 구강질환 악화 요인 사람은 평균 7~9 시간 잔다. 하지만 국내 노인의 반 이상이 수면시간 감소는 물론 수면의 질이 나쁜 불면을 호소하고 있다. 불면이란 3개월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쉽게 잠들지 못해(37%) 아예 뜬눈으로
뜨는 해를 먼저 만날 수 있는 동해안 작은 도시에 살고 있다 보니 가끔 이른 새벽에 눈이 떠지면 새해 첫날이 아니더라도 집 근처 바다에 가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곤 한다. 특별한 결심을 하거나 꿈을 품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그 행위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무엇인가가 있다. 사람마다 해가 떠오름을 보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지만 대개 희망이나 시작에 관한 것일 것이다. 지난 주말 대학 동기들과 졸업 35년과 환갑을 기념하는 1박 2일의 짧은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가을이 내린 식물원을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실없는 이야기를 하며 떠들었다. 숲속의 작은 음악회에서 들은 사철가의 가사는 가슴을 후벼 팠고 들을 만큼 익어야 들린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학창 시절 MT에서처럼 스물다섯 명 동기들이 좁은 숙소 방에 모여 간단한 다과를 앞에 두고 자신의 일상을 잔잔하게 이야기하던 밤에는 서로 살아온 과정이 달랐음에도 같은 지점, 비슷한 현실에 있음에 공감하기도 했다. 새벽 숲속 공기가 상쾌한 아침, 강원도의 투박한 아침을 들고 손영순 까리타스 수녀의 ‘죽음 앞에 선 인간’이라는 주제로 두 시간의 강연이 있었다. 잔잔한 우리 동기들의 성정을 믿고 한 번쯤은 멈춰 서서 죽음
바야흐로 치과의사 국가고시 준비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제가 국가고시를 준비하던 2018년 가을을 기억해보면, 공부할 양은 많은데 머리에 든 것은 없으니 책상 앞에 앉더라도 휴대폰만 붙잡고서 웹툰부터 뉴스까지 온갖 잡념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잡념에 길 잃은 누군가 치의신보에 도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 이번에는 강릉에서의 인턴생활을 고민하는 누군가에 혹여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조금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임상분야의 예방치과 수련이라는 특수한 목표가 있었기에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강릉에서의 수련을 결정했지만, 막상 인턴 생활을 시작해 보니 통상적으로 알고 있던 인턴의 근무환경과 많은 차이가 있어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선 퇴근시간부터 이야기하자면 과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야간까지 이어지는 잡무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인턴이 준비하여 발표하는 세미나가 모든 턴마다 존재하여 이를 충실히 준비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금요일이면 칼퇴근 후 18시40분 KTX를 탈 수 있었고, 주말을 서울 본가에서 잘 지내고 돌아가는 일정이 가능했습니다. 앞서 말한 세미나 준비를 비롯한 교육환경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마뜩잖게도 나쁘지 않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최근 치과대학을 졸업한 김 원장은 이 원장이 운영하는 강남 한복판의 치과에 봉직의로 일하게 되었다. 치과의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적절한 환자층에 만족한 김 원장. 어느 날, 김 원장은 치과가 새로운 광고를 홈페이지에 실으면서 자기 사진 밑에 “미국에서 공부한 교정 전문의”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을 확인하였다. 물론, 자신이 미국에서 잠깐 공부한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지만 의료에서는 사회주의적 의료제도와 자유시장적 의료가 혼합된 형태로 지속되어 왔다. 건강보험은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인 의료보장으로 한국이 채택하고 있는 사회의료보험 즉 국가의료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이 의료를 제공한다. 공립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간에 당연지정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요양기관이며 공공병원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인과 의료인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제도는 정치적 이유로 기본권의료(필수의료)의 제공범위를 계속 확대해 왔고 여기에 드는 재정은 뒷받침되지 못해서 보장률이 떨어졌다. 의료보장의 4대 원칙 중 최소수준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기본권의료정책이 지켜지지 않는 건강보험제도 때문에 기형적으로 상품의료가 탈출구가 되는 현상이 지속되어 소위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법적 리스크를 국가가 책임져 주지 않는 환경에서 의료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 된 것이다. 저수가와 의료이용이 관리되지 않고 급여·비급여 진료가 혼합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의사유인 수요 및 환자의 도덕적 해이, 즉 의료쇼핑이 일반화되어 결국 해마다 국민의 경상의료비는 증가
용산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접해 국립한글박물관(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이 있다. 우리 민족 최고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자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2014년 10월 9일 문을 열었고, ‘교육공간 조성 및 증축공사’를 위해 1년간(24.10.14~25.10.1) 휴관한다. 휴관 전일인 일요일(10.13)에 하루 종일 박물관 상설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과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참지>를 관람하였다. 상설전시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어제서문(御製序文)의 문장[(1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2부) 내 이를 딱하게 여겨/(3부)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4부) 쉽게 익혀/(5부) 사람마다/(6부) 날로 씀에/(7부)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에 따라 7부 일곱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이제 휴관으로 직접 볼 수는 없으나, 박물관 홈페이지(https://www.hangeul.go.kr/exhi/dailyExhibition.do?curr_menu_cd=0102010000)에 방문하여, ‘온라인 전시(VR) 보기(https://my.matterport.com/show/?m=anBga6EwuVi)’를
둔치 길을 걷는다. 오늘따라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린다. 좋을 땐 노랫소리로 들리지만 싫을 땐 성가신 소음일 뿐이다. 요즘은 참새구이가 없어졌지만 옛적 포장마차에서 참새구이를 파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참새잡이 하는 엽사도 있었던 것 같다. 공기총에 납 탄을 넣고 쏴서 잡는 풍경을 본 기억이 난다. 먹을 것이 귀해서인지 움직이는 것은 다 잡아 먹던 슬프고 암울한 우리의 과거 모습을 돌이켜본다. 시골에서 토끼사냥이나 까투리사냥은 다반사였다. 노래가사에도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는 구절이 있지 않은가? 참새는 집에서 기르기도 잡기도 쉽지 않는데 그 많은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어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메추리를 참새로 둔갑시켜 참새구이로 팔고 있었던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속이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요즘은 원산지나 비슷하게 생긴 사촌쯤 되는 고기나 물고기를 진짜로 둔갑시켜 파는 행위가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어릴 적에 마당의 참새를 잡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바가지에 작은 막대기로 괘고 끈을 매달아 세워 놓고 쌀알 뿌려 놓고 멀리서 망보며 기다렸다. 참새가 들어가면 줄을 확 잡아 당겨 가두는 단순한 방법인데 만화에서나 본 것처
지난주 우리나라의 여성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한국인으로선 두 번째 노벨상을 받는 쾌거였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에선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고, 발표 이후 한강의 작품은 66시간에 53만부, 1분으로 따지면 136권이라는 유례없는 판매부수를 올리며 대한민국에 난데없는 독서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에선 작품을 어떤 순서로 읽어야 되는지, 대표작은 무엇인지를 서로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고 서점에선 책이 완판되어 더 이상 판매할게 없자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의 작품을 매대에 진열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던가, 5.18의 비극과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를 두고 정치성향에 따라 논쟁하는 등 별 쓸데없는 잡음도 있지만 한강 작가 덕분에 출판과 문학 분야에 새로운 바람과 활력이 불어넣어졌음에 감사한 일이다. 이런 대단한 영예에도 작가 본인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것 역시 문학인으로서의 고집과 일종의 기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