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미국 전역이 증오로 들썩거렸던 한 주였습니다. ‘이슬람 전사’를 자칭하는 테러범에게 50여명이 사망하였고 그와 비슷한 수의 사람이 다쳤다고 합니다. 죽기 직전 공포에 질린 절망적인 상태에서 가족에게 보낸 작별의 메시지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누군가의 아들 딸이며 사랑 받던 사람들이 허무하게 죽어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말 한마디 섞어본 적 없는 누군가를 죽일 만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세상 입니다. 직접 폭력을 가하지는 않더라도 증오라는 감정은 미국 전역에 만연해 있는 듯 합니다. 트럼프라는 쇼맨십 뛰어난 정치꾼은 과거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해서 대중에게 적을 만들어 주고, 자신의 지지자를 모아서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려고 합니다. 모든 공약과 발언에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삶에 지치고 찌들려 있던 사람들은 이것에 열광하고 억눌러 왔던 불만을 마음껏 표출합니다.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묻지마 범죄, 보복 운전 등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장 인터넷만 들어가봐도 모든 기사에 분노가 느껴지는 댓글이 가득합니다. 예전에는 정
필자는 1993년도에 개원한 이후 2003년도에 바로 옆 공터 주차장건물에 빌딩이 들어 서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다. 좀더 넓고 쾌적한 분위기속에 인테리어도 그 당시에는 나름 신경써서 하고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았던 디지털 X-ray시스템을 구비하였다. 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체어에 달려있는 모니터에는 TV시청이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환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행여 TV가 안 나오면 빨리 켜 달라고 하는 환자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헌데 요즘은 환자들이 TV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문자 보내느라 무료할 틈이 없다. 과거 복싱 세계타이틀매치나 인기드라마를 보려고 TV가 있는 집에서, 바로 그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서 시청해야 했던게 불과 40~50년전 일이다. 기술문명의 발달과 디지털의 발달로 인하여 한계비용은 점점 줄어 들게 되면서 과거에는 큰 회사나 구비해야할 정도의 기능의 컴퓨터가 현재에는 모든 사람들의 손바닥 하나에 이 세상과 소통하게 할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 이로인해 개인들의 다양성이 증대되었고 쌍방향 인터넷의 영향으로 Mega-trend시대에서 Micro-
어린 시절 이 글귀의 의미도 모르면서 부모님께서 공부를 하라고 하면 아는 것(공부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좋고, 좋아하는 것 보다 지금 내가 즐기는 것을 하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며 부모님께 반항 아닌 반항을 하였다.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텔레비전 시청과 친구들과 노는 것 뿐 다른 것은 없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님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막연히 남자라면 공과계열을 가야된다는 생각에 공업고등학교 진학하여 대학은 공과대학을 가려 한다고 말씀드렸다. 아버님께서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공과대학을 가는 방법도 있다며 일단 인문계 고등학교에 원서를 쓰고 입학한 후 학교를 다니며 미래 직업에 대해 고민해 보자고 하셨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시절 고등학교에 입학 한 후에도 뚜렷이 좋아하는 것도 즐기는 것도 없기에 목표도 없었다. 친구들이 모두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니 나는 서울에 있는 공과대학으로 진학하여야겠다는 생각에 고3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였던 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서의 재수생활 1년. 고3때 치과대학에 배짱 지원을 했다는 인연으로 재수시절 목표는 치과대
의료전달체계는 의료수요양상과 의료결정요인 및 사회적 기대치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치의학은 의료전달체계의 중요한 한 부분이므로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서 우리 치과의사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강건강은 전신건강의 완전성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 때문에 불량한 구강 상태는 전신 건강 악화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로 작용한다. 구강 건강은 부적절한 식이습관, 흡연, 알콜 섭취 등 다른 만성비전염성질환 (NCD; non-communicable disease)과 동일한 위험인자에 의해 위협받는다. 이 때문에 치과의사는 국민 건강의 사회적 결정인자에 대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현안과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난 20년간 치과의사들은 치의학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큰 과학적 진전을 이루어 냈다. 치과의사는 구강질환 뿐만 아니라 전신질환의 예방과 조기발견 및 치료의 최일선에 종사하는 의학 전문직이며, 자신들의 환자에 대한 종합적 관찰과 진단 및 적시적기 의뢰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건강을 평가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치과의사는 대부분 단독개
1950년 11월 아흔 넷으로 생을 마감할 때 조차, 자신의 묘비명에 농담에 가까운 말을 남겼고,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가슴이 뜨끔할 만큼 의표를 찌르는 말들로 우리에게 익숙한 조지 버나드 쇼(G.B.Shaw)는, 1925년 노벨문학상을 영국에 안겨준 더블린 출신의 문학가요, 언론인이요, 극작가이다.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흑백텔레비전 방송이 1936년, 그가 80세일 때에야 시작되었으니, 이 분의 한창 나이시절, 신문은 바로 단일대표 미디어라 할 만큼 독점적인 대중매체였다. 그런 당시의 영국 신문을 향해 쇼가 남긴 말이 있다. “신문은 자전거사고와 문명붕괴를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듯하다. " 버나드 쇼의 어록다운 형태와 의미를 가지는 한마디라 할 수 있겠는데, 그 당시 사회와 권력(미디어를 권력이라 표현하자면)에 대한 비판이니 응당 표현수위가 높을 수 밖에 없겠다 짐작하더라도, 독점미디어인 신문에 대해 맘 단단히 먹고(?) 엄중한 당부를 전하는 영국 노신사의 ‘빳빳한 윗입술’을 보고 있는 듯하다. ‘자전거사고’는 동네 얘깃거리이니 신문에서 다룰 기사가 아니며, ‘문명붕괴’는 호외를 만들어서라도 다루어야할 너무도 진지한 내용이라는 단순한 지적을 그가 하고 있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은 “아, 스트레스 받아!”가 아닐까? 치과 진료의 특성상 매 치료마다 생기는 스트레스는 치과의사에게 늘 다가오곤 한다. 스트레스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스트레스 받을 때 기분 좋은 감정이 생기는 사람은 없다.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을 제안한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그의 저서 ‘스트레스의 힘’에서 모두가 해롭다고 여기는 스트레스에 관한 상황을 “스트레스는 해롭기만 한 독이 아니라 이로운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의 전형적인 반응인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지거나 호흡과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근육이 경직되는 반응증상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우리를 돕고자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신체 작용으로 설명한다. 스트레스가 건강을 위협하는 그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지 않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률이 낮아져 있었다. 즉, 스트레스 상황을 긍정의 촉매로 이용할 수 있
요즘 같이 변화가 심한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사는 것이 나이가 든 기성세대에게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치과계도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때와는 너무나 다른 치료방법, 예를 들어 resin에 의한 bonding dentistry, implant의 진보, engine deriven endo, MTA, T scan, JVA, bio EMG, CT 등 많은 변화가 있다. 과거에 손으로 파일링 할 때 endo환자가 오면 너무나 힘들었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진료를 하다 보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됐고,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훨씬 쉽고 좋은 결과를 너무나 많이 보고 있다. 또한 화두가 되고 있는 소통, 통합, 융합, 통섭 등 학문 간에도 새로운 접목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서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개발하였듯이 폭 넓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우리 치과계도 80년대 초반까지는 인체를 하나로 보고 연구하는 M. Smith나 Fonder 같은 선생님들이 계셨다. 그렇지만 그 후로 학문이 너무 세분화 되다 보니 각각의 전문분야에는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던 대신 치과계가 나누어 놓은 학문
원장들은 어떤 직원이 자기치과에서 근무 하기를 원할까요? 원장들이 바라는 직원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친절해서 환자분들이 좋아하는 직원, 똑똑해서 한가지를 얘기해도 열을 알아듣는 직원, 미모가 출중해서 쳐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직원, 성격이 원만해서 다른 직원들과 잘 어울리는 직원…. 치과를 운영하는 원장으로서 어떤 직원들과 일할거라고 생각하는 바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에 어떤 유명치과 강사분께서 ‘원장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직원’이 가장 좋은 직원이라고 말씀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맞는 얘기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성실하더라도, 환자에게 잘 하더라도, 미인이더라도, 원장으로서 가장 바라는 직원은 경제적 이득을 주는 직원이라는 얘기죠. 원장님마다 다른 생각들을 하면서 새로운 직원을 구합니다. 그럼 거꾸로 직원이 바라는 원장상은 어떨까요? 참 어려워보입니다. 전에 시행되었던 설문조사에서 휴가를 많이 주는 것이 원장에게 가장 많이 바라는 점이고, 다음으로 병원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그 다음으로 바란다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칭찬이나 따뜻한 말, 상냥함도 원장에게 바라는 점이죠. 갑을의 관계가 바뀌는 상황에서는 귀가 솔깃해지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다 다르게 태어납니다. 생긴 모양도 그렇지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모두 다르게 돼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작동하는 프로그램이 달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하고 공통적인 부분도 있지만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모두 다르니 사람들이 모이면 시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끄러움 속에서 의견을 나누고 항의를 하고 수긍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내 위치에서 본 것을 전부라 생각하고 내가 옳다라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내 앞에 놓인 항아리를 보더라도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모두 다르게 보입니다. 내 위치가 한 곳에 고정되있으면 다른 곳에서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대화와 소통이 곤란해집니다. 소통이 곤란해지면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힘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굴복 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되면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늘 사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자기 확신이 강하고 내가 옳다는 생
한 명 종신형을 살리면 나머지는 절대로 안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지난 SBS 스페셜은 ‘성형외과의사의 고백’이란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것입니다. 간호사가 지방흡입수술을 하는 장면의 CCTV로 프로그램은 시작됩니다. 원장이 교육을 시킨 직원들이 지방흡입을 하고 봉합까지 시행합니다. 의사가 할 일을 다하는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 병원이라고 화면을 보며 누군가 한탄스럽게 이야기하는군요. 몇 개의 부작용 사례들이 인터뷰로 처리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서 회장을 포함한 5명의 성형외과의사가 공식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방송국 현장에 5명이 모두 나와 앉아서 촬영해온 화면을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직원이 무언가를 하는 CCTV 화면을 보며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의사들 하는 거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사람들이… 무식해서 용감한 건지… ”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꾸 우리가 쉬쉬하고 저 병원장이 의사니까 용서해주자 이런 분위기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윤리이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행위자체(유령수술, 유령무면허수술, 시술)는 분명한 범죄행위다. 환
몇 주전만 해도 아직도 추운 겨울인가 싶더니 이제는 따뜻해진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여의도에는 벚꽃이 한 가득 펴서 나들이객 들로 거리가 붐비고 한강 다리에 차량 정체가 생겨납니다. 가수 장범준을 평생 먹여 살려줄 ‘벚꽃 엔딩’은 오늘도 열심히 여기 저기서 흘러나옵니다. 아마 응급실에 후배 선생님들은 요즘 같은 주말이면, 공원에서 신나게 뛰놀다 넘어지고 굴러서 이나 입술을 다친 어린이들 울음 달래느라 진땀 빼고 있을 겁니다. 지난 주말은 날도 따뜻해지고 하여 저도 간만에 교수님, 선배 원장님들과 기분 좋게 골프장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실력이 미천하여 치고 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잡힌 골프 모임에 꽤 설레었는지 수 주전부터 일주일에 사나흘을 연습장에 가서 열심히 골프채를 휘둘러 댔습니다. 그날도 역시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몸이 피곤해서 인지 팔다리가 유난히 뻣뻣합니다. 다른 날보다 공이 더 이상하게 날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맘대로 안 되는 연습에 조금씩 화가 날 때쯤, 문득 나는 왜 골프 선수도 아닌데 밤늦게 집에 눈치까지 봐가면서 이리 열심히 이 짓을 하고 있는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내가 치과의사로서 발전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