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구는 자기자신에 대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그간 별로 심각히 생각하지 않던 깨끗한 공기와 물과 땅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뭔가 대책을 마련해 보려고 제대로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지 않으면 희망(希望)이 없음을 깨달은 듯 하다. 다행이다.흥미롭게도, 희망이란 단어는 도저히 해법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궁경(窮境)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등장한다. 그 이전 시점에서는 그만큼의 간절함이 없는 까닭일 것이다. 절박해져서야 문제의 발단과 전개와 실상을 새삼 자세히 살피는 것이 매우 비효율적임을 알면서도 많은 집단들이 그런 상황을 반복하고 후회한다. 의지를 가진 어떤 주체가 문제의 발단과 추이를 시종일관 경계하고 있지 않다면, 무방비상태의 어떤 집단에 대한 안팎의 끝없는 도전과 위협은 그 무관심과 나태에 대한 대가로 종내엔 절망에 직면하게 된 구성원들에게 어둡고 고통스러운 긴 시간과 희생을 요구한다. 희망을 찾아 정처없이 헤매이게 하는 것이다.주변여건이 호의적이지 않거나, 내부의 일체성(integrity)이 부족할 때라면 ‘저절로 잘되는 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의도적인 부정적 가정을 과감히 선포하고, 구성원들이 단결하여 경계하고 대응함이 현명한
치과의사로 산다는 것이 때론 힘도 들지만 다시 태어나도 치과의사이고 싶은 생각은 대개 비슷할 것이다. 30년 가까이 치과의사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보람과 희비가 새삼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것을 개인적인 감상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치열했다.치과를 처음 개업했을 때, 오후 5시까지 단 2명의 환자를 보고 답답한 마음으로 ‘환자님’을 기다리던 기억, 경험이 부족해 우는 꼬마 환자를 아빠와 엄마까지 모두가 붙잡고 진료했던 기억은 지금 돌이켜봐도 아찔하기만 하다.그러면서도 매주 일요일마다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세미나에 열심히 참여했던 시절과 10여 년 동안 휴가 모두를 의료봉사에 바쳤던 날들, 구치과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봉사했던 기억들이 새롭다.요즘에는 나름대로 새로운 개념들을 정리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치과는 새로운 재료와 치료방법들이 계속 개발되므로 배우려면 힘도 많이 들지만 과거에 어려웠던 술식들이 수월하게 되어서 좋을 때도 많다. 특히 여러 가지 새로운 술식을 필자와 같은 모임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의 치과 선후배가 부지런히 연구를 해서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해 주므로 늘
원숭이에게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의 도토리를 줌. 즉 잔 술수를 이용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모습.중학교때 한문시간에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를 처음 들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송(宋)나라(중국은 독특해서 송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4번의 나라가 있었다. 춘추전국시대의 송, 위진남북조시대의 송, 북송남송시대)에 원숭이를 좋아하여 키우는 저공(狙公)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원숭이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원숭이 먹이인 도토리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에 저공은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저공은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라고 하였다. 이에 원숭이들은 좋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이 고사를 지금에도 똑같이 생각하면…지금은 저공의 기지가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원숭이가 더 현명해 보인다. 자본주의 시대에는 시간이라는 변수는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미래에 어떤 일은 하는 것보다 지금 그 일을 하는 것이 미래에는 더 큰 가치가 부여될 수 있
치과라는 직업의 특성상 우리는 하루에도 어린아이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접합니다. 사람들을 접하면서 언어라는 표현의 수단으로 서로 대화하면서 소통을 해나갑니다.그래서 자기의 생각과 감정 등을 전달하게 됩니다.그런데 묘한 것은 같은 말을 가지고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같은 강의를 듣고도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같은 책을 읽고도 다르게 생각합니다.물론 비슷하게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아주 똑같게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이러한 근본적인 이유가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의 구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말을 받아들이는 반응들이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면 시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말을 듣고 본인한테서 나타나는 반응이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옳은 것이 있으면 그른 것이 나타나게 되나니, 본인의 생각과 다르면 짜증이나 화나는 감정이 올라오거나 무관심으로 그것을 배척해 버립니다.그래서 사람들은 본래 자기중심적인 이기적인 존재로서의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그러한 것은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인식체계 속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오늘날 많은 단체와 조직들이 주변에 산재한 정치·사회적 환경을 분석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활동이지만, 이러한 활동이 조직과 사회의 목적을 상호 보완하고 나아가서는 조직과 사회의 이익을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퍼블릭 어페어즈란 기업과 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과 정책이 최대한 우호적으로 결정되고 집행되도록 하기 위해 펼치는 활동으로 과거에는 정부기관이나 국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가 중심이었으나 점차적으로 이미지, 이슈광고 같은 홍보활동과 사회적 기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활동으로 표현된다. 지금 이 시대에 단체나 기업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단체는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퍼블릭 어페어즈 활동을 하고, 이를 평가하는 것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은 퍼블릭 어페어즈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부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기업과 단체가 펼치는 로비와 같은 개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마케팅 외의 활동 전반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단체와 직원들의 자선활동이나 봉사활동, 단체의 사회적 책임까지
최근 필자는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에 흠뻑 빠져 그녀의 삶을 그린 영화 비커밍 제인(2007)까지 호핀에서 봤을 정도로 열혈 팬이 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문학 작품 ‘오만과 편견’과 ‘이성과 감성’은 19세기 영국 남녀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하지만 제목만 보면 매일 다양한 사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들이 성찰할 필요가 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오만과 편견에 나온 이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1813년 9월 어느 날 제인 오스틴은 런던에 개원중인 치과의사 Mr. Spence를 만났다. 환자가 아니라 치료 받으러 간 3명의 조카(Lizzy, Marianne, Fanny) 보호자로 치과에 갔다. 이러한 사실은 제인 오스틴이 언니 카산드라에게 보낸 편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설명을 통해 19세기 초 치과 임상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9월 15, 16일 3번의 내원 끝에 Lizzy의 전치부에 발생한 우식이 제거되고 금 충전 치료가 시행되었다. 치료를 받는 동안 Lizzy는 슬픔과 눈물에 잠겨있었는데
화무는 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했다. 꽃은 10일이 지나면 떨어지고 시들게 되며 권력은 10년을 넘지 못하는 한계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다. 동시에 아름다움도 권력도 세월이 흐르면 무상함을 나타내는 의미라고 본다. 동호회나 각종단체장 또는 학회장의 임기는 1년 2년, 길어도 3년을 넘지 못하고 체육관련 단체장의 경우 4년, 권력의 중심에 있는 지자체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4년, 마지막으로 최고 권력인 대통령은 5년의 임기가 주어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이겠지만 10년도 못가는 기간에 마치 그 자리가 영원할 것처럼 행동하고 군림하려는 분들이 비일비재하다. 그 기간도 후임자가 득세를 하면 권력누수현상으로 더욱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대통령이건 정치인이건 잘못 선택하면 국민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결국엔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이 직접 몸소 체험하게 된다. 그리스가 국가적인 부도위기에 직면한 것도 결국 정책의 잘못으로 인한 대가이다. 이 처럼 협회장의 선택이 우리에게 돌아오는 치과의사상을 확립하는데 매우 민감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AGD경과조치 시행을 하면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교육비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금전적인 비용이 현재
15년 전 미국연수 때 필자가 일하던 실험실에는 중국대륙에서 온 연구원들이 많았다. 당시 중국 의과대학에서 성적 좋은 졸업생들은 대개 임상보다 기초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서였다. 기초전공을 해야 미국 내 실험실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실험실의 차이빈이란 친구가 그랬다.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녔으며, 점심은 오후 3시쯤 느지막이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중국에서 온 연구원들은 너나없이 다 가난해 보였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온 사람들은 나라가 IMF 경제위기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결 여유롭고 때깔도 좋았다. 중국을 세계 최빈국의 하나라고 소개한 책들은 도서관과 서점에 널려 있었다. 중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가장 오랜 문명국가였고 우리가 수백 년간 종주국으로 섬겨온 중국이 아닌가. 귀국 후 나는 현대중국의 수수께끼 같은 쇠락을 풀어줄 두 권의 책을 만났다. 미국 닉슨 행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On China)’와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대항해시대’이다. 이른바 핑퐁외교로 죽의 장막을 걷어낸 주역인 키
60여년전 일본 연구소의 한 실험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1952년,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의 연구원들은 규슈의 미야자키현의 고지마섬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이 무인도에 서식하고 있는 원숭이들에게 고구마를 던져주고 이들이 어떻게 고구마를 먹는가를 관찰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원숭이들은 흙을 털어내고 고구마를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18개월 가량 된 젊은 암컷 원숭이가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먹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원숭이는 연구원들이 강물에 고구마를 씻어먹는 모습을 흉내 낸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한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먹는 모습을 보고 다른 젊고 어린 원숭이들과 어미 원숭이들이 하나 둘씩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어미 원숭이들은 자연스레 새끼 원숭이들에게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도록 가르쳤다. 몇 년이 지나자 이 무인도에 서식하고 있던 75% 가량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강물에 씻어먹게 됐다. 그러던 어느 해 가뭄으로 강물이 말라버리자 원숭이들이 이번에는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한다. 원숭이들은 강물에 씻어 먹을 때보다 짭짤한 맛이 더해져 물에 씻어먹을 때 보다 더 맛있게 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더욱 놀
전공노, 펠노예란 전공의와 전임의들 사이에서 자신의 힘든 처지를 스스로 표현하는 자조적 은어이다. 심지어 의국비 지출 항목에서 전공의 식대를 “사료비”로 표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의 일상은 극도의 수직 관계, 경직된 형식 문화, 상명 하복의 의사소통, 구조적 폭언, 비판과 비난의 혼동, 소 집단주의, 의국이라는 이름의 조폭 문화와 집단가치 속에서 시대착오적 교육 환경에 처해지기 일쑤이다.서구 사회와 달리 유교적 문화권에서의 우리 전공의는 온순한 성품, 불합리한 여건에 대한 수동적 인내와 양보, 수용하는 과도한 순종을 강요받는다. 교수자-피교육자 간의 교육적 상호 작용이 부족하며, 의문과 이의가 있어도 질문하지 않도록 학습되어 있다.전공의 또한 부모 의존 단계의 심리상태를 보이며, 교수자 또한 성인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과잉보호적 교육환경을 만들고, 전공의의 자기 주도적 인생과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공의의 주관성 발육이 지연되고, 교수와 전공의 간의 언어 교류 구조 또한, 전공의의 주관적 판단을 억압함으로써 임상적 견해와 진료행위에 대한 활발한 상호의사 교류 구조가 만들어지지 못한다.치과의사 전문의가
독일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에 선정되었던 ‘대화’라는 책으로 유명한 리영희 교수님은 평소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애국을 하는 사람이지만 거짓에 입각한 애국은 거부하는 사람이야. 내가 종교처럼 숭앙하고 내 목숨을 통해서 지키려고 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진실’이야.”진실은 무엇일까?사람은 말을 하는 것으로 상대의 지적 수준을 판단한다. 그리고 사실 말 이외에 그것을 판단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말을 해보면 멍청한 것 같은데, 사실은 똑똑하다’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이야기를 나눠보아 멍청한 것 같은 사람은 말 그대로 멍청한 인간취급을 당한다. 그런 사람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회할 방법이 없다. 그만큼 사회인에게 일상 대화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리영희 교수님이 주는 영향력은 대단했고, ‘대화’라는 책에서 그분의 사상이 현재까지도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좋은 머리를 갖고 태어났어도, 대학을 다녔더라도 지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받지 않으면 멍청한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