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9)-세미나 등록금·연수회비는 타당한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도 의식주가 해결된 후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당연하지 않겠는가. 종교인도 의식주에 매달리면 정작 구도의 길이나 중생을 제도하는 일에 진력할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요즘처럼 불경기와 과잉경쟁의 치과의사인들 별수 있을까마는 동료들 사이에 전투적으로 경영의 문제에 너무 치중하는 데서 직업적 가치의 혼란이 오지 않는가 생각한다. 진료비를 저렴하게 받고 어려운 환자의 도움을 주는 것을 누가 탓하랴. 그러나 목적이 변질돼 자기의 유익을 위한 가격파괴는 결국 동료라는 공동체의 파괴를 가지고 온다. 그것은 모두가 자멸하게 되는 악화가 된다는 사실에서 분명히 지탄 받을 일이다. 또한 반대로 등록비라는 고가의 비용이 동료 사이에 과연 타당한 윤리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고 싶다. 어느 학회는 학술대회 참가비라는 이름의 등록비를 통해 기금을 만들어 십수억원을 확보했다 한다. 그러나 그 업적도 실은 회원들의 희생이라고 볼 수 있다. 치과 운영도 힘든 시기에 하물며 학문의 잔치까지 회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회원들에게 짐을 지게 하는 고가 비용은
월요 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아야 운전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지만, 우리의 교통문화가 참으로 좋아졌구나 하는 것을 늘 느낀다. 차분히 달리는 차량들, 차량이 밀린다고 여기 저기 비집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정체가 풀릴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볼 수 없었던 우리의 교통상황의 모습이다. 참으로 자부심이 느껴진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신호를 기다리면서 앞의 차량들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변화를 느끼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교통문화가 차분해진 것에는, 경제성장에 따른 영향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자부심이 안정된 교통질서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좌회전차선의 차량들이 왼쪽 깜박이를 거의 켜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깜박이라는 것은 앞으로 자신이 좌회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뒤 차량에게 알려주는 배려다. 깜박이를 켜지 않는다고 해서 경찰이 다가와서 벌과금 고지서를 발급하지는 않겠지만, 서로를 위한 사회의 약속이다. 과속을 하지 않고 차분히 달리는 차량이
월요 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봄비 오던 날 그날은 아침부터 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간암으로 저 세상에 일찍 간 친구의 일주기에 다섯 부부가 묘소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아침 TV에서 재기에 힘쓰고 있는 가수 남인수의 ‘봄비’ 노래가 울적한 마음을 흔든다. “ 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친구 부인들 앞에서 눈물 쏟지는 않아야 할텐데…. 친구는 학생 시절 명석하고 치밀했다. 그는 공부 욕심이 많아서 영양제에 각성제까지 한웅큼씩 먹으며 몰두하곤 했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의 외국 지사장으로 절정가도를 달렸는데, 조석으로 꼼짝 못하고 환자에 묻혀 살았던 나는 해외 출장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그가 부러웠다. 어느 날 느닷없이 그가 대만에서 국제전화를 해왔다.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다. “용호야, 지금 접대차 또 룸살롱 가는 길인데… 지겨워 죽겠다…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네가 부럽다.” “이게 진료하는 것도 전쟁이다, 전쟁 야~ 회사 돈으로 노는데 얼마나 좋으냐~”했지만 그가 하도 절절 했으므로 난 주로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말이 씨가 되었는지, 세월이 흘러 친구는 아들이 치과대학을 가겠다고 컨설팅을 해왔고, 때마침 동년배인 경
월요 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가을의 문턱에서 무더운 여름이 가고 싱그런 가을이다. 가을하면 가지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 대추, 배, 사과가 떠오른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노랗게 익어 고개 숙인 벼도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푸르른 가을 하늘을 보며 엎드려 책을 맘껏 읽어 영혼을 살찌우고 싶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여유를 가지고 차를 마시며 수다도 떨고 싶다. 가을을 타나? 지난 여름 지독했던 더위와 싸우며 키웠던 자식 같은 곡식들을, 태풍으로 인해 수확하기 어렵게 된 농부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그런 아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실망감과 아픔으로 마음의 폭풍을 겪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앞서니, 그렇게 행동한 지인에 대해 화가 났고, 마음을 닫고 벽을 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의 행동에 대한 실망감이 거리를 두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로 된 것이다. 평소에,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로 인해 힘들고 어려워하던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자고 설득하면서 사람들간 관계회복을 잘 시킨다고 자부했던 나였는데, 막상 이러한 문제에 부딪히니
Relay Essay제1772번째 캄보디아에 묻어두고 온 행복 7월의 뜨거운 여름날, 27명의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더 뜨거운 캄보디아로 떠났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DeCA 동아리 학생들과 교정과 김태우 교수님, 치과의사 선배님, 위생사 선생님, 배우 임성언씨 등으로 구성된 이 거대한 집단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1주일간 캄보디아 현지인들에게 진료와 위생교육을 해 주고 온다는 직접 해보지 않고는 너무나 막연한 계획만을 바탕으로 함께 준비하고 출발하였다. 나야 뭐 한창 젊은 나이에 방학도 했겠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쉽게 결심하고 다녀올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강의에 학회 준비에 환자 진료까지 빡빡한 일정 속에서 휴가까지 반납하고 함께 가시는 교수님, 개원 이래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강남 한복판의 병원을 1주일간 문 닫고 참석하신 마일스톤즈치과의 장원건 선배님, 사랑스런 둘째 아들을 얻게 된 지 한 달도 안 되었지만 사모님의 따뜻한 배려로 함께할 수 있게 된 서울인성치과의 박인성 선배님 등 각자가 다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월요시론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인간중심 미술치료 담당 치료자의 역할과 태도 인간중심 미술치료의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좀 더 자율적이고 자발적이며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내담자가 가진 문제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내담자의 존재 그 자체에 초점을 둔다. 치료목표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성장과정을 도움으로써 그들이 현재 대처하고 있는, 그리고 미래에 대처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목표는 개인이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은 자신을 통제하지 않으면서 방어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사람이다. 치료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경험에 대해 더욱 개방적인 사람이 된다. 또 자신을 신뢰하며, 자신을 내적 기준에서 평가할 수 있고, 성장을 기꺼이 계속하려는 자기실현화를 이루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치료 목표이다. 인간중심적 접근법에서 치료자의 역할은 지식이나 이론, 기법보다 치료자의 존재 양식과 태도에 달려있다. 즉, 치료관계의 핵
월요시론정원균<본지 집필위원> 치의 새로운 미래상 위한 전략 구상하자 얼마 전 서울시치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반가운 동창을 만났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언행이 겸손하고 책임감이 남달라 늘 미더운 친구였다. 그날 이 친구와 마켓에서 음료수 한잔으로 나눈 대화는 지금껏 필자의 마음속에 짠하게 남아있다. 그 원장이 토로한 진심은 이랬다. “요즈음 같아서는 환자 대하기 괴로워. 환자가 치과의사를 아예 의심하려고만 들거든. 치과 경영의 어려움은 그나마 감수하고라도 이제는 최소한의 인격적인 자존심만이라도 지키고 싶은 심정이야.” 치계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분란과 위기의 시기가 또 있었을까?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과 질타를 받아 스스로를 절절히 아파하고 부끄러워한 적이 있었나 싶다.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내심 힘들어 하는 것은 환자의 따가운 불신과 의료인의 양심 사이에 끼어 자존감을 상실한 자신을 견디는 일이 아닐까…. 최근 몇 년 사이 치계에는 불법네트워크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정점으로 그동안 가려져 있던 내부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 한계를 넘어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이 풍파로 인하여 자칫 치계 전체가 비윤리적인 집단으로 휩쓸러 가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런던 올림픽을 돌아보며 17일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이 현지시간으로 12일 저녁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례없이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 폭염에 밤잠을 설치며 외출조차 부담스러워 했던 온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대폭 낮춰주어 여름나기에 도움을 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노고에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그리고 동메달 7개를 획득해 종합 5위의 성적을 올렸다. 혹자는 한국 특유의 엘리트 체육시스템과 군면제를 포함한 포상제를 등에 업고 만들어진 결과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땀과 노력과 도전으로 얻어낸 이들의 메달이 국민들에게 준 자부심과 그외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가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으로 수영과 유도 그리고 펜싱 등에서 잇달아 터진 오심파동은 해당 선수 개개인들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심판들의 부족한 자질 외에도 국제사회 내의 정치와 힘의 논리가 스포츠 세계에도 실재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자국의 스포츠 지도자들이 나서서 힘 써주기를 바라는 네티즌들의 이중적인 잣대는 아
월요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자전거 타기로 건강하고 장수하는 사람의 대열에 (하) 우리 모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때에는 친구들과 발길질도하고 놀리며 뒤를 쫓아 뛰기도 하고, 철봉에 매달리고, 공도 차고, 제기차고, 여자들은 고무줄도 하며 뛰어 놀았다. 뛰어 놀아도 “그렇게 무리하게 뛰다가 무릎 다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치과의사가 되어 어떤 운동을 하면 “무리하지 말라” “무릎 관절 다 나간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어릴 때, 청소년기에는 생활 자체에 운동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뼈, 근육, 인대가 튼튼하였다. 그래서 어떤 운동을 해도 무리한 운동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치과대학 다니면서 강의, 실습, 시험공부에 매달리면서 점차 운동에 멀어지고, 치과의사가 되어 대부분 운동에서 멀어졌다. 골프를 하더라도 주로 수평으로 몸을 움직이지 중력에 맞서는 상하 운동은 적다. 그 결과 우리 몸 근육의 2/3를 차지하는 다리 근육은 약해지고 뼛속의 칼슘도 많이 빠져나갔다. 그래서 갑자기 달려야하는 운동을 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고, 무릎이 아프면 나을 때까지 가만히 있어서 뼛속 칼슘은 더 빠져나가고, 근육과 인대는
월요 시론강병철<본지 집필위원> 자전거 타기로 건강하고 장수하는 사람의 대열에 (상)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전거를 타는 어른, 아이, 젊은이 숫자가 현저하게 늘었다.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양한 수많은 자전거들이 어딘가를 향해 가는 모습을 어디에서나 자주 보게 된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부터 달리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몇 년 전부터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현재도 그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TV, 인터넷을 통해 4대강과 하천마다 자전거 길이 많이 생겼고 자전거 길을 지났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인증센터도 생겼다. 당연히 건강에 좋겠지만 그래도 뭐가 좋아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고 많아지는지… 이유가 있겠지요? 차를 타고, 기차를 타고 멀리 강변을 바라보노라면 저 멀리 잔잔히 물결치는 강물과 파아란 풀과 나무가 자라는, 가을이면 바람에 흰 꽃술을 날리는 갈대가 뒤덮인 강둑이 펼쳐져 있고, 때로 강과 절벽을 배경으로 나는 새도 보이고, 저 멀리 배경이 되는 우리의 산과 들도 함께 볼 수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서 저 아래 흐르는 강과 가장자리 모래사장이나 크고 작은
월요시론허 택 <본지 집필위원> 자기 얘기의 중독성 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가 단기간에 세계적인 유행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대기업이 됐을까? 어떻게 페이스북이 생겨나게 됐을까? 답은 한 가지. ‘자기 얘기’를 열심히 하고 싶어서. 그리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일 것이다. 통계 수치를 봐도 그런 답을 얻을 수 있다. 눈 뜬 16시간 중 15시간을 스마트폰에 빠진 사람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 명에 육박함. 카카오톡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원시인 취급받는 현 시대. 그럼 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얘기에 몰두할까? 미국 하버드대 뇌과학 연구팀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다음과 같은 답으로 제시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우리 뇌는 음식이나 돈, 섹스로 인해 느껴지는 쾌감과 같은 자극을 느끼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하버드대 뇌과학자 다이애너 타밀과 제이슨 미첼이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뇌 스캔사진 등을 근거로 다음과 같은 결론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뇌과학 연구팀은 수십 명의 실험군 뇌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사진을 분석한 결과, 자기 얘기를 할 때 활성화하는 뇌의 영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