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4) 치과계 안팎으로 어디를 가나 대화가 모치과 그룹 이야기다. 모두 걱정스런 얼굴로 각양 예측을 내어 놓는다. 그 동일한 내용은 현재가 위기라는 것이다. 위기의식이란 대부분 부족한 상태일 때 감지하게 된다.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아직도 만족스러운 수준만큼 정의롭지 못하다는 현실의 표출이다. 사람도 신체가 불편할 때 그 기관(organ)의 존재를 감각한다. 예를 든다면 눈이 아플 때 눈이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 소화가 안 되면 자기 몸 안에 장기가 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지금 치과계의 결핍 중 하나는 공동체 의식이다. 공생이라는 정치담론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우리 협회의 존재와 가치를 다시 상기하게 한다.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소위 그룹형 치과의료기관이 많이 있다. 그 동안에는 그다지 문제점으로는 인식하지 않았다. 일부는 많은 긍정적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된 일부 인사들의 공동체 의식 결핍에서 온 소모성 불치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것이 전국을 망라하여 뿌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부와 행복 돈이 적어서 고생을 하지, 많아서 고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요새는 권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승리를 얻기 까지 권투선수는 링 위에서 수도 없이 맞아야만 한다. 1라운드 몇 초 만에 상대방을 넉다운 시키고 승리하는 일들이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권투를 생각하면 4전5기, 네 번 다운 당하고 나서 다섯 번째에 상대방인 지옥에서 온 사자라고 불리던 카라스키야를 넉다운 시키고 세계 챔피언이 되었던 홍수환 선수의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홍수환선수와 같이 강인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맞고 넘어져 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것인가. 아마도 “다시는 권투 하나 봐라”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승리 후에 오는 행복감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돈이 없어서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권투시합의 링 위에서 수도 없이 맞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나서 가슴에 차 오르는 기쁨을 기대하며 버티어 내고 이길 방법을 궁
월요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치과계 국정감사, 그 이후에는? 심사가 불쾌해진다. 지난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란히 출석한 협회장과 한참 후배 UD 김종훈 원장의 사진은 전 치과인의 자존감을 상하게 한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전 회원의 분노를 대변한 협회장의 노기(怒氣) 띤 모습과 풍비박산을 일으키고 잔뜩 긴장한 UD원장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사과는 커녕 코빼기도 안보이다가 공권력이 부르니 할 수 없이 나간 꼴인데, 그 준수한 얼굴로 그는 자신이 벌리는 일의 결과와 의미, 그에 따른 타인의 이해관계를 판단할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협회장의 출석은 지난번 이수구 회장의 임플랜트 관련 답변으로 출석한 이래 두 번째로서 치과계가 몰고 오는 사회적 파장이 점점 심각해짐을 느끼게 한다. 특히 시민단체등에서 배출되는 국회의원들이 복지위원회가 아닌 정무위원회에서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의료문제를 샤프하게 다루는 것을 보면 시민의식이 그만큼 성장한 것을 대변한다. 이성헌 의원은 UD치과의 의료법 위반사실을 잘 지적했는데, 그 과오에 대한 시인을 제대로 답변받지 못하고 ‘메뚜기 치
월요 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의료인의 성도덕 수준 ‘도가니’의 논란이 뜨겁다. 감히 상상하기도 싫은 부분이 많다. 아니 이성적으로 설마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교사로서, 경영인으로서 너무나도 ‘수준이하’다. 어떻게 불쌍한 아이들에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랬을까? 양심이 딱딱해져서 전혀 작동할 수 없는 수준으로 행동한 그들은 법의 힘을 돈으로 요리한 듯한 느낌이 든다. 성도덕의 수준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성도덕의 본질적 수준, 최소한의 수준은 있다. C.S.루이스는 기독교의 결혼규범은 ‘결혼해서 배우자에게 전적으로 충실하든지 아니면 독신으로 완전히 금욕하라’고 한다. 현대사회의 일반적 결혼윤리도 일부일처제를 법률로서 정하고 있다. 기독교와 같이 높은 성도덕의 원칙을 따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지라도 의료인이라면 사회보편적으로 최소로 지켜져야 하는 원칙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회가 혼탁하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 의사예비생들의 동창 성추행으로 인해 의료인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모네트워크치과의 대표가 직원들에
정원균 월요 시론 치과의사는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없는가? 과학적 또는 합리적 사고를 설명할 때 흔히 객관적 태도를 그의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사전적인 정의에 따르면, 객관적 태도란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처지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살면서 타산과 주관성을 배제하고 불편부당한 객관적 태도를 갖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이해관계에서 물러나 대상을 멀찌감치 바라본다면 최소한 그 전체를 가감 없이 조망할 수는 있지 않을까. 개원의이던 필자가 그간의 임상 생활을 접고 낯선 환경에서 외도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이 세월을 거치면서 필자에게는 이제 치과의사의 체취가 거의 사라진 모양이다. 이러다 보니 주위에서 필자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 거리낌 없이 치계에 대해 곱지 않은 속내를 드러내거나 심지어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난감한 경우를 필자는 종종 경험한다. 이럴 때에는 매우 당혹스럽고 또 불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한적이나마 국민이 치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우리 치계가 무엇을 자성해야 하는지 실감하기도 한다. 몇 년 전에 치과진료실의 감염관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위험한 사람 치의신보는 9월이 되면서 1면에 기획기사를 통해 U모 치과네트워크로 인해 촉발된 치과계 내부의 최근 이슈를 심층분석한 기사들을 싣고 있다. 치의신보에서는 크게 보았을 때 오로지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부 네트워크의 문제가 결국은 향후 영리법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폐해의 서막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인데, 필자도 그런 해석에 공감하면서 기사를 쓴 분들의 노고와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십수년 전부터 치과에도 경영 개념이 좀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진료에는 전문가들이면서도 개인 의원을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직원관리,치료비 상담 등의 실무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경영자로서의 고민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진료행위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그리고 높아져가는 환자들의 욕구에 상응할 만한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병원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좀더 능률적이고 체계적인 병원 경영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경영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던 마케팅, 성과급제, 관리부서, 대형화,
|명|사|시|선|임철중 칼럼<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나쁜 네트워크 (1)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강물을 흐린다(一魚濁水)”함은, 한줌도 못 되는 사람들이 건강한 조직을 해칠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지금 치과계가 이 꼴에 휘말려있다. 치과의료의 특징은 치과의사 대부분이 주치의요 개업가는 곧 동네치과라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고가의 진단장비, 대수술의 팀워크, 장기입원과 항암·방사선치료 등등 3차 진료기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진료패턴 동질성이 높은 소규모 자영업자로서 상호 경쟁구도로 가기가 쉽다. 치과인의 화합·단결이 절실한 이유다. 둘째 특징은 아직 비보험 진료가 많고 그 중에 결손치아를 보충하는 보철치과의 비중이 크다는 점인데, 전통적인 보철은 시간과 노력 대비, 수익성이 한계에 이르렀다. 셋째 특징은 바로 이런 시점에 임플랜트 보철이 일반화된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갓 졸업한 치과의사도 비교적 간단한 실습교육으로(전문의 과정 없이) 시술이 가능하여, 폭발적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선진국은 보철 중 임플랜트의 비중이 10% 정도). 봉사에서 유래한 의료업은 인체를 다루는 공공성과 책임의 막중함 때문에
월요 시론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X-선 사진 촬영 유감 방사선을 받으면 왜 암이 생길까? 예방은? 2009년 미국 내과학 저널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미국국립 암연구소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암환자의 2%는 CT 촬영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2007년 미국에서 7천만건의 CT가 촬영됐는데 이로 인해 2만9천 건의 암이 발생하여 1만5천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한다. 거의 모든 일반인들도 “방사선을 조사받으면 몸에 나쁘다, 암이 생길 수 있다” 라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치과의사들은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을까?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1.8 GHz의 이동통신 전파, FM, AM 등이 모두 방사선 또는 전자기파 (radiation :electromagnetic radiation)이다. 이 중에서도 파장이 짧아 주파수가 높은 전자기파만을 주로 몸에 나쁜 방사선 (즉 전리방사선)으로 간주하지만 자외선, 이동통신에 의한 전자기파들도 몸에 해롭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다. 이제 우리 치과의사들이 매일 같이 사용하는 X-
월요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4) <1958호에 이어 계속> 충분히 좋은 엄마셋째-반영하기(mirroring)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는 완벽한 환경이 필요하다. 완벽한 환경이란 아이의 욕구와 몸짓을 매우 정확하게 이해하는 엄마를 의미한다. 이것은 엄마의 공감적 이해 능력을 통해 가능하며, 엄마는 파편화되고 형태 없는 아이의 몸짓 속에서 아이의 의도와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는 자기감각을 발달시킨다. 이때 불안정하게 반영되면 아이의 자기표현 능력과 통합 능력을 방해하고 정신과 신체의 결합과정인 인격화에 방해를 받게 된다. 엄마가 아이의 욕구에 공감해 줄 때 아이는 자신의 신체적 충동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서서히 자기 감각을 발달시킨다. 즉 아이의 이상행동에 당황하지 말고 이런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아이에게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면, 아이가 하는 무의식적 행동을 아이도 알게 된다.(미러 역할)양육자의 감정을 아이에게 전하려고 하지 말고, 전적으로 아이
월요 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미래예측된 트렌드에 대한 소고 며칠 전 모 중앙지에 ‘트렌드’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렸었다. 특집기사 중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라시’가 9, 10월 특집호에 2025년의 지구촌 트렌드 9가지를 예측한 것이 있었다. 예측한 9가지를 나열하면 ▲기술 자립 ▲작고 강한 다국적 기업들의 시대 ▲대마불사(大馬不死) ▲남중국해가 분쟁의 중심이 되다 ▲파괴능력의 보편화 ▲경제지형의 대변혁 ▲에너지 중심이 미주로 이동됨 ▲노인 때문에 세계인구가 증가됨 ▲문제도 해법도 글로벌화로 되면서 해결돼야 함 등이다. 이 9가지는 현재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고 또한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치과계에서 미래예측이란 관점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트렌드는 대마불사와 노인에 의한 세계인구 증가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대마불사는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이는 밀집현상이 인구, 산업 등 모든 면에서 확대될 것이다. 이런 집중현상은 리스크 또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마불사는 14년 후 지구촌 트렌드가 아닌, 현재에도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난제인 것이다. 즉 우리나라를 서울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3) 언어를 이용한 시나 소설, 몸을 가지고 표현하는 무용, 소리를 사용하는 음악 등을 총칭하는 예술이라는 이름은 근대에 와서야 가지게 되었다. 그 기원은 제의(祭儀,ritual)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인류사 학자들의 연구결과다. 제의란 인간과 신과의 연결을 하는 의식으로, 종교와 정치가 하나였던 고대 사회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던 자들은 제사장(祭司長)들이었다. 즉 사제들이 예술가들의 시조인 것이다. 그래서 성격상 예술인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종교인과 같은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학문을 정의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술(art)을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보다 앞에 세웠다면 무엇보다도 예술정신을 더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물론 둘 다 모두 중요한 테제(these)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 예술정신이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음이다. 정의한 대로 예술(art)을 강조한다면 치과의사들은 당연히 그런 긍지와 존엄성(dignity)과 함께 따르는 사명과 책임도 가져야 할 것이다. 금년에 치과의사협회 85년을 정리한 협회사가 발간되었다. 여러 훌륭하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