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지혜와 지식 생각을 깊이 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를 머리 속에 떠 올리고서, 가장 현실성 있고 위험성이 적은 선택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깊이 생각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것은 사람에게만 부여된 특권이다. 혹성탈출과 같은 공상과학소설에서는 사람에 가장 가까운 유인원이 사람의 지능 이상을 발휘하는 설정이 되어 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유인원은 동물일 뿐이고, 동물 중에서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가졌을 뿐이지, 그들이 인간과 같은 깊은 생각을 하며 자신들의 발전을 위한 지능을 가졌다는 증거는 아직 본 바가 없다.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반응하는 것은 짐승의 특징이다. 자신을 귀여워해 주면 몸을 부비는 고양이지만, 조금이라도 위협을 느끼면, 주인이고 뭐고 없이 “야옹!” 하며 경계를 하는 것이 고양이다. 밥을 먹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면, “으르렁” 거리며 허옇고 험상궂은 송곳니를 보이는 것이 ‘개’이다. 그들에게는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 없다. 사람들은 한 가지 일을 결정하는데 수도 없는 생각들을 한다. 그 생각의 결과가 반드시 유익한 것이 아닐지라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R임플란트 광고와 불법 네트워크, 언제까지? 두 집단 때문에 치과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간지에는 연일 R플란트 광고가 판치고 치의신보는 U모 네트워크의 변태적 행태를 보도하기 바쁘다. 우선, R플란트는 무슨 홍보비가 그리 많은지 한면도 모자라 동시에 두면씩 교만한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만 보면 전국 아들, 딸의 효심을 자극하고 대한민국의 노인들이 공경받으며 다닐만한 치과는 거기밖에 없는 듯하다. 초창기에는 광고가 시술법 자체를 알리고자 구강사진이나 테크닉에 치중하는 계몽적 성격을 띠다가, 이제는 유명 탤런트와 어디서 그리 잘도 끌어 모았는지 동서양의 인자한 중년, 고령부부와 손주세대까지 동원하고 있다. 사진만 보면 북구유럽 같이 이미 복지천국이 실현되어 편안히 인생을 관조하며 즐기는 품격있는 모습이다. 광고 카피도 제법 세련되어 은유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무상의료를 해줄 듯이 생색내는 좌파적 언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미소를 띠운 장막 뒤에는 저수가로 환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가증스러운 마켓팅 수법이 도사리고 있다. 노인 임플랜트 신기술은 자기들만 보유해서 누구나 원하면 할 수 있는 듯 홍보
월요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핑크빛 우정을 꿈꾸며 친구간의 사랑(필레오)은 인간에게 가장 만족감을 주는 사랑이다. 주고 받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C.S. 루이스는 동료의식(companionship)과 우정은 다르다고 한다. 동료의식이란 어떤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우정이란 그와 옆에서 싸우며, 함께 읽으며, 그와 논쟁하며, 그와 함께 기도할 때 생긴다고 한다. 같은 직업과 경험과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땐 동료의식 상태이고, 같은 비전을 가지고 옆에서 함께 나아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정이 싹튼다. 우정은, 생존적 가치만을 추구하며 그저 살도록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며 잘 살도록 도와준다.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해 나갈 힘과 의지를 가진 관계로 발전하여, 사회에 대해 좋은 열매를 맺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우정관계이다. 나에게도 지금껏 맺어온 많은 관계가 있다. 어렸을 때의 초등친구부터 대학동기들, 사회에 나와 만난 수많은 사람들. 나에 대해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 주고 나를 표현하기가 편한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진정한 우정관계라 생각하였다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나가수 2 : 대중음악 “할아버지, 람보하고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겨?” 제 딴에는 꽤나 심각한 손자의 질문이다.‘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면서 이 말이 생각나 퍼뜩 웃었다. 대중음악은 트로트로부터 발라드, 재즈, 컨트리, R&B, 락 등 장르가 다양하다. 컨트리만 해도 팝, 포크, 힐빌리, 블루그래스, 로커빌리 등 열 종류가 넘는다. 오랜 세월 한 장르를 닦아 독창적 해석과 표현을 일궈낸 소수 아티스트만이 가수왕 반열에 오른다. 이들에게 공든 탑을 헐고 선후배 불문, 장르 불문으로 맞장을 뜨라 한다. 스포츠에서도 극단적, 예외적인 이종격투기를 대중음악에 도입한 무리, 이것이‘나가수’의 문제점 1호다. 둘째 공정성 문제; YB처럼 방송사 고참의 프리미엄 외에도, 밴드·백코러스·무용수·추가 악기·편곡, 그리고 사회를 겸한 가수의 이점이 있다. 셋째 C일보 칼럼 “나는 악쓴다”의 표현처럼, 데시벨을 한껏 높여야 청중에 어필하는‘광장 민주주의’식 평가방법이다. 비전문성보다 더 나쁜 것은 분위기에 쏠리는 군중심리요
월요시론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3) 충분히 좋은 엄마 (good-enough-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란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유아에게 최적의 항상성과 위로를 주며, 아이를 안아주는 엄마를 뜻한다. 이러한 엄마는 엄마 자신에게 적절한 시간이나 필요를 강요하는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아이에게 적합한 시간에 제공한다. 안아주기 환경에서 계속적이고 일관성있는 감정이입을 아이에게 제공한다. 그러면 유아가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주관적인 존재감이나 인간적인 감성을 습득하게 되어 표현력과 창조성이 발달한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섯가지 과정들이 있는데 이들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첫째-수용하기 (holding) 의존적인 유아에게 필요한 촉진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연스런 기술을 “수용하기”라고 한다. 수용하기는 안아주기이며, 엄마의 지속적인 보살핌이며, 이는 임상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유아에게 심리적 발달에 도움되는 양육적 환경
월요 시론 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나는 치과의사다 한동안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라는 가수 경연 프로그램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수 임재범은 홀연히 나타나 단 세 곡의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을 떠났지만 “역시 전실이다”라는 찬사와 함께 임재범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한편의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의 끊임없는 관심과 흐응을 이끌어냈고 그런 소통 속에서 그는 또 하나의 전설이 되고 기적을 만들었다. ‘나가수’와 임재범을 보면서 필자는 몇 가지 배우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 첫째,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대중은 진정성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화려하고 선정적인 무대와 외모가 가요 시장을 지배한지 오래 되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된 마음이다. 자신의 길을 고집스럽게 묵묵하게 가면서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거나 순간의 이익을 좇지 않았던 그의 삶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마침내 끝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진심과 열정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가는 사람은 얄팍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한 괜한 걱정 온 나라가 동계올림픽 유치로 시끌벅적하다. 특히 필자가 살고 있는 원주와 강원 지역은 한껏 들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가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국가적인 경사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강원도가 이를 계기로 큰 덕을 볼 수 있으리라는 부푼 기대감 때문일 듯하다. 필자가 강원도 원주에 내려온 것은 십년 전이다. 서울의 사대문 안에서 나고 자라 40여년을 토박이로 살았던 필자로서는 원주에서 새롭게 시작한 생활이 남의 일로 알던 웰빙이었다. 그 당시 이곳의 집값은 월급쟁이 대학교수가 된 내 처지에서도 놀랄 정도로 쌌다. 아파트가 숲에 싸여 있어 산개구리의 와글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밤잠을 청했고, 아침을 깨우는 진짜 뻐꾸기의 소리에 행복하게 하루를 맞았다. 원주가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도시라지만 인구 30만이 채 되지 않았던 터라 짜증나는 교통 체증이나 주차 문제가 없으며, 공기는 맑고, 옆집 이웃과 소통하는 인심이 남아 있었다. 연구실의 창밖으로 치악산이 병풍처럼 펼쳐 있고, 그 너머의 하늘은 서울의 고층 아파트와
월요시론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성과급 제도-반짝 효과의 당근과 채찍 정책 자극, 유인이라는 뜻을 가진 인센티브는 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하거나 여러 가지 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동기유발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인센티브는 여러가지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데, 바른 일을 하면 스스로 만족감을 갖게 되거나 사회 구성원 또는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바른 일(행동)을 한다는 도덕적 인센티브, 잘못하면 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일을 바르게 하는 강압적인 인센티브도 있고, 호기심, 상상력, 진실 등을 추구하려는 인센티브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일에 대한 금전적 보답을 받게 되는 인센티브를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금전적 보수를 받는 인센티브(incentive system or program)의 원래 뜻은 말 그대로 일이나 행동을 통하여 더 많은 이익(결과)을 가져오면 원래 급여 외에 추가로 돈을 더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센티브는 당근과 채찍(또는 회유와 위협) 정책(carrot-and-stick policy)이라고 하는데, 뛰기를 싫어하는 말에게 당근을 주어 잘 달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선배의 폐업 지난 겨울, 오전 진료로 좀 바쁜 중이었는데 이웃 선배 치과의 직원이 불쑥 방문했다. 전에 몇 번 선배에게 본인이 진료를 받느라 안면이 있는 직원이었다. 환자분을 모시고 왔는데 크라운을 대신 좀 셋팅해달란다. “원장님이 무슨 일이 있으신가?” 물었더니 주저주저하고는 방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고 하는데 안색이 어두웠다. 놀랍게도 며칠 전 갑자기 쓰러지셔서 수술후 중환자실에 계시다고 했다. 그 선배는 키가 훤칠하고 귀공자 타입의 성실한 분이었다. 대학 10년 선배인데, 젊어서 속초에서 개원시는 하루 60명의 환자를 보셨다는 신화를 털어 놓곤 했다. 자제분들도 다 유학시켜서 성공해 출가시키고 재테크도 잘하고 이제는 개업도 슬슬하며 미국 자제분들을 여행삼아 찾아다니며 운동과 건강관리도 열심인 분이시다. 사십대부터 칠십대까지 근처 네 명의 개원의가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칼국수집에 모이는데 항상 여행, 역사, 문화에 해박해서 화제를 주도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했다. 잡다한 인생사 문제를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칼국수 모임 때마다 다들 선배소식이 궁금하고 언제 문병을 갈 것 인가 걱정하였지만 심근경색으
월요시론허택 <본지 집필위원> 순수성과 대중성의 딜레마 일전에 ‘문학 비단길’이란 동인모임에서 신경숙 소설가의 ‘엄마를 부탁해’에 대해 합평식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문단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세계로의 진출에 큰 족적을 남긴 ‘엄마를 부탁해’에 반가움과 대단한 찬사를 보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 번역문화원에 참여하고 있는 모 소설가가 미국식 대중성에 맞춰 번역해야하기 때문에 힘들었고, 이로 인해 작품의 순수성이 많이 희석돼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애석한 마음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문학의 성공적 세계진출에 박수를 보냈고, 신경숙 소설가가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문단을 위해 활동한 점, 존경스럽게 여겼다. 그렇지만 작품의 순수성을 아끼는 입장에서는 왜 미국식 대중성에 맞춰 번역했어야했냐 이다. 순수성과 대중성. 두 양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두 양상은 인간사회와 생활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고, 존재해야 한다. 필연적인 요소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항상 순수성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사회생활이 이뤄지는 것이 통례적인 인간사회 현상인 것이다. 두 양상의 경계는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마음을 지킨다는 것 생각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 일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일 일 수도 있다. 희망에 차서 미래를 꿈꾸는 생각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지만,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신의 축복가운데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비록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할 지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고통까지 감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지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미래의 계획을 세울 때, 직접적인 경험이든 간접적인 경험이든,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운다. 경험이 부족할 수록 귀에 솔깃한 이야기에 따라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요새는 인스턴트의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굳이 누구로부터 말을 듣지 않더라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인스턴트의 시대이다. 바쁘기 때문에 하나 하나 차분히 따지면서 음미해 볼 겨를이 없다. 얼마 전 일본의 손님과 만나면서 참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50이 넘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분인데, 지금은 치과계의 중견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