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균 월요 시론 치과의사는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없는가? 과학적 또는 합리적 사고를 설명할 때 흔히 객관적 태도를 그의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사전적인 정의에 따르면, 객관적 태도란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처지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살면서 타산과 주관성을 배제하고 불편부당한 객관적 태도를 갖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이해관계에서 물러나 대상을 멀찌감치 바라본다면 최소한 그 전체를 가감 없이 조망할 수는 있지 않을까. 개원의이던 필자가 그간의 임상 생활을 접고 낯선 환경에서 외도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이 세월을 거치면서 필자에게는 이제 치과의사의 체취가 거의 사라진 모양이다. 이러다 보니 주위에서 필자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 거리낌 없이 치계에 대해 곱지 않은 속내를 드러내거나 심지어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난감한 경우를 필자는 종종 경험한다. 이럴 때에는 매우 당혹스럽고 또 불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제한적이나마 국민이 치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우리 치계가 무엇을 자성해야 하는지 실감하기도 한다. 몇 년 전에 치과진료실의 감염관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위험한 사람 치의신보는 9월이 되면서 1면에 기획기사를 통해 U모 치과네트워크로 인해 촉발된 치과계 내부의 최근 이슈를 심층분석한 기사들을 싣고 있다. 치의신보에서는 크게 보았을 때 오로지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일부 네트워크의 문제가 결국은 향후 영리법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폐해의 서막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인데, 필자도 그런 해석에 공감하면서 기사를 쓴 분들의 노고와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십수년 전부터 치과에도 경영 개념이 좀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이는 진료에는 전문가들이면서도 개인 의원을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직원관리,치료비 상담 등의 실무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경영자로서의 고민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진료행위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그리고 높아져가는 환자들의 욕구에 상응할 만한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병원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좀더 능률적이고 체계적인 병원 경영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경영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던 마케팅, 성과급제, 관리부서, 대형화,
|명|사|시|선|임철중 칼럼<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나쁜 네트워크 (1)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강물을 흐린다(一魚濁水)”함은, 한줌도 못 되는 사람들이 건강한 조직을 해칠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지금 치과계가 이 꼴에 휘말려있다. 치과의료의 특징은 치과의사 대부분이 주치의요 개업가는 곧 동네치과라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고가의 진단장비, 대수술의 팀워크, 장기입원과 항암·방사선치료 등등 3차 진료기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진료패턴 동질성이 높은 소규모 자영업자로서 상호 경쟁구도로 가기가 쉽다. 치과인의 화합·단결이 절실한 이유다. 둘째 특징은 아직 비보험 진료가 많고 그 중에 결손치아를 보충하는 보철치과의 비중이 크다는 점인데, 전통적인 보철은 시간과 노력 대비, 수익성이 한계에 이르렀다. 셋째 특징은 바로 이런 시점에 임플랜트 보철이 일반화된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갓 졸업한 치과의사도 비교적 간단한 실습교육으로(전문의 과정 없이) 시술이 가능하여, 폭발적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선진국은 보철 중 임플랜트의 비중이 10% 정도). 봉사에서 유래한 의료업은 인체를 다루는 공공성과 책임의 막중함 때문에
월요 시론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X-선 사진 촬영 유감 방사선을 받으면 왜 암이 생길까? 예방은? 2009년 미국 내과학 저널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미국국립 암연구소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암환자의 2%는 CT 촬영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2007년 미국에서 7천만건의 CT가 촬영됐는데 이로 인해 2만9천 건의 암이 발생하여 1만5천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한다. 거의 모든 일반인들도 “방사선을 조사받으면 몸에 나쁘다, 암이 생길 수 있다” 라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치과의사들은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을까?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1.8 GHz의 이동통신 전파, FM, AM 등이 모두 방사선 또는 전자기파 (radiation :electromagnetic radiation)이다. 이 중에서도 파장이 짧아 주파수가 높은 전자기파만을 주로 몸에 나쁜 방사선 (즉 전리방사선)으로 간주하지만 자외선, 이동통신에 의한 전자기파들도 몸에 해롭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다. 이제 우리 치과의사들이 매일 같이 사용하는 X-
월요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4) <1958호에 이어 계속> 충분히 좋은 엄마셋째-반영하기(mirroring)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는 완벽한 환경이 필요하다. 완벽한 환경이란 아이의 욕구와 몸짓을 매우 정확하게 이해하는 엄마를 의미한다. 이것은 엄마의 공감적 이해 능력을 통해 가능하며, 엄마는 파편화되고 형태 없는 아이의 몸짓 속에서 아이의 의도와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영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는 자기감각을 발달시킨다. 이때 불안정하게 반영되면 아이의 자기표현 능력과 통합 능력을 방해하고 정신과 신체의 결합과정인 인격화에 방해를 받게 된다. 엄마가 아이의 욕구에 공감해 줄 때 아이는 자신의 신체적 충동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서서히 자기 감각을 발달시킨다. 즉 아이의 이상행동에 당황하지 말고 이런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아이에게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면, 아이가 하는 무의식적 행동을 아이도 알게 된다.(미러 역할)양육자의 감정을 아이에게 전하려고 하지 말고, 전적으로 아이
월요 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미래예측된 트렌드에 대한 소고 며칠 전 모 중앙지에 ‘트렌드’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렸었다. 특집기사 중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라시’가 9, 10월 특집호에 2025년의 지구촌 트렌드 9가지를 예측한 것이 있었다. 예측한 9가지를 나열하면 ▲기술 자립 ▲작고 강한 다국적 기업들의 시대 ▲대마불사(大馬不死) ▲남중국해가 분쟁의 중심이 되다 ▲파괴능력의 보편화 ▲경제지형의 대변혁 ▲에너지 중심이 미주로 이동됨 ▲노인 때문에 세계인구가 증가됨 ▲문제도 해법도 글로벌화로 되면서 해결돼야 함 등이다. 이 9가지는 현재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고 또한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치과계에서 미래예측이란 관점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트렌드는 대마불사와 노인에 의한 세계인구 증가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대마불사는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모이는 밀집현상이 인구, 산업 등 모든 면에서 확대될 것이다. 이런 집중현상은 리스크 또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마불사는 14년 후 지구촌 트렌드가 아닌, 현재에도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난제인 것이다. 즉 우리나라를 서울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3) 언어를 이용한 시나 소설, 몸을 가지고 표현하는 무용, 소리를 사용하는 음악 등을 총칭하는 예술이라는 이름은 근대에 와서야 가지게 되었다. 그 기원은 제의(祭儀,ritual)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인류사 학자들의 연구결과다. 제의란 인간과 신과의 연결을 하는 의식으로, 종교와 정치가 하나였던 고대 사회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던 자들은 제사장(祭司長)들이었다. 즉 사제들이 예술가들의 시조인 것이다. 그래서 성격상 예술인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종교인과 같은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학문을 정의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술(art)을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보다 앞에 세웠다면 무엇보다도 예술정신을 더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물론 둘 다 모두 중요한 테제(these)이지만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 예술정신이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음이다. 정의한 대로 예술(art)을 강조한다면 치과의사들은 당연히 그런 긍지와 존엄성(dignity)과 함께 따르는 사명과 책임도 가져야 할 것이다. 금년에 치과의사협회 85년을 정리한 협회사가 발간되었다. 여러 훌륭하신 분들
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지혜와 지식 생각을 깊이 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를 머리 속에 떠 올리고서, 가장 현실성 있고 위험성이 적은 선택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깊이 생각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것은 사람에게만 부여된 특권이다. 혹성탈출과 같은 공상과학소설에서는 사람에 가장 가까운 유인원이 사람의 지능 이상을 발휘하는 설정이 되어 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유인원은 동물일 뿐이고, 동물 중에서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가졌을 뿐이지, 그들이 인간과 같은 깊은 생각을 하며 자신들의 발전을 위한 지능을 가졌다는 증거는 아직 본 바가 없다.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반응하는 것은 짐승의 특징이다. 자신을 귀여워해 주면 몸을 부비는 고양이지만, 조금이라도 위협을 느끼면, 주인이고 뭐고 없이 “야옹!” 하며 경계를 하는 것이 고양이다. 밥을 먹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방해하면, “으르렁” 거리며 허옇고 험상궂은 송곳니를 보이는 것이 ‘개’이다. 그들에게는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 없다. 사람들은 한 가지 일을 결정하는데 수도 없는 생각들을 한다. 그 생각의 결과가 반드시 유익한 것이 아닐지라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R임플란트 광고와 불법 네트워크, 언제까지? 두 집단 때문에 치과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간지에는 연일 R플란트 광고가 판치고 치의신보는 U모 네트워크의 변태적 행태를 보도하기 바쁘다. 우선, R플란트는 무슨 홍보비가 그리 많은지 한면도 모자라 동시에 두면씩 교만한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만 보면 전국 아들, 딸의 효심을 자극하고 대한민국의 노인들이 공경받으며 다닐만한 치과는 거기밖에 없는 듯하다. 초창기에는 광고가 시술법 자체를 알리고자 구강사진이나 테크닉에 치중하는 계몽적 성격을 띠다가, 이제는 유명 탤런트와 어디서 그리 잘도 끌어 모았는지 동서양의 인자한 중년, 고령부부와 손주세대까지 동원하고 있다. 사진만 보면 북구유럽 같이 이미 복지천국이 실현되어 편안히 인생을 관조하며 즐기는 품격있는 모습이다. 광고 카피도 제법 세련되어 은유적으로 고령화 시대에 무상의료를 해줄 듯이 생색내는 좌파적 언사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미소를 띠운 장막 뒤에는 저수가로 환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가증스러운 마켓팅 수법이 도사리고 있다. 노인 임플랜트 신기술은 자기들만 보유해서 누구나 원하면 할 수 있는 듯 홍보
월요시론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핑크빛 우정을 꿈꾸며 친구간의 사랑(필레오)은 인간에게 가장 만족감을 주는 사랑이다. 주고 받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C.S. 루이스는 동료의식(companionship)과 우정은 다르다고 한다. 동료의식이란 어떤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우정이란 그와 옆에서 싸우며, 함께 읽으며, 그와 논쟁하며, 그와 함께 기도할 때 생긴다고 한다. 같은 직업과 경험과 생각만을 가지고 있을 땐 동료의식 상태이고, 같은 비전을 가지고 옆에서 함께 나아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정이 싹튼다. 우정은, 생존적 가치만을 추구하며 그저 살도록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며 잘 살도록 도와준다.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해 나갈 힘과 의지를 가진 관계로 발전하여, 사회에 대해 좋은 열매를 맺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우정관계이다. 나에게도 지금껏 맺어온 많은 관계가 있다. 어렸을 때의 초등친구부터 대학동기들, 사회에 나와 만난 수많은 사람들. 나에 대해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 주고 나를 표현하기가 편한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진정한 우정관계라 생각하였다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나가수 2 : 대중음악 “할아버지, 람보하고 슈퍼맨이 싸우면 누가 이겨?” 제 딴에는 꽤나 심각한 손자의 질문이다.‘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면서 이 말이 생각나 퍼뜩 웃었다. 대중음악은 트로트로부터 발라드, 재즈, 컨트리, R&B, 락 등 장르가 다양하다. 컨트리만 해도 팝, 포크, 힐빌리, 블루그래스, 로커빌리 등 열 종류가 넘는다. 오랜 세월 한 장르를 닦아 독창적 해석과 표현을 일궈낸 소수 아티스트만이 가수왕 반열에 오른다. 이들에게 공든 탑을 헐고 선후배 불문, 장르 불문으로 맞장을 뜨라 한다. 스포츠에서도 극단적, 예외적인 이종격투기를 대중음악에 도입한 무리, 이것이‘나가수’의 문제점 1호다. 둘째 공정성 문제; YB처럼 방송사 고참의 프리미엄 외에도, 밴드·백코러스·무용수·추가 악기·편곡, 그리고 사회를 겸한 가수의 이점이 있다. 셋째 C일보 칼럼 “나는 악쓴다”의 표현처럼, 데시벨을 한껏 높여야 청중에 어필하는‘광장 민주주의’식 평가방법이다. 비전문성보다 더 나쁜 것은 분위기에 쏠리는 군중심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