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2) 플라톤의 시대부터 글에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2천5백년 전에도 젊은이들은 당시 어른들에게는 꼴사납거나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것이다. 행동이나 생각하는 것이 소위 싸가지 없는 모습으로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이 말은 필자가 학생 시절에도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을 염려하실 때 자주 들려주시며 걱정하시던 말이다. 긴 역사 동안 존재하던 말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역시 앞서 말한 ‘싸가지’라는 말에는 ‘없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행동거지가 반듯한 사람을 ‘싸가지 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모든 개혁이나 혁명은 그런 싸가지 없다고 걱정하는 젊은이들의 몫이었다. 종교 개혁자들의 대부분도 다 그런 연령대의 사람들이었다. ‘기독교 강요’라는 대명저를 남기어 신학의 큰 줄기를 만든 요한 칼빈의 당시 나이는 27세였다. 가깝게는 갑오경쟁의 김옥균이나 이승만이나 서재필이나 김구나 대부분의 역사적인 인물은 그런 연령에 속한다. 예수님도
월요시론 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치과계의 시카고 플랜 1892년 설립된 초기의 시카고 대학은 삼류대학이었다. 현재의 시카고 대학은 노벨상 85명을 배출해 낸 뛰어난 대학이다. 엄청난 차이는 1929년 제5대 총장 로버트 허친스의 ‘시카고 플랜’ 덕분이다. ‘철학고전을 비롯한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라는 대학방침을 정하고, 철학고전 독서교육에 올인한 것이다. 그 결과 평범한 학생들의 뇌가 천재들의 뇌로 변하기 시작했다. 고전독서를 시작한 지 일 년이 되어간다. 평소에 책을 즐겨 읽었지만, 다독에 의미를 두었고, 읽기 편한 자기계발서에 치중하였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설의 스토리는 뻔한 이야기에 불과한 것 같고, 왠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허구성의 이야기는 매력을 잃어갔다. 그런 와중에 고전을 만났다.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소포클레스의 비극전집,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네 대화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그리스로마신화 등. 읽는 것만으론 감동이 덜하다. 같이 나누며 감상문을 쓰고 토론을 하며 함께 나눌 때 훨씬 더 감동적이다. 아무리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블랙컨슈머 그리고 치과 몇 일전 전국의 108개 식품 회사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이물질이 나왔다며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해 온 ‘블랙컨슈머’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1월 부터 최근까지 식품 회사에 전화해 “치료비 등을 보내지 않으면 인터넷 및 식약청,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하겠다”며 협박했고 해당 기업은 언론에 알려질 경우 회사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그가 일러준 계좌로 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그가 협박한 횟수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자그마치 134차례에 이르고 갈취한 돈은 1600여 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사건을 방송을 통해 접하면서 필자는 블랙컨슈머의 문제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블랙컨슈머란 위와 같이 악의적으로 특정 기업이나 업주를 상대로 구매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보상금을 목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지난해 말 케익 판매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쥐식빵 사건’과 휴대폰이 충전 중에 폭발했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해당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던 소위 ‘휴대폰 환불남’
월요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2) 문제사례와 심리적 기제를 통하여 알아보자. 1. 충분히 좋은 엄마(good-enough mother)와 완벽한 엄마(perfect 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란 일관성 있게 애정을 표현해주는 엄마이다. 즉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엄마이다. 그런데 우리 엄마들은 완벽한 엄마를 꿈꾼다. 완벽한 엄마란 엄마가 원하는 시간에 엄마가 원하는 것을 하길 바라는 엄마를 말한다. 완벽한 엄마나 완전한 엄마이길 원하는 이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요구에 민감해지고 자신의 요구에 민감해지지 않는다. 아이는 여러 가지 자극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거짓자아가 형성된다. 아이는 참자기를 표현하지 않고 거짓자아를 드러내면서 엄마의 기분을 맞추려 든다. 평생 동안 진행되며 거짓말하는 아이로 자신을 만들어 간다. 이런 환경에서 거짓말하는 아이를 바꾸려면 엄마의 완전함과 완벽하길 원하는 마음을 처절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참자기를 찾아 갈 수 있다. 2.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 분열이란 아이와 초기 양육자의 경험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치과의사가 대통령이 되는 꿈 몇 달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토요일에 필자는 선배 치과의사로부터 얼굴 한 번 보자는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원주 지역에 큰 규모의 의료기기단지가 있는데, 선배 치과의사께서 이곳에서 회의가 있어 내려 오셨단다. 이 선배 치과의사는 워낙 바쁘셔서 좀처럼 뵙기 어려웠던 터라, 나는 그리운 마음에 한걸음으로 달려 약속 장소인 회의장 건물에 도착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길 기다리며 밖을 서성이던 나는 느닷없이 관계자의 팔에 끌려 뭔지도 모르는 그 회의에 불쑥 참석하게 됐다. 회의 중간에 멋쩍게 자리를 한 필자를 선배 치과의사께서 자상하게 소개해 주셨다. 잠시 후,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르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지역의 국회의원이 네 명, 강원도와 원주시의 고위행정책임자들, 지방의회의 의장과 의원이 여러 명, 의료기기단지의 업체대표, 그리고 그 수십 명의 중심에서 선배 치과의사께서 회의를 주재하고 계셨다. 이 날 회의는 의료기기산업과 관련해 업체가 토로하는 법령 및 제도적 수준의 민원을 청취하고, 산업기반의 구축
월요시론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고통과 함께 오는 행복 즐겁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들 한다. 이제 치과의사로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좋은 옷을 입을 수 있게 되고, 인테리어가 멋지고 서비스가 좋은 곳에서 비싼 술을 마시고, 마음껏 맛있고 비싼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부 안하고 PC방에서 게임하는 학생, 비교적 많은 액수를 걸고 골프하는 사람들도 그 순간에는 재미있고 즐거울 것이다. 다른 치과의사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비난 받는 네트워크 치과 경영으로 수입이 많아 생활에 보탬이 되고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멋있어 보여 어깨가 으쓱해지고 삶이 더 즐거워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즐거움이 행복일 수 있다. 그러나 즐거움이 끝나고 나서도 내가 한 일이 건전하지 못하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남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사회에 보탬이 되지 않는 즐거움이라면 그 즐거움이 끝난 다음에 꼭 후회가 오기 마련이므로 순간의 즐거움이 꼭 행복하지는 않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순간의 즐거움은 그 순간의 즐거움으로 끝나고 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공허함, 약간의 외로움, 조금 후
월요 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애증의 이웃 일본 가깝고도 먼 나라. 이율배반적인 표현으로 인식되는,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왜 일본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가? 최근 한 달간 일본 근황을 보면 이율배반적으로 표현되는 이유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3월 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발생한 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나라가 우리나라였다. 연일 신문, TV, 방송 등 모든 매스컴이 3·11 동일본 대지진을 대서특필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국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민간차원의 열화 같은 전국모금행사는 인지상정으로 느끼는 이웃으로서의 의무, 애정, 도리, 책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가깝다는 지리적 연유로 우리 생활의 생존과 직결되는 예민한 사건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여러 가지 피해상황이 매일 신문과 TV를 장식한다. 수산물 시장의 거래 격감, 방사능 피해, 관광객 감소 등 방사능 공포가 이웃나라 일이 아닌 직접 국내문제로 연관되는 것이다. 특히 필자가 거주하는 부산은 지리적으로 일본과 밀접해, 모든 분야에서 일본의 영향을 가장 처음 그리고 많이 받고 있다. 이것이 일본과 가깝다는 의미의
월요 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선 택 사람은 누구라도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자리에 들어 눈을 감을 때까지 모든 것을 선택해야만 한다.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일어나서는 체조를 할까 말까. 세수를 먼저 할까 신문을 먼저 읽을까.아니면 멍하니 그냥 앉아 있을까. 그 외에도 무수히 선택을 해야 한다.선택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다.과거의 광고 카피에 이런 글이 있었다.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아마 내 연배쯤 되는 분들은 너무도 귀에 익었던 카피일 것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평생이 결정되어 버리고 만다면, 무엇 하나 가볍게 결정할 수가 없다. 참으로 삶이란 어려운 것인가 보다. 일본의 ‘동북관동대재해"는 인류 역사에 크게 기록이 될 사건이 될 것 같다. 사람의 선택과는 관계 없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 이번 지진재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 “틀림이 없는 나라", “신뢰가 가는 나라"라는 인식이다. 그들이 만드는 제품은 믿을만한 것이고,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치가 크다는 인식이 마음 속에 박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중요 제품 속에는 일본의 핵심부품과 기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라는 치과의사 치의학 학문을 처음 접할 때 용어를 정의하면서 강조하는 단어가 예술이자 과학(Art & Science)이다. 과학은 개념이 쉽게 잡히는데, 예술이라는 용어는 매우 관념적이어서 개념 잡기가 쉽지 않다. 예술은 창조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에는 예술이란 모방에 근거를 두었다. 모방이란 이데아의 재현이라는 기술에 강조를 두었다. 따라서 당시 순수 예술은 만드는 기술이라는 의미에서 미술, 조각, 음악 무용 등이라고 생각했다. 모방이란 우주의 법칙에 대한 이해와 순종을 말하는 것이며, 반대로 창조란 그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자율적 행위를 말한다. 신처럼 무에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인간의 독립된 주체성이 곧 창조인 것이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배경이 되는 인문주의의 발달로 중세시대에는 신보다 인간을 중시하고자 하는 의식에 의해 자아각성이 그 기초를 이루었으며, 현대예술 또한 인간 중심, 자아중심으로 자기의 재현, 즉 표현주의를 중시하게 되었다. 예술에서 창조성이라는 용어는 18세기에 와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때의 창조성이라는 개념은 새로운 창조
독자투고 치협 부회장과 의전 “오늘 우리 총회에 내빈으로 충청북도 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이 참석하셨지만 축사를 낭독하는 순서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도지사, 국회의원 순으로 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우리 전 회원들의 수장인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그의 메시지를 갖고 치협 부회장이 오셨기 때문입니다. 바쁜 일정에 도지사가 와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손님이실 뿐 우리 회의에서는 치협회장의 말씀을 먼저 듣는 것이 치과의사의 위상을 세우고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 발족하는 집행부는 내 의견을 잘 고려하셔서 앞으로의 의전을 확립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위는 이번 봄 충북지부 총회에서 내빈들이 퇴장하고 안건을 심의 중에 내가 한 발언의 요지이다. ‘예절’은 개인간에, ‘의전’은 조직이나 국가 또는 국가간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전의 영문인 Protocal은 ‘인간사회를 원활히 하기 위한 윤활유’란 의미로 사용되며 국가의 기강을 확립하는 시기에 예절과 함께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11세기경 주나라때 백성을 다스리는 군자의 덕목으로 또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다문화 가족들, 어떻게 도울까 치과가 서울 변두리에 있는 탓 에 별별 나라 사람들이 다 온다. 중국교포는 흔하고 필리핀, 페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나이지리아인들도 온다. 자원봉사자 통역을 대동할 때도 있고 가족을 보통 동반하고 주눅이 든 표정이다. 그전에는 우리말이 얼마나 어려울까 싶어 영어로 했었는데 (필리핀은 영어를 잘한다) 이제는 우리말도 대강 알아듣는다. 새삼 국력의 위상도 느끼고 그들의 대견스러움과 안쓰러움이 동시에 묻어나온다. 며칠 전에도 중국교포 아주머니가 내원했다. 식당 일을 하면서 어렵게 시간을 냈다는 그녀는 거친 손마디와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이 한눈에 억척스러움과 치열함이 느껴졌다. 광대뼈가 돌출한 육십 년대의 시골 아주머니 인상이고 몽골 무료진료 때 많이 접했던 행색이다. 말이 빠르고 용어가 북한 언어 비슷해서 집중해도 이십 프로는 놓친다. 양치질하고 휴지 달라고 하는 폼이 자기 집 안방처럼 편안하다. 사용하는 틀니가 마땅치 않아 새로 할까하고 왔다는데 우악스럽게 입안에서 꺼낸 부분틀니는 와이어 클라스프와 레진으로 조잡스럽게 제작되어 있었다. 여기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