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3) 충분히 좋은 엄마 (good-enough-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란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유아에게 최적의 항상성과 위로를 주며, 아이를 안아주는 엄마를 뜻한다. 이러한 엄마는 엄마 자신에게 적절한 시간이나 필요를 강요하는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아이에게 적합한 시간에 제공한다. 안아주기 환경에서 계속적이고 일관성있는 감정이입을 아이에게 제공한다. 그러면 유아가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주관적인 존재감이나 인간적인 감성을 습득하게 되어 표현력과 창조성이 발달한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섯가지 과정들이 있는데 이들은 인간관계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첫째-수용하기 (holding) 의존적인 유아에게 필요한 촉진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연스런 기술을 “수용하기”라고 한다. 수용하기는 안아주기이며, 엄마의 지속적인 보살핌이며, 이는 임상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유아에게 심리적 발달에 도움되는 양육적 환경
월요 시론 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나는 치과의사다 한동안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라는 가수 경연 프로그램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적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수 임재범은 홀연히 나타나 단 세 곡의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을 떠났지만 “역시 전실이다”라는 찬사와 함께 임재범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한편의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의 끊임없는 관심과 흐응을 이끌어냈고 그런 소통 속에서 그는 또 하나의 전설이 되고 기적을 만들었다. ‘나가수’와 임재범을 보면서 필자는 몇 가지 배우고 소망하는 것이 있다. 첫째,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대중은 진정성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화려하고 선정적인 무대와 외모가 가요 시장을 지배한지 오래 되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된 마음이다. 자신의 길을 고집스럽게 묵묵하게 가면서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거나 순간의 이익을 좇지 않았던 그의 삶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마침내 끝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진심과 열정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가는 사람은 얄팍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한 괜한 걱정 온 나라가 동계올림픽 유치로 시끌벅적하다. 특히 필자가 살고 있는 원주와 강원 지역은 한껏 들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가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국가적인 경사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강원도가 이를 계기로 큰 덕을 볼 수 있으리라는 부푼 기대감 때문일 듯하다. 필자가 강원도 원주에 내려온 것은 십년 전이다. 서울의 사대문 안에서 나고 자라 40여년을 토박이로 살았던 필자로서는 원주에서 새롭게 시작한 생활이 남의 일로 알던 웰빙이었다. 그 당시 이곳의 집값은 월급쟁이 대학교수가 된 내 처지에서도 놀랄 정도로 쌌다. 아파트가 숲에 싸여 있어 산개구리의 와글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밤잠을 청했고, 아침을 깨우는 진짜 뻐꾸기의 소리에 행복하게 하루를 맞았다. 원주가 강원도에서 가장 큰 도시라지만 인구 30만이 채 되지 않았던 터라 짜증나는 교통 체증이나 주차 문제가 없으며, 공기는 맑고, 옆집 이웃과 소통하는 인심이 남아 있었다. 연구실의 창밖으로 치악산이 병풍처럼 펼쳐 있고, 그 너머의 하늘은 서울의 고층 아파트와
월요시론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성과급 제도-반짝 효과의 당근과 채찍 정책 자극, 유인이라는 뜻을 가진 인센티브는 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게 하거나 여러 가지 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동기유발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인센티브는 여러가지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데, 바른 일을 하면 스스로 만족감을 갖게 되거나 사회 구성원 또는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바른 일(행동)을 한다는 도덕적 인센티브, 잘못하면 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일을 바르게 하는 강압적인 인센티브도 있고, 호기심, 상상력, 진실 등을 추구하려는 인센티브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일에 대한 금전적 보답을 받게 되는 인센티브를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금전적 보수를 받는 인센티브(incentive system or program)의 원래 뜻은 말 그대로 일이나 행동을 통하여 더 많은 이익(결과)을 가져오면 원래 급여 외에 추가로 돈을 더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센티브는 당근과 채찍(또는 회유와 위협) 정책(carrot-and-stick policy)이라고 하는데, 뛰기를 싫어하는 말에게 당근을 주어 잘 달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선배의 폐업 지난 겨울, 오전 진료로 좀 바쁜 중이었는데 이웃 선배 치과의 직원이 불쑥 방문했다. 전에 몇 번 선배에게 본인이 진료를 받느라 안면이 있는 직원이었다. 환자분을 모시고 왔는데 크라운을 대신 좀 셋팅해달란다. “원장님이 무슨 일이 있으신가?” 물었더니 주저주저하고는 방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고 하는데 안색이 어두웠다. 놀랍게도 며칠 전 갑자기 쓰러지셔서 수술후 중환자실에 계시다고 했다. 그 선배는 키가 훤칠하고 귀공자 타입의 성실한 분이었다. 대학 10년 선배인데, 젊어서 속초에서 개원시는 하루 60명의 환자를 보셨다는 신화를 털어 놓곤 했다. 자제분들도 다 유학시켜서 성공해 출가시키고 재테크도 잘하고 이제는 개업도 슬슬하며 미국 자제분들을 여행삼아 찾아다니며 운동과 건강관리도 열심인 분이시다. 사십대부터 칠십대까지 근처 네 명의 개원의가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칼국수집에 모이는데 항상 여행, 역사, 문화에 해박해서 화제를 주도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했다. 잡다한 인생사 문제를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칼국수 모임 때마다 다들 선배소식이 궁금하고 언제 문병을 갈 것 인가 걱정하였지만 심근경색으
월요시론허택 <본지 집필위원> 순수성과 대중성의 딜레마 일전에 ‘문학 비단길’이란 동인모임에서 신경숙 소설가의 ‘엄마를 부탁해’에 대해 합평식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문단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세계로의 진출에 큰 족적을 남긴 ‘엄마를 부탁해’에 반가움과 대단한 찬사를 보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 번역문화원에 참여하고 있는 모 소설가가 미국식 대중성에 맞춰 번역해야하기 때문에 힘들었고, 이로 인해 작품의 순수성이 많이 희석돼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애석한 마음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문학의 성공적 세계진출에 박수를 보냈고, 신경숙 소설가가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문단을 위해 활동한 점, 존경스럽게 여겼다. 그렇지만 작품의 순수성을 아끼는 입장에서는 왜 미국식 대중성에 맞춰 번역했어야했냐 이다. 순수성과 대중성. 두 양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두 양상은 인간사회와 생활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고, 존재해야 한다. 필연적인 요소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항상 순수성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사회생활이 이뤄지는 것이 통례적인 인간사회 현상인 것이다. 두 양상의 경계는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월요시론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마음을 지킨다는 것 생각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 일 수도 있고, 고통스러운 일 일 수도 있다. 희망에 차서 미래를 꿈꾸는 생각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지만,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신의 축복가운데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비록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할 지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고통까지 감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지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미래의 계획을 세울 때, 직접적인 경험이든 간접적인 경험이든,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운다. 경험이 부족할 수록 귀에 솔깃한 이야기에 따라서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요새는 인스턴트의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굳이 누구로부터 말을 듣지 않더라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인스턴트의 시대이다. 바쁘기 때문에 하나 하나 차분히 따지면서 음미해 볼 겨를이 없다. 얼마 전 일본의 손님과 만나면서 참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50이 넘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분인데, 지금은 치과계의 중견기업
월요 시론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2) 플라톤의 시대부터 글에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2천5백년 전에도 젊은이들은 당시 어른들에게는 꼴사납거나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것이다. 행동이나 생각하는 것이 소위 싸가지 없는 모습으로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이 말은 필자가 학생 시절에도 어른들이 젊은 사람들을 염려하실 때 자주 들려주시며 걱정하시던 말이다. 긴 역사 동안 존재하던 말이다.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역시 앞서 말한 ‘싸가지’라는 말에는 ‘없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행동거지가 반듯한 사람을 ‘싸가지 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모든 개혁이나 혁명은 그런 싸가지 없다고 걱정하는 젊은이들의 몫이었다. 종교 개혁자들의 대부분도 다 그런 연령대의 사람들이었다. ‘기독교 강요’라는 대명저를 남기어 신학의 큰 줄기를 만든 요한 칼빈의 당시 나이는 27세였다. 가깝게는 갑오경쟁의 김옥균이나 이승만이나 서재필이나 김구나 대부분의 역사적인 인물은 그런 연령에 속한다. 예수님도
월요시론 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치과계의 시카고 플랜 1892년 설립된 초기의 시카고 대학은 삼류대학이었다. 현재의 시카고 대학은 노벨상 85명을 배출해 낸 뛰어난 대학이다. 엄청난 차이는 1929년 제5대 총장 로버트 허친스의 ‘시카고 플랜’ 덕분이다. ‘철학고전을 비롯한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라는 대학방침을 정하고, 철학고전 독서교육에 올인한 것이다. 그 결과 평범한 학생들의 뇌가 천재들의 뇌로 변하기 시작했다. 고전독서를 시작한 지 일 년이 되어간다. 평소에 책을 즐겨 읽었지만, 다독에 의미를 두었고, 읽기 편한 자기계발서에 치중하였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설의 스토리는 뻔한 이야기에 불과한 것 같고, 왠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허구성의 이야기는 매력을 잃어갔다. 그런 와중에 고전을 만났다.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소포클레스의 비극전집,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네 대화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그리스로마신화 등. 읽는 것만으론 감동이 덜하다. 같이 나누며 감상문을 쓰고 토론을 하며 함께 나눌 때 훨씬 더 감동적이다. 아무리
월요시론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블랙컨슈머 그리고 치과 몇 일전 전국의 108개 식품 회사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이물질이 나왔다며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해 온 ‘블랙컨슈머’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1월 부터 최근까지 식품 회사에 전화해 “치료비 등을 보내지 않으면 인터넷 및 식약청,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하겠다”며 협박했고 해당 기업은 언론에 알려질 경우 회사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그가 일러준 계좌로 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그가 협박한 횟수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자그마치 134차례에 이르고 갈취한 돈은 1600여 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사건을 방송을 통해 접하면서 필자는 블랙컨슈머의 문제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블랙컨슈머란 위와 같이 악의적으로 특정 기업이나 업주를 상대로 구매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보상금을 목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지난해 말 케익 판매의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쥐식빵 사건’과 휴대폰이 충전 중에 폭발했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해당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던 소위 ‘휴대폰 환불남’
월요시론 서은아 <본지 집필위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심리학 (2) 문제사례와 심리적 기제를 통하여 알아보자. 1. 충분히 좋은 엄마(good-enough mother)와 완벽한 엄마(perfect mother) 충분히 좋은 엄마란 일관성 있게 애정을 표현해주는 엄마이다. 즉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엄마이다. 그런데 우리 엄마들은 완벽한 엄마를 꿈꾼다. 완벽한 엄마란 엄마가 원하는 시간에 엄마가 원하는 것을 하길 바라는 엄마를 말한다. 완벽한 엄마나 완전한 엄마이길 원하는 이때부터 아이는 엄마의 요구에 민감해지고 자신의 요구에 민감해지지 않는다. 아이는 여러 가지 자극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거짓자아가 형성된다. 아이는 참자기를 표현하지 않고 거짓자아를 드러내면서 엄마의 기분을 맞추려 든다. 평생 동안 진행되며 거짓말하는 아이로 자신을 만들어 간다. 이런 환경에서 거짓말하는 아이를 바꾸려면 엄마의 완전함과 완벽하길 원하는 마음을 처절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참자기를 찾아 갈 수 있다. 2.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 분열이란 아이와 초기 양육자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