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슈퍼스타 K, 방가? 방가! 134만 명의 참가자, 지상파를 압도하는 18%의 시청률 등 지난 3개월간 감동의 실화 드라마를 써가며 연일 엄청난 화제를 몰고 다녔던 케이블 방송 엠넷의 ‘슈퍼스타 K2"가 허각이라는 청년을 우승자로 남기고 막을 내렸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낮에는 환풍기 수리기사, 밤에는 행사가수로 살아온 스물다섯의 허각씨는 어릴 때 어머니와 헤어진 후 쌍둥이 형과 함께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온 순탄치 않은 삶의 이력을 지니고 있다. 최후의 경쟁자였던 존박이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잘생기고 훤칠한 키에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재학 중의 재원이었던 것에 비교되어 더욱 초라해지는 프로필인데, 그렇기에 더더욱 그의 우승은 영웅의 탄생, 진정한 슈퍼스타의 등극 등으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슈퍼스타 K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단지 치과의 치위생사 선생들이 열광적으로 좋아해 점심시간이면 늘 그 얘기를 듣곤 했었다. 더불어 내가 아는 주위의 모든 20대들도 한결같이 그 프로그램에 열광했다. 평균 시청률이 14%대였다지만 내가 느끼기에 20대에서
월요 시론 김 신 <본지 집필위원> 몽니를 씹어 보자 원래 몽니라 함은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을 뜻하는데, 여기에서는 요즈음 한창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어느 연예인의 치아를 의미하는 내 스스로 만든 말이다. 서른 한 살인데 어금니가 열 한개 없다, 7~8년 전부터 생니를 의도적으로 발치해 왔다, 그게 아니라 치아가 워낙 안 좋아 공연 중에도 치아를 두 개나 뽑았다, 잘 아는 사이인지라 후배 의사에게 뽑아주라고 지시하였다, 비밀유지 대가로 수 천만원을 받았다, 발치를 하였던 치과 원장이 언론에 증언하였다, 지금까지 현역 입영 판정을 받았던 237명이 치아 상실 문제로 재검을 받아 공익근무로 전환되었다, 내년부터는 치아저작기능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징집에서 제외되는 제도는 사라진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들인가? 세간에 떠돌고 있는 이 모든 말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정말 어안이 벙벙하다. 어느 것 하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점입가경이요 진흙탕의 수준이다. 이제 막 기소가 결정되었으므로 실체적 진실은 재판을 통하여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의료윤리적 측면은 재판 결과와는 무관
월요시론 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2010 이주민 어울림 한마당 날씨가 쾌청하고 하늘이 높은 가을 주말에 ‘2010 이주민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 참여했다. 능동의 선화예고 운동장을 빌려 치러진 행사에는, 배구, 축구, 줄다리기, 릴레이, 오자미 넣기, 굴렁쇠 굴리기, 줄넘기 등 다채로운 체육행사에 각국의 장기자랑의 여흥 프로그램이 가미된 종합대회로,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미얀마, 몽골리아, 네팔, 스리랑카, 타일랜드, 베트남 등 8개 동남아국가에서 온 이주민 500여명이 참석했고, 한국인 100여명이 참석했으니, 600여명이 참석한 행사가 되었다. 장기자랑에서는 각국의 민속을 엿보며 한마음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면을 통해서 우리가 이미 다민족국가에 진입했음을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여러나라의 이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하루를 지내보니 더욱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이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와 당위를 가지고 머나먼 이국땅에 와서 고생을 보람으로 바꾸며 살고 있다. 10여 년 전 미국에 있을 때 한국인 교민들이 한국인의 밤을 열어 그 곳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고, 우호증진을 꾀하는 마당에서 윷놀이를 담당
|명|사|시|선|황규선 칼럼 <치과의사·철학박사> “우리의 國魂” “늘 추석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추석명절은 새로이 추수한 햇곡식,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는 흐뭇한 날임을 자부하는 뜻이다. 오로지 국민의 경제가 농산물에 의존했던 시절에 추석을 기다리는 마음을 이 말보다 더 절실하게 표현할 수 있으랴. 이번 명절은 앞뒤로 휴일이 추가되고 놀토까지 겹치게 되어 추석연휴는 아흐레나 되었다. 햇곡식, 햇과일로 추수에 대한 감사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전통의식이야말로 우리가 우리다움을 자긍하는 보람찬 일인 것이다. 현대는 농업기술의 발달로 각종 농산물의 조기수확이 가능하고 유통구조의 신속성으로 맘만 먹으면 모든 제수를 풍성하게 준비할 수 있는 세월이 되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추석제물을 준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일진이 빠르거나 농번기에 가뭄이 들어 추수가 늦어지면 햇곡식으로 차례상을 차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종갓집 며느리는 다음해(특히 윤달이든 다다음해)의 추석제수를 미리 유념해야 되는 것이다. 송편은 반드시 쌀로 빚어야 되기 때문에 쌀이 변질되지 않도록 보관하는 데에 마음을 써야 했다. 촘촘하게 짠 멱아리
월요시론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틀니 보험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러 해 지났지만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축사가 있다. 노무현 정권 초기, (주)신흥의 협찬으로 호텔에서 당시 협회장의 취임 축하연이 성대하게 열렸는데, 협회장이 장관을 의식한듯, “정부의 부당한 압박에는 굴하지 않고 떳떳하게 나가겠다”는 요지의 인사말을 하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 대~단하십니다. 정회장은 자기의 잔치 날, 정부를 비난하시다니…” 다소 힐난하듯이 받더니 축사가 있었다. “재야 민주화 운동권 시절 수감되어 감옥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다들 기다리는 식사시간에 유독 선배 한 사람이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것이었다. 왜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빨이 몇 개 남지 않았더라. 그래서 사람 사는데 이빨건강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빨’ 이라는 원색적이고 천박한 어휘를 환자가 진료 중에 하더라도 그의 덴탈 아이큐를 의심할 터 인데 하물며 고상한 공식 호텔 파티석상에서 오백여 명의 치의들 앞에서 장관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게 한두 번도 아니고 십여 번 쏟아내는 것을 듣는 것은 참으로 거북한 일이었다. 그것은 치의들을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조롱하는 것으
월요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나의 행복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당신의 삶의 가치관을 들려 주시겠어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가치관이라는 단어가 너무 어려워서 의미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세요?” 라고 질문을 바꾸어도 괜찮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누구나 생각을 바탕으로 살고 있는 것이 사람이다. 여러 가지의 생각이 세상을 덮고 있는데, 그 생각들이 모두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수년 전, 환자 중 한 사람이 나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환자가 된 이래 나와 많은 메일을 교환하며 지내오고 있는데, 하루는 “선생님, 나를 찾기 위해서 여행을 다녀 오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쌓였던 것 같다. 지금의 자리에서는 그것을 알 수 없다고 생각이 되어서, 다른 모습의 삶을 살고 있는 곳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메일을 읽고서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으로는, 그가 택한 방법으로는 자
월요시론 김 신 <본지 집필위원> Deciduous Sealant? 이것은 유치에 가해진 실런트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deciduous tooth’는 매우 익숙한 단어이지만, 이 글에서는 유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 단어의 뜻을 곱씹어보려 한다. 사전적으로 deciduous는 ‘매년 잎이 떨어지는’, ‘낙엽성의’, ‘한시적인 운명의’ 등의 뜻을 가진다. 사실 이것은 의학 용어가 아닌 일반 형용사이고, 오히려 생물학 분야에서 활엽수(deciduous tree)를 지칭하여, 상록수(evergreen) 또는 침엽수(coniferous)에 대척되는 용어로 더 흔히 사용된다. 유치에 대하여 이 deciduous라는 단어를 적용한 유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일정기간의 역할을 다 하고 나면 사라져 버리는 그 태생적인 특성을 낙엽에 비유한 것으로 생각된다. 유치가 일생 전반에 비하면 매우 단기간 동안 있다가 사라지는 덧없는 운명이기는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매우 짭짤한 기능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이 글에서 필자가 정작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유치와 비슷한 일생을 걷는 실런트의
월요시론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롤러코스터 꽤 성공적인 케이블 TV 채널로 평가받는 tvN에 ‘롤러코스터’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다. 그 중에서 “이런 우라질레이션, 오 마이 갓~” 등의 유행어를 낳은 남녀탐구생활이라는 코너는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남녀 간의 차이를 세밀하게 관찰해 코믹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제법이다. 그 외에도 남자가 뿔났다, 헐~, 루저전 등 인기 코너들이 많은데 나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왜 롤러코스터일까 생각해 본적이 있다. 재미있으니까? 아니면 놀이동산 같은 다양한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다양한 추측을 해보았지만 최종 결론은 그것이 인생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두근거리도록 겁나지만 끌리고, 무섭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것, 때로 오르막이 때론 내리막이 있는 롤러코스터는 우리네 인생과 닮은꼴 동의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근 뉴스들을 보면 유난히도 의혹이나 진실공방이 많다. 그리고 그 끝에, 언제나 오르막만 있을 것처럼 잘나가던 사람들의 롤러코스터같은 인생 급강하가 뒤따르곤 한다. 39년만의 40대 총리로 지명되어 일약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는 듯싶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인사청문회에서의 거짓말 의혹 등
월요시론 이무건 <본지 집필위원> 치전원제 시행 5년, 과연 성공적인 제도였나? 현재 우리나라의 치과의사 양성과정은 매우 기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전국의 11개 대학 중 7곳은 치전원 체제, 3곳은 치대 체제, 나머지 1곳은 치전원+치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총 정원 750명 중 530명은 치전원에서 220명은 치대에서 치의학교육을 받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한한 모델이다. 이런 치전원제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에 입안되어 2005년부터 시행되었다. 당시 정부에서 내세운 표면적 이유는 이공계 출신자 중에서 의료인들을 뽑음으로 해서 의료의 질을 높이고 기초의학을 발전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은 고교생들의 의·치대 진학을 차단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향후 2010년에 그 결과를 보아서 다시 치대로 전환할 것인지 아니면 치전원제를 계속할 것인지 정하기로 했다. 올해가 바로 그 평가의 해이다. 지난 2010년 7월 1일, 교과부는 “치대와 치전원의 선택은 대학자율에 맡긴다. 현재 치대와 치전원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치대로 돌아갈 수 있으며, 치전원제 대학도 2017학
월요 시론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사명(四溟)성사의 외교 올 8월은 유난히 더 더운 것 같다. 모든 달이 마찬가지이겠지만 8월에는 유난히 역사적으로 큰 사건들이 많았던 것 같다. 경술 국치일(1910.8.29)이 있은 지 100년이 지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사명성사(四溟聖師)께서 입적(1610.8.26)하신 지 꼭 4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임진왜란(1592)과 정유재란(1597)은 평소에 국토방위의 대비가 없는 나라가 겪어야 할 곤욕을 잘 보여준 예이다. 선조임금은 파죽지세로 밀고 올라오는 왜병을 피해 신의주 몽진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구명도생을 위해 아예 명나라로 건너갈 길을 엿보는 중에, 그나마 조선이라는 나라가 보전된 것은 평소에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민초들의 나라사랑에 의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배불숭유로 천대 받던 승려들이 의승군을 일으켜 목숨 걸고 싸운 일들은 두고두고 기려야 할 일이다. 일본의 전국전란시대에 통일의 서광을 가져온 오다 노부나가가 부하인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습격을 받고 자살한 후, 일본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도요토미 히데요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개원의와 대학 치과병원, 상생할 수 있는가? 36년 전 예과시절, 대학가에 이런 개그가 떠돌고 있었다. “법대생과 결혼하면 이혼소송 나오고, 공대생과 결혼하면 철거소송 하게 되고, 의대생과 하면 낙태소송, 경영대생은 위자료소송…” 비록 부정적인 내용이었지만 치대는 ‘치아’ 외에는 특징 지울만한 것이 없었는지 개그에서 제외되었다. 지금은 최고의 수재들이 들어오지만, 그때만 해도 치대는 서울대에서 학과별 성적 랭킹으로 중위권을 맴돌 때여서, 개그에 회자되던 인기학과에 비하면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던 때였다. 그런데 이런 묘한 변방 소외감은 본과 교육을 받으면서 점차 희석되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기초, 임상교수들의 열정어린 강의 때문이었다. ‘치대’ 라는 교명 때문에 자칫 ‘치아’로만 연상되고 한정되기 쉬운 것이, 사실은 일반의학과 똑같은 무궁무진한 분야를 섭렵해야만 하는 10여년의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학문이었다. 특히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반 모든 사람이 일생에 몇 번은 소통해야만 하는 ‘치과병원’이 있다는 자부심, 더군다나 각과 교수들의 치아뿐만 아니라 치아를 넘어선 악안면 영역의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