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신 <본지 집필위원> 장애아동의 부모가 되어 보자 말의 뉘앙스가 좀 이상할지 모르나, 이것은 장애 아동을 가진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자는 뜻이다. 장애아동에 대한 복지정책이 과거에는 격리 수용, 특별 교육 위주였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소위 각심학원, 복지원이라는 기관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적인 개념에서는 이들을 격리하여 특별 대우할 것이 아니라, 비 장애인과 함께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여 사회로 복귀시키자는 생각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고도의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비 장애인과 함께 살 수 있는 사회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집앞의 보도 블록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단추에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이미 들어와 있다. 사회가 이들에게 비 장애인과 함께 살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궁극적인 복지이고 그 판단에 기초한 당연한 사회적 비용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은 장애 아동이 엄마의 손을 잡고 개인 치과의원에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이 가진 치과적 문제에 골몰한 나머지 부모와의 의사소통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지는 경향이 있다. ‘장애인 치과학’ 하면 의례히 장애인들이 가진 치과적 문제점을 연상
김할머니의 죽음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존엄사에 대한 공개논쟁을 불러왔던 김할머니가 지난해 6월 인공호흡기를 떼고 나서 201일간 생존하다가 새해가 밝은지 열흘만인 10일 오후 2시 57분, 별세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온 국민의 관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내셨던 분은,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 날씨가 잠시 풀린 어느 일요일 오후에, 가족들 곁에서 임종을 맞았다. 혹자는 나름대로 김 할머니에서 비롯된 연명치료 중단 논란이 우리 사회에 연명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성과를 냈다고도 하고, 일각에는 여전히 존엄사란 인간의 의술로 일단 살려 놓을 수 있는 이를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1997년, 보호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환자를 퇴원시킨 의사에게 2004년, 대법원이 ‘살인방조죄’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한 ‘보라매 병원 사건’에 비하면 존엄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이미 많이 성숙했음을 느낄 수 있
맹호출림 자세로 경인년 맞자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6·25동난, 남북전쟁, 자유수호 전쟁, 민족상잔 등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 전쟁 3년 33일! 해방 된지 5년 만에 터진 난리는 유사 이래 가장 처참한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한반도를 초토화 시켰다. 남북한 청년 수십만이 전사하고 전국의 각종 지상구조물이 거의 완파 되었다. 300만에 가까운 국민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1천만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남쪽을 지원키 위해 참전한 미군 등 참전 16개국과 북쪽을 지원한 중공군 등 공산권의 희생자를 합치면 거의 1백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이 땅에서 산화 되었다. 이와 같은 집약적인 참상은 인류역사상 공전절후의 비극인 것이다. 6·25를 전후해서 경향에는 그 시대상을 잘 풍자한 요상스러운 고풍한시가 유행 했었다. 以北山川 蘇子風 이북산천 소자풍 북한에는 소련의 바람이 불고 以南草木 美人月 이남초목 미인월 남한에는 미국의 달빛이 비추이네三千江山 古今同 삼천강산 고금동 삼천리강산은 예나 다름없건 만은無主空山 占東西 무주공산 점동서 주인 없는 공산풍월은 동서로 갈리네 비록 속된 풍설이기는
월요 시론 이 무 건 <본지 집필위원> 새해 새 출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9년이 저물고 백호(白虎)의 해인 경인(庚寅)년, 2010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시작은 늘 우리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준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지난날의 고단함과 어려움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하고 소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단함과 어려움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소망은 더욱 더 간절해진다. 그러나 2010년 벽두부터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여건들은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지난 2009년을 돌이켜보면 대의원총회에서 의결된 구강외과 단일과목 전문의시행, 노인의치사업 8개법안 국회상정, 세파라치 제도의 도입, 12월부터 시행된 치면열구전색 보험화, 구강검진기관의 지정제도 도입 등이 우선 떠오른다. 치과계는 지난 한 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대로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 동안 우리가 줄기차게 주장해 오던 예방치료항목인 치아 홈메우기를 급여화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저소득층 노인틀니사업에 대한 수가 역시 적극적인 설득작업으로 인상시켰다. 그리고 100% 본인부담으로 잘못 정해진 Ni-Fi파일이 일부 본인부담으로 개선됐다고 하
월요 시론 <받은 메일 내용> 치과의사 전망에 대한 메일 저는 ○○대 전기·전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나이는 24살이고요. 군대를 제대하고 정말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변리사 시험준비도 한 8개월 정도했구요.(시간과 돈 정말 아깝습니다.)그래도 이 길이 아니다 싶어 편입/meet. deet/수능 이것 저것 생각해 본 결과 수능이 제일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적지 않은 나이에 용기가 좀 없었지만 저보다 많으신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공부를 해 서울에 있는 치대, 가능하다면 모교 치대를 가고 싶습니다.제가 선택을 잘 한 걸까요?(무엇보다 현역 치과의사이신데요 전망이 괜찮은가요?) 공대 공부는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렇게 비전이 있어 보이지도 않아서요. 공부를 하게 된다면 만약 떨어져도 1년 정도는 더할 생각까지 있습니다.(물론 생각도 싫지만) 이게 제 인생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주위에 아무도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처음 보는 분에게 염치도 없이 무턱대고 물어보게 돼 참 죄송합니다. 그리고 학원은 꼭 다녀야 하나요? 제 생각에는 인터넷 강의나 EBS강의를 들으면서 혼자 해
월요 시론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석굴암의 열력풍상 2006년 1월 8일 친지들과 정초 산행으로 토함산에 올라 석굴암 앞에서 해뜨는 장관을 지켜보았다. 몹시 추운 날이어서 옷을 두툼하게 입고 모자를 썼는데도 볼을 스치는 바람이 매서웠다. 1963년 중학교 수학여행으로 찾은 경주에서, 일출을 보러 토함산에 올랐으나 짙은 안개로 일출을 볼 수 없었고 석굴암은 수리중이어서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주를 처음 찾은 지 40여년 만인 2006년에야 일출과 석굴암을 동시에 보았으니, 이제 떳떳한 한국인이 된 느낌이다. 토함산 중턱에 자리한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때(서기 751년) 재상 김대성이 창건하기 시작해 신라 혜공왕 때(서기 774년) 완공했으며, 건립 당시의 명칭은 석불사였다. 백색 화강암재로 인공석굴을 축조하고 그 내부 공간을 장방형의 전실, 원형의 주실, 전실과 주실을 잇는 비도(扉道)로 구분했으며, 주실에는 본존불인 석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그 주변 벽에 범천, 제석천, 문수, 보현보살, 10대 제자상 및 십일면관음보살상이 있고, 그 상부 10개의 감실에 각각 보살상과 유마거사상이 안치돼 25 조각상이 있다.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국가 구강검진 블루오션인가, 계륵(鷄肋)인가? 일요일 오후(10.25) 자존심이 좀 상하지만 마침 특별한 일이 없어 구강검진 교육을 한다는 중구 의회 강당으로 나갔다. 주로 삼사십 대 회원이 대다수여서 오십 이상만 되면 소외감을 느끼고 ‘내가 나올 자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육십 대 이상의 회원 분들을 뵈면 경외감도 든다. 사실, 구강검진은 중요하긴 하지만 치과의사 입장에선 따분하고 지리한 과정이다. 수입에 도움 되는 것도 아니며 비슷한 말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검진을 하더라도 바로 진료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요즘 환자들은 불신 풍조인지 똑똑해서인지 치료는 다른 의사에게 가서 받는다. 그러나 의사로서 검진 온 환자를 내보낼 수 없어 의무감과 도리상 하는 것이 구강검진이다. 그날, 1교시 보건복지가족부의 담당관이 국가 건강검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큰 틀에서 설명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과거에는 서민들이 피검사만 하라고 해도 무슨 큰 병인가 걱정도 되고 우선 비용 때문에 못하던 것에 비하면 이제는 국가 비용으로 웬만한 검사는 다 되는 시절이니 금석지감이다. 그야말로 어느 정도는 복지
월요 시론 김 신 <본지 집필위원> ‘食育’의 개념 요즈음 아이들 중에는 만 3세가 되었는데도 젖병 없이는 잠을 못 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밥을 한 숟가락 먹이려면, 그야말로 아이와 엄마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그나마 한 술 받아먹은 밥도 밥물만 쪽 빨아먹고 밥알은 그대로 뱉아낸다. 김치는 물론 야채를 일체 입에 대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는 통통하게 살찌고 키도 과거의 아이들보다 더 크다. 여기에 동력을 실어주는 것은 엄마들이 바빠지고 이를 편승하여 무수한 유아용 고도가공 음식이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육아지식도 크게 기여한다. 과잉연장된 수유는 아이들에게 수많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젖니가 맹출하면서 개개 치아의 맹출에 상응하는 기능적 자극이 부가되어야 한다. 아기에게 어금니가 났다는 것은 이제 씹을 수 있으며 씹어서 삼킬 수 있는 음식을 주어야 함을 의미하며, 이것은 조물주의 명령이고 동시에 성장발육에 부응하는 당연한 생리적 요구이기도 하다. 교과서적으로 유치열에 총생을 보이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것이라 하였으나, 요즈음에는 그렇지가 않다. 유치열이 이미 설측으로 경사
이병태 원장의東醫寶鑑(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지정) 이야기
월요 시론 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현대인의 가을 가을이 벌써 떠나가려고 한다.지난 가을비에 단풍이 우수수 떨어지더니 기온마저 뚝 떨어져 벌써 장갑을 꺼내야하는 건가 하릴없이 고민이다. 어느 신문 문화면에서 읽은 “가을, 널 이렇게 보낼 수는 없는데…”가 아직 내 심정인데, 장갑을 끼는 순간 겨울을 인정하는 것 같아 쌀쌀한 아침기온에도 곱은 손을 입으로 호호 불며 버티고 있다. 단풍은 떨어져버렸어도 아직 밟을 낙엽이 있다면 가을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직업마저 3차 산업에 종사하는 나에게 가을은 늘 감성의 영역이다. 올 초 부모님이 농사를 시작하시기 전까지는 적어도 그랬다. 분가해서 살지만 맞벌이 자식들을 걱정해 자주 집에 다녀가시던 부모님들의 발길이 올 봄부터 뜸해지신 것과 아는 분 야산에 텃밭을 만드셨다는 말씀 사이의 상관관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나는, 얼마 전 다녀온 그 텃밭(!)을 보고 그만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베란다의 상추모종과 옥상의 방울토마토쯤을 상상하던 내게 산자락 가득 펼쳐진 배추밭, 무밭, 고구마가 그득 묻힌 이랑들과 콩, 깨, 옥수수, 고추 심지어 생강에 토란까지 주렁주렁
기고 박성원 경기지부 치무이사 밥 한 공기 최근 대부분의 치과에서 환자 수 감소와 수입 감소로 인해 많이 힘들어한다. 공교롭게도 이럴 때일수록 진상환자는 늘어난다. 우리병원을 찾아주는 환자가 고마워도 진상환자는 환영할 수 없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데 한 사람이 밥 한 공기만 구입하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식사를 한다. 그런데 이 진상손님은 밥 한 공기 값이 비싸다느니, 반찬이 부실하다느니, 시설과 서비스가 나쁘다느니, 불평불만이 더 많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렇게 행동한다고 자신을 합리화한다. 진상손님의 눈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쌀값이 자신이 식사하는 가격의 기준이라 생각한다. 식당을 유지하기 위한 임대료, 인건비, 시설유지비, 반찬값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필요할 때만 배고플 때만 식당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 이런 진상손님을 식당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년부터 치과에서 구강검진을 하려면 구강검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지부 치무이사와 구강검진 TF팀으로서 식당주인 입장이 되어 본다. 검진교육을 방사선안전관리자 교육처럼 국가주도로 시행하게 방치했다면 치과의사들은 평일 3시간 교육 이수를 위해 병원을 휴진해야 한다.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