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순희 <본지 집필위원>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50여년만의 정권교체가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루어졌다. 선거혁명으로 가히 새로운 일본이 열린 것이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자민당의 제1당 구조를 종식시키고 일본 민주당에 과반이 훨씬 넘는 놀라운 지지를 보낸 일본 국민들이 ‘전후 최초의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 10년 전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광고카피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모바일 인터넷의 이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문구였는데 사랑에 관한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했던 중의적 문구로 큰 인기를 끌었었다. 움직이는 것은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사랑(혹은 선택)도 그렇다. 민주국가에서 주권을 가진 국민은 그 뜻을 대리할 일꾼을 선거로 바꿀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국민들이 자민당을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했던 결과는 아니다. 부정부패, 파벌싸움, 경직된 관료 중심의 정치 등 장기집권으로 인한 폐해에 일본국민들이 염증을 느낀 것은 이미 오래였다. 그렇다면 왜 이제야? 그렇다. 사랑이 움직이고 싶어도, 정권을 바꾸고 싶어도 ‘대안’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내각제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가장 중요한 것도 내려놓는 마음 어떤 이가 아는 사람을 절에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답니다. 그 사람은 처음 절에 나오는 사람이었고 아는 사람을 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전해 들으면서 느낌이 좋았나 봅니다. 그 후로도 여러 번 같이 절에 오가다가 불교에 대한 이해가 좀더 깊어지게 되었던 어느 날 절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그 분이 자기도 부처님 전에 보시를 하고 싶다고 하더랍니다. 쉽게 말하자면 절에 기부금을 좀 내고 싶다는 말씀이지요. 그래서 데리고 온 그 분이 “좋을 대로 하시지요. 법당 부처님 전에 올리시면 됩니다.” 라고 가르쳐 드렸답니다. 좀 있으니까 법당에 올라갔던 그 분이 내려와서는 하는 말이 “ 거기에는 아무도 없던데요.” 라고 하며 보시금을 그냥 들고 내려왔더랍니다. 부처님 전에 올리는 공양이라는 것이 더불어 사는 모두를 위해 내주는 마음이며 정성이라는 것을 아직은 잘 느끼지 못하셨을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이런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현대 생활에 있어서 돈이란 너무나 귀중한 것이라서 어딘가에 자기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선뜻
이 무 건 <본지 집필위원> 국내 외국인노동자와 유학생의 치과진료 정부가 발표한 ‘2009년 외국인주민현황"에 따르면 5월1일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10만6천명으로 전 인구의 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이들 이외에도 위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약 20만명에 이르는 불법체류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이미 한국은 170여 개국에서 건너온 130만 외국인들과 공존해 살아가는 다민족, 다문화사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들 외국인들의 다수는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없으면 국내산업 자체가 위태로울 지경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현실을 고려해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10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행정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이다.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이들의 의료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사고빈도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유해한 환경에서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작업함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자신이 먼저 하는 즐거움 일본의 유명 기업인인 사이토 히토리. 그는 개인납세실적이 최근 십 여 년간 일본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로 답한다.기업을 해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감사할 일보다 불만스러운 일이 더 많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일본이라는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일본 사람들도 그의 그러한 말에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작년 연말에 불어 닥친 세계경제위기로 우리의 경제도 심하게 요동쳐 왔다.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힘들게 지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언제 이 터널을 벗어날까. 언제나 좀 넉넉하게 살게 될 것인가 하고 그저 시간 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만면에 웃음을 띠고 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은 불경기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우리는 문제가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에너지 누구나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그러면서 누구나 그것은 나의 생각이고 나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내가 생각을 내고 내가 생각을 들이고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 ‘나의 것’ 이라고 규정짓는 그것은 진정한 나가 아닙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스스로 ‘나’ 라고 생각하는 그것 말고 참나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권합니다. 마음의 중심을 보라고 말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생각과 행동의 중심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중심점이 있다거나 말뚝 같은 무엇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마음의 중심을 깊이 음미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 마음의 중심을 불교에서는 불성이라고 하고 대행큰스님께서는 더 쉽게 ‘한마음 주인공’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자기 뿌리, 자기 근본을 일컫는 말입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이러다가는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닐까 걱정을 한다고 합시다. 걱정한다고 바람이 불기를 그치겠습니까,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을 도리가 나오겠습니까? 나뭇잎은 무조건 뿌리를 믿어야 합니다. 그 뿌리에 의
황|규|선|칼|럼| 박제상과 클린턴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갑작스런 일이기도 하고 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정상급의 회동이 이뤄지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쓸데없는 잡설(대통령의 메시지가 있느냐 없느냐 등등)에는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 신선한 충격은 가히 뇌성벽력에 비길 만하다. 평양에 억류된 젊은 두 여기자들이 전세기에 오르는 장면을 보면 힘든 시집살이하는 딸을 맞이하는 친정아버지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141일간이나 불안에 떨던 엄마가 3살 난 딸을 안고 흐느끼는 장면을 보고는 人間愛의 극치를 가슴으로 느끼며 흐르는 눈물을 어이 참을 수가 있으랴.아마도 인간 양심 기저부에 있는 이 참사랑을 실천하는 시민의식이 복잡 다사한 미국을 이끄는 원동력일 것이다. 클린턴은 누구인가?전직 대통령이기도 하고 미국 정가의 제2인자인 힐러리 국무장관의 남편이 아닌가.반면 두 여기자는 미국시민권을 갖고는 있지만 로라 링(Loura Ling)은 중국계 2세이고 유나 이(Euna Lee)는 한국계 2세이다. 비록 흑인 2세가 대통령이 되기는 했어도 아직도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있는
배광식 <본지 집필위원>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의 전환 1902년 12월 22일 살을 에는 추위 속에 상투 틀고, 쪽찐 121명의 하와이 이민 희망자가 봇짐을 지니고 인천항을 떠나,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한 것이 우리나라 공식 이민의 시초였고,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은 재외동포가 약 700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지금은 이민 후세대 재외동포들의 피나는 노력과 대한민국 국력의 신장으로 재외동포들의 지위도 많이 향상된 셈이지만, 초창기 이민자들의 생활은 중노동과 고통,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작년 6월 13일에 인천 월미공원에 한국이민사박물관이 개관되었으니 한 번씩 참관할 만 할 것이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사회분위기로 인력난을 겪는 3D(Difficult,Dirty,Dangerous) 업종에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는 인력의 해외진출이 주였던 나라에서, 외국인 국내진출 및 거주가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결혼이민자까지 가세하여 급격히 외국인 거주자가 증가하고 있다. 올 5월 1일 기준으로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110만명을 넘어서 한국 인구의 2.2%에 달하고, 작년(89만 여명)보다 무려 24.2%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누구나 다 부처로 태어났다는데… 우리들은 누구나 다 부처로 태어났고, 부처 될 자격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부처로 되돌아가야 하고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우리에게 세상살이는 여전히 힘겨운 두려움으로 다가옴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마음에 휘말려서 살지 않으려면 먼저 자기가 부처임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믿는 마음이 강해야 합니다. 고향이 어디인 줄 알고, 갈 마음이 있다면 길은 이미 밝혀져 있으니 나서기만 하면 누구나 도달하게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미물까지도, 저 바위와 같은 무정물까지도 마침내는 부처를 이룰 것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하물며 인간임에야. 그러니 마음공부는 어려워서 나 같은 사람은 아예 못하겠다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또 남들은 잘되는 것 같은데 나는 늦는다, 시원치 않다 하는 염려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내 근본은 본래 부처이고, 결국은 나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부처 자리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런 믿음이 있으면 언젠가는 나도 부처가 됩니다.
월요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실종되는 치과의사들 한 단골환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 친구 아들이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치과가 소식도 없이 문을 닫은지 오래고 전화도 불통이라고 대신 좀 봐줄 수 없느냐고 했다. 그 원장님이 다음에 오면 장치를 풀고 보정기를 끼기로 했다고, 그 학생이 유학생이라 시간도 없으니 대신 좀 어떻게 해달라고 한다. 교정이야 당연히 주치의가 끝까지 보아야 하지만 딱한 생각이 들어 마무리만 해주면 되겠다 싶어 오라고 했다. 환자는 중국에 유학중인 남학생인데 더벅머리의 순진한 표정이었고 어머니는 약간 다리를 절었다. 형편도 그리 넉넉해 보이지는 않은데, 교정비에 유학비에 얼마나 살림이 빡빡할까 생각이 들었다. 어이없는 일을 당해 황당한 표정의 모자에게 걱정이 많았겠다고 하니 그래도 그전에 원장님이 잘해주어 다른 환자도 소개해드렸다며 적개심은 나타내지 않는 착한 심성이었다. 그런데 입안을 보니 교정이 아직 구만리였다. 정중선은 틀어지고 턱도 편위된 상태고 교합도 안맞았다. 유학으로 오랫동안 고아처럼 내봉처진 느낌이었다. 안되겠다 싶어 해당 구역의 구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난처한 목소리로 우
종|교|칼|럼| 삶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마음 마음이란 깊고도 신묘합니다. 마음공부는 내가 죽는 공부입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마음의 때를 벗겨 내는 것은 ‘나’라는 상(相)이 죽는 길입니다. 그렇게 죽으면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니 마음공부는 참나를 발견하는 공부입니다. 마음의 보배 창고는 퍼내도 퍼내도 줄지 않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의 능력을 굳게 믿고 바르게 쓸 때에 그 힘을 느끼게 됩니다. 생활 속에서 이 점을 체험해야만 비로소 마음이 그대로 묘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 보배 같은 마음을 바르게 쓰지 않고 독사처럼 쓰는 사람도 있으니 딱한 일입니다. 그 인과응보엔 한 치의 에누리도 없음을 아셔야 합니다. 마음이 밝으면 안으로도 금빛 태양이 찬란히 밝아 빛으로 충만케 되고 아주 원만해지지만 마음이 어두우면 마치 천년 동굴 속 같아서 어둠을 면치 못하고 도무지 여여(如如)하게 살 길이 막연해집니다. 그러면 내 몸속에서도 간 공장, 위 공장, 폐 공장, 심장 공장이라 할 수 있는 각 장기마다 전기가 끊겨 잘 돌아가질 않고 때로는 파업이 일어나서 전체가 위협을 받게 됩니다.지금 가난하
김 신 <본지 집필위원> 질병의 책임 우리는 환자의 심한 질병상태를 맞으면서 흔히 환자의 자기 관리 실패를 나무란다. 치과의 양대 질환으로 꼽는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은 환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병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치과의사들은 환자의 잘못된 구강위생습관을 고쳐주고 아직 습성화되지 않은 올바른 구강위생 관리능력을 높이려 애쓴다. 이것은 비단 질병이 생기기 전 단계 뿐 아니라, 질병을 치료한 이후에도 치료결과의 예후를 좋게 하고 수명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울이는 이러한 노력에 비례하여 환자의 관리 수준이 과연 높아지던가? 오랜 시간을 통하여 습득된 환자의 습관이 한 두 번의 위생교육을 통하여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이다. 사람을 바꾼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이들에게 강력하고 절박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고서는 결코 비가역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목숨이 오가고 수명에 영향을 미칠 그럴 정황이 치과 질환에서는 좀체 찾기 힘들지 않은가? 질병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 본인의 자기 관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