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김 재 성 <본지 집필위원> 내 子息은 이렇게 기르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살아 온 나날이 반백년은 넘었고 이 세월을 돌이켜 볼때 마음에 남는 것은 대부분이 자식에 관한 일들이다.그리고도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걱정과 바람도 나 보다는 자식들에게 있으니 이런 다정(多情)은 집착이 아닌가 싶다. 많은 서양인들은 성년이 될 때까지 보살피고 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한 것으로 보는데, 우리의 사고방식은 낳아서 기르고 가르치고 능력이 허락한다면 경제적인 힘까지 보태어 사회로 나가는 첫발도 남보다 더 앞서 나아가게 해주어야만 부모로서 할 일을 다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미가 자식을 보살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종족보존과 유지라는 큰 의미를 말하지 않아도 당연한 것으로 모든 어미는 자식을 돌보지만 그 어느 무리나 개체보다도 자식 사랑에 모든 힘을 다하는 종족을 찾는다면 한국의 부모가 으뜸이다. 이런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금까지의 효심과 우애로 뭉쳐지는 한국적 가정문화를 이루는 근본은 되었지만 그와 더불어 “자식의 삶이 내 삶이요, 자식의 실패는 내 책임”이라는 지나친 사랑으로 이어져 자식
김 신 <본지 집필위원> 아날로그적 발상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디지털은 너무나 익숙한 물건이다. 아무데나 널려 있다. 처자를 떠나보낸 기러기 치과의사의 눈물을 쥐어짜게 만드는 인터넷 화상통화, 어디건 데려다주는 네비게이터, 바지주머니 속에서 세상을 연결해 주는 휴대폰… 그리고 치과 진료에 이제 디지털 X-ray는 필수장비가 되어가고 있다. 숨쉬는 공기 중에도 디지털은 섞여 있을 것 같다. 디지털이 현대생활에 필수적인 도구가 되어가면서부터 아날로그는 디지털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디지털은 최첨단 신기술을 등에 업은 편리함의 대명사로 이해되는 반면, 아날로그는 과거의 느리고 불편했던 낙후한 기술이자 골동품으로 파악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간혹 가지게 된다. 지도를 들고 초행길을 운전하다가 길을 잃어 차창을 내리고 촌노에게 길을 물었을 때 물씬 풍겼던 고향 냄새는 이제 네비게이터가 빼앗아 갔다. 이메일이 아닌 육필로 쓴 편지를 받아본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의 체취와 마음이 묻어나는 글씨와 편지지, 봉투가 그리울 때가 있다. 디지털
황|규|선|칼|럼|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대의원 총회 단상 1996년 힐튼호텔에서 개최되었던 대의원총회 이후 13년 만에 참석하게 된 제 58차 대의원총회는 가히 격세지감을 자아내게 하는 큰 충격이었다.우선 치협 자신의 건물이라는 자부심에 흐뭇했고 경향 각지에서 운립한 회장단 및 대의원들의 인상과 거동에서 자신감과 의연함을 보면서는 더욱 고무 되였다. 협회장 상근제 일년간의 중간 평가이기도 한 이번 총회는 치과계의 위상을 가늠해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구강보건전담부서의 부활이라든가 의료관련 각종 법안에 대응하는 신속한 대처는 명실공히 치협이 의료분야에 중심이 된 듯한 인상마저 느끼게 한다.공교롭게도 내빈으로 오신 국회의원이 모두 미모의 여성의원들만 이어서 양성평등 사회에 오히려 평형성이 깨지는가하는 의아심이 들기도 하였다. 또한 각종 현안 심의과정에서 지루한 난상토론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인데 이를 예방이라도 하듯 남성합창단의 출현은 가히 분위기 메이커로서 훌륭한 처방이었다.이수구 회장이 치과계의 현안을 간단명료하게 언급함으로써 치과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마음, 무한한 능력의 보배 창고 한때 시크릿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걸 기억합니다. 아마 지금도 베스트셀러 계열에 올라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책은 당신이 원하는 걸 무조건 열심히 생각하기만 하면 그대로 되어지이다 하는 것을 주문처럼 이야기했으며 그 말은 큰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활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마음은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본질, 그 생명의 에너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언급해 놓고 활용에만 너무 주안점을 두는 바람에 어떤 초등학생 아이가 ‘내가 게임만 하고 있어도 엄마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만을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른인들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걸 성취한다는 건 참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 사는 뜻을 거스르지 않아야 하며 나만을 위한 것이 되지 않아야 할 터인데 그런 성숙한 마음을 알기 이전에, 쓰는 사람의 용도가 이기적이고 제한적이라 오직 내 것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위대한 마음의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르느니만 못한
깊고 간절한 마음의 등(燈) 혜원 스님<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부처님 오신날이 되기 한 주 전에는 불교계 전 종단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봉축행사가 항상 펼쳐집니다. 연등축제에 참가하는 축제의 행렬이 이어지고 대동한마당이 펼쳐지며 온갖 문화체험들을 할 수 있는 장(場)들이 열립니다. 그 향연에 불자들은 길게는 일년 짧게는 몇 달동안 준비한 장엄등과 손수 만든 갖가지 모양의 등을 들고 동참하게 됩니다. 저희 선원에서도 수많은 불자들이 지난 12월부터 꼬박 5개월동안 장엄등 제작에 참여하고 연희단을 구성하여 공연 연습을 하였으며, 공부만 해도 늘 바쁜 학생회 법우들까지 종로에서 펼쳐질 시민들을 위한 포교 한마당을 준비했습니다. 왜 그렇게들 열심히 하는 것일까요?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 겨우 붙어 있는 직장도 오늘 내일이 불안하다는 요즈음에 무엇을 위해 이 분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절에 나와서 장엄등을 만드느라 밤을 새울까요? 등(燈)이라는 것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물건입니다. 자신을 태운다는 것은 자신을 죽여서, 자신을 낮춤으로 그 빛이 세상을 밝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부처님 재세 당시 가난한 여인
“돌아가신 아버지 지갑 속에서 우연히 복권 세 장을 발견했지요. 이 복권을 보고 한국 남성들에 대한 연민이 밀려왔어요.”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의 ‘남자 VS 남자’(개마고원)라는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젊은 나이에 아내를 잃어 홀로 아이들을 키웠고, 어느 날 갑자기 길에서 쓰러져 돌아가셨다는 그의 아버지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서서히 죽어간 전형적인 한국 남성으로 정박사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지갑 속 복권 세장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도 이상하게 지금껏 잊혀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강렬한 공감을 느꼈던 것 같은데, 그걸 보고 한국남성들의 소통능력 부재에 연민을 품은 정혜신 박사에게도 공감을 느끼긴 했지만, 복권 판매소에서 산 복권 세장을 죽는 순간까지 지갑 속에 고이 간직했던 그 아버지에게 더 큰 공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내 생각에 아마도 그 아버지는 지갑 속에 꿈 세 조각을 간직했었을 것이다.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은 소망, 뭔가 다른 삶에 대한 상상, 혹시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설렘 따위의 꿈을 말이다. 누구나 마음의 지갑 속에 각기 복권 세장쯤은 지니고 살지 않을까. 돌아오는 연
불교에서의 연기법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세상 모든 것이 하나의 개별적인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이라는 관계에 의해 원인과 결과로서 연기(緣起)하여 일어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연기법을 화엄경에서는 인드라망이라는 비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드라는 한역(漢譯)하면 하늘의 신 중에 하나인 제석천(帝釋天)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제석천의 궁전에는 많은 구슬로 만들어진 그물 즉, 인드라망이 있는데 그 그물은 한없이 넓고 이음새마다 구슬이 있으며, 그 구슬은 서로를 비추고 비추어 주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또 그 구슬들은 서로를 비출 뿐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져 있으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만물이 서로 그물처럼 얽혀있다고 하는 인드라망의 비유가 불교에 있다면 현대 물리학에서는 그걸 이렇게 말하고 있더군요. ‘어떤 사건이나 어떤 존재도 홀로 일어날 수 없다. 다만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다.’ 라고요. 우리는 마치 스스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세계의 실상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를 비추고 비추는 밀접한 관계 속에서 큰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서로가 서로를
역사학자 토인비는 “미래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미래가 온다” 는 20세기 최고의 名言을 남긴바 있다.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미래가 오고 있는 것인가.장자연 리스트가 관음증(觀淫症)에 빠져있는 묘한 속성(俗性)을 부추겨 각종 정보 매체를 뒤 덮더니 이제는 박연차 리스트까지 오버랩(overlap) 되어 가히 부패 증후군의 백미를 이룬다.머지않아 노무현 게이트가 가세하게 되면 게 묻은 돼지든 x 묻은 돼지든 나는 아니라며 오리발 내미는 진흙탕 싸움이 볼만할 것이다.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선정적이고 말초적인 듣·볼거리에 멍청이 냉소만 보내고 있어야 하는가. 의식 있는 시민이라면 현실의 거울에 비쳐진 이러한 부패 syndrome을 살펴보면서 내일 모래 우리에게 닥칠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따라서 이 시대를 책임져야할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며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미래적 “어젠다”가 무엇인가에 대해 올바른 진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우선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보자. 해방정국의 좌·우 이념분쟁에서 어렵사리 수립된 정부는 6.25를 겪으면서 독특한 반공국가로 자리 매김 된다. 5.16을 겪으면서는 반공사상이 더욱 강화되었다.정확한
삶에는 운명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길흉과 피해갈 길을 알고자 점쟁이를 찾아 가는 사람은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 일도 없는데, 그저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신접한 사람들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요즘처럼 좋고 나쁜 것의 판단기준이 ‘돈"의 많고 적음과 돈이 잘 들어오고 못 들어옴에 달려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불행을 당한 사람은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져서…’라든가, ‘참 기구한 팔자를 타고 나서…’하는 식으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의 책임을 운명의 탓으로 돌린다. 자신이 운명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우리의 치과분야에서도 그렇지만, 삶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들은 ‘현안(懸案)"을 해결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쏟는다. 전문의제도, 세금, 과대광고, 불법광고 등등,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현안들이 우리의 분야에만 하더라도 넘친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은 헛된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운명대로 되어버리는 것이라면, 귀한 시간을 거기에 쏟는 것보다는 신접한 사람을 찾아가서 운명을 묻는 것이 빠르지 않을까.그런데, 이러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운명에 탓을 돌리던 사람들마저도 운명을 거부한다
지속적인 환경변화에 맞춰서 병원과 병원의 CEO인 치과의사들이 지속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이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듯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혁신이 두려운 이유는 가보지 못한 곳을 가야 하고, 해보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창조성은 여러 가지 것들을 연결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앞선 자들의 경험이나 역사적인 사실 또는 이미 우리가 행동하고 있는 방식 등을 어떻게 조합하냐에 따라 모든 결과는 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병원의 혁신과 발전은 결국 놀라운 방법을 발견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 병원의 상황에 맞게 경영자인 원장이 기존의 경험과 방법을 조합하여 새로운 창조적인 방법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조합을 추구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 가치터널이다. 내원한 환자가 병원에서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병원만의 가치를 느끼게 함으로써 지속적인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병원의 경쟁력을 지속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지금까지는 환자에게 만족을 주는 일부 접점만이 병원의 가치를 느끼는 부분으로 생각하여 그 외 부분의 지출은 비용이라
총리의 3·1절 골프에 관하여 온세상이 시끄럽습니다.언론의 조그만 가십성 보도로부터 시작된 이번 일은 골프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사실을 숨기려 하고 덮으려고 시도하려다 시간이 갈수록 정권의 도덕성에까지 치명적인 일이 되어 버렸고 총리가 사임을 하고 앞으로의 정치일정도 가늠하기가 어려운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가버렸습니다.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그 사회성숙 정도의 두께를 가진 풍선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바람이 들어 있고 잘 봉해진 풍선은 외부의 물리적이고 강제적인 자극이 없다면 터질 일이 없을 것입니다. 풍선 한쪽이 눌리면 다른쪽으로 바람이 몰려서 터지지 않고 풍선은 보존될 수가 있습니다. 적절한 상식과 도덕 그리고 구성원간의 보편타당한 윤리 등으로 잘 이루어진 사회는 밖으로 어떠한 도전이나 공격에 부딪히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사회구성원들 또는 그 사회를 대표하고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들이 그들이 속한 사회의 두께를 잘 파악하고 잘 이해하여 적당한 바람만 풍선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죠. 무리한 욕심으로, 아니면 잘못한 판단으로 너무 적은 양의 바람이 들어간 풍선은 너무 볼품이 없을 뿐만 아니